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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loe Feb 08. 2016

뉴욕사용설명서

세 가지 색, 뉴욕-디지털  스타트업 편

#미국의 생활 건강은 한국인이 책임진다?!

*오늘의 키워드

헬스케어/다이어트 앱


뉴욕에 살다 보면 센트럴파크이든, 배터리 파크이든, 길거리 어디 닿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열심히 뛰고 또 뛰는 이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겠죠. 


예전에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를 만난 적 있었는데(국내에선 프로젝트 런웨이-디자이너 발굴 프로그램-심사 위원으로도 유명했죠!) 그가 이러더군요. “서울에 와보니 뉴요커  못지않게 사람들의 옷차림이 경쾌하고, 세련됐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몸매도 대체로 관리 잘 된 모습도 많아 보였습니다. 뉴욕은 참 열심히들 관리하거든요. 캘리포니아를 가보면, 어휴,  한숨부터 나오죠. 어찌나 다들 평범한지. 길거리엔 관리 안된 몸매에 운동복을 대충 걸쳐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어휴. 그렇지 않으면 또 화려하게 로고로 치장해 휘감기만 하고. 취향이나 개성이란 게 없어요. 어휴."


DIY 샐러드 전문점 스위트그린. 자갓(Zagat)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뉴욕에선 다른 데 보다도 먼저 디톡스 주스 등 각종 주스 바(bar)도 크게 유행했었고, (지난해 영국을 갔다가 주스 바가 크게 인기를 끌길래 관련 기사가 있을까 찾아봤다가, '이스트런던 힙스터들이 주스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힙스터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라는 글이 있더라고요. 왠지 '나쁜 짓' '반항' '거역' 같은 걸 해야 할 되려 힙스터들이 주스바에 몰려들고 '건강함'이라는 트렌드를 이끌면서 더 이상 과거 같은 거친 느낌 대신 도련님 느낌이 든다는 거죠. 사실 힙스터가 서브컬처 트렌드를 이끌기 때문에 힙스터인 것인데, 그걸 지상으로 끌어올려서 그런가 봐요...ㅎ) 최근엔 스위트 그린(sweet green)이나 디그 인(digg-in) 같이 신선함(farm to table)을 내세워 간단한 육류 등을 곁들인 샐러드(도시락) 전문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꼭 이런 '건강식'의 유행이 아니더라도 뉴욕엔 정말 맛있는 게, 먹을 게 많거든요. ㅠㅠㅠ 너무 많아서 행복한 고민 ㅠㅠ 워낙 경쟁이 심해서 어지간하면  맛없는 식당을 찾아보기 힘든 곳이 바로 뉴욕인 거 같습니다. 전 세계 음식도 얼추 모여있기도 하고요. 미친 듯이 먹고, 미친 듯이 뛰고... 이런 게 뉴요커들의 단면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사실 그렇게 열심히 뛰는  사람들치고 많이 먹는 이도 많진 않을 거 같긴 해요. 이곳이 일단 1인분 양 자체가 한국의 1.5배는 되는 듯 하긴 하지만, 그렇게 탄탄하고 오히려 마른 편에 가까운 몸들을 보고 있자면 먹는 것도 조절하면서 열심히 뛰고 또 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운동 좀 해야 되는데... ㅠㅠ 숨쉬기만 겨우 하고 있으니...)


눈에 보이는 게 이렇다 보니 헬스 케어 스타트업에도 절로 관심이 갔습니다. 그렇기도 하고, 여기 처음 왔을 때 개인적인 다짐이랄까. '하루 지켜야 할 다섯 가지'를 적어놓고 되도록 꼭 지키자고  마음먹었는데(물론... 처음의 각오와 달리 지금은... ㅠㅠ)  그중 하나가, 또 가장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게 '하루 1만보 걷기'입니다. 안 되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2만보 이상 걷는 날도 있지만 그래도 다른 조항(?)에 비해 이건 잘 지켜가고 있는 거 같아요. 또 스타트업 분야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만들까. 실패도 많지만, 그래도 '성공'한 이들의 출발점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이런 생각이 모이다 보니 창업자는 누굴까... 하는 궁금증에 점점 커지더군요. 어느 날은 페이팔 마피아(페이팔을 창업한 뒤 흩어져 엔젤 투자자로 활동하거나 새로운 스타트업을 만드는 등 등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일구는 이들)에 대한 기사를 읽다가 너무 재밌어서 거의 밤을 새운 적도 있습니다. 


하여튼 사설이 길었는데요. 건강 관리 앱이나 스타트업 등에 관한 뉴스를 보다 보니 재밌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거의 업계 1~2위를 차지하는 스타트업 창업자가 한국인(한국계)이란 점이었는데요. 한국인의 DNA에 건강에 특히 관심이 많은 특질이 있는 걸까요. ㅎㅎ 물론 모바일 헬스 케어 관련 앱이 10만 개가 넘는 상황에서 고작 몇 개를 두고  일반화하는 건 완전 어불성설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많이 쏟아지는 앱 중에서도 M&A나 IPO 등을 통해 엑시트를 하거나 지속적으로 든든한 투자를 받는 등 WSJ, 포브스 등 주요 매체 기사에 오르내리는 '검증된' 스타트업 업체를 보니 우연히 그런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다는 것이죠. 제가 물론 이런 주제에 끼워 맞춘 걸 수도 있지만, 이렇게 경쟁 심한 업계에서 주목받는 게 쉽나요... 독특한 아이디어나, 지속적인 혹은 불도저 같은 추진력 등이 바탕이 돼서 그 자리에까지 오르지 않았을까요..? 정말 다 만나보고 싶은 분들입니다. (회사 이름은 abc 순으로 나열했습니다!)


1) 뉴욕 응급의료센터 시티엠디(CityMD) 리처드 박 대표


시티 엠디 리처드 박 대표. 응급의료 닥터이기도 하시고요. 실상 나머지 분들하곤 조금 다른 느낌이긴 합니다. 모바일 헬스케어가 아닌, 오프라인 헬스케어 센터를 운영하고 계신지라... 그래도 일종의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 범주로 놓고 보자면 빼놓을 수 없다 생각하여 넣었습니다. 여기 자료로 올린 네 명 중에서도 특히 만나고 싶은 분이에요. 일단 뉴욕에 있기도 하고.. ㅎ 없는 터전에 무언가를 세워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참 대단해 보이거든요.

시티엠디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리처드 박 대표 사진은   http://www.stuyspec.com/news/the-founding-of-citymd-ceo-richard-park-on-spreading-kindness 요기 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뉴욕의 특목고라 불리는 스타이븐슨uyvesant)졸업생인 리처드 박 대표가 학교에 가서 강연을 한 내용이네요. 

대체로 이력을 보면, 뉴욕 퀸즈 플러싱의 한국인 이민 가정에 태어나, 대체로 이민 가정이 그렇듯 열심히 일하는 부모 밑에서 성실히 공부하며 자랐던 걸로 보입니다. 식당, 가방 가게 등을 운영했던 그의 부모는 또 여느 한국 이민 가정이 그렇듯, 장사가 잘 되기도 했다가 또 망했다가 그런 일을 반복합니다. 고등학교 졸업 뒤 유펜에 입학했지만 학비 문제 때문에 입학을 미루기도 했다네요. 학교 다니면서도 학비를 계속 벌었다고 합니다. 


유펜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그가 택한 건 의과대학. 뉴욕의 예시바 의과대학(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of Yeshiva University) 등을 졸업하고 2010년 응급 케어 센터인 시티엠디를 만들게 됩니다. 벌써 지점이 50개가 된다니, 각종 언론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응급 케어 기관 중 하나'라고 하는 게 과언이 아닌 듯 보입니다. 


뉴욕 아니 미국에 살다 보면 사람들이 가장 불평하는 것이 병원 치료인데요. 일단 보험 시스템도 복잡하고, 보험이 있다한들 치료 비용이 너무나 많이 들기 때문이죠. 일리노이에 있는 저희 사촌언니도 밤에 갑자기 복통이 생겨 응급실에 갔다가, 막상 도착하니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청구서에 8000달러나 적혀 있는 거 보고 그거 때문에 더 두통이 왔다는... ㅋㅠㅠㅠ 예약도 얼마나 까다롭고 복잡한데요. 우리나라도 유명 선생님한테 진료를 받으려면 예약 한번 하기 까다롭긴 하지만, 여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체로 주치의(GP)가 있어 그들에게 1차 진료를 받고, 그들이 추천해준 전문의에게 예약을 또 잡아서 진료를 받아야 하죠. 그래야 그나마 보험료로 정산도 받고... 그렇지 않고 갑자기 응급실을 찾았다간 저희 언니 같은 사례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런 고통을 알았던 그는 언제든 예약 없이 24시간 문 열려있는 응급 케어 센터를 여는데요. 이용자들의 평에 따르면 병원비도 그렇게 비싸지 않고 굉장히 친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요즘엔 뉴욕 여행 올 때 '필수 정보'중 하나로 시티 엠디를 꼽기도 합니다. 하여튼 이 분 만나고 싶어요... ㅎㅎㅎ


2) 건강관리 웨어러블 기기 핏빗(Fitbit) 제임스 박 대표

너무 유명해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은 ㅎ 핏빗의 제임스 박 대표.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문을 활짝 연 대표적인 혁신가 중 하나로 꼽히고 있죠. 한 3년 전인가 cnbc 뉴스를 보다 '웨어러블 기기의 신성'이란 주제로 그를  인터뷰하는 걸 본 뒤 '저 사람 뜨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이렇게 뉴욕 증시에 상장도 하고, 참...

2007년에 세운 핏빗은 시가총액 7조 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는데요. 손목에 차고 쉽게 자신의 심장박동에서부터 수면 패턴 등까지 다양하게 확인해 볼 수 있는 건강 관리 시스템이기에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사용하려는 이들은 많긴 하지만, 사용의 지속성(retain)이 떨어진다거나, 새로운 후속 모델의 실패 등등 현재 약점으로 지적되는 사항들이 늘고 있긴 한데요.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점도 앞으로의 성장성에 대해 의문을 주고 있긴 하죠. 하지만 실패에서 부활했던 그이기에 또 한번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3) 건강식단관리앱 마이피트니스팔(MyFitnessPal) 마이크 리 대표


2005년 마이크 리 대표가 창업한 운동량 측정과 영양, 식단 관리 앱인 마이피트니스팔입니다.  앨버트 리도 참여하면서 형제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다이어트/건강관리 앱 뉴스를 보다 보면 정말 거의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초 미국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에 인수되면서 또 한번 화제가 됐죠. 인수됐지만 여전히 마이크 리씨가 CEO를 맡고 있습니다. 인수 금액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테크크런치 등 외신은 언더아머가 마이피트니스팔과 자전거 라이딩 애플리케이션 업체 엔도몬도를 인수하면서 5600만 달러(약 6080억 원)를 지급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이피트니스팔은 2005년 창업자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만들게 된 서비스라고 하는데요. 해변 결혼식을 위해 '몸 만들기'에 들어간 마이크 리 대표가 당시 트레이너가 준 칼로리 관련 책 등을 보다 사용이 불편해 직접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게 된 겁니다.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테크에 특히 관심이 많았고, 관련 창업도 했었기에 이런 서비스를 직접 만들게 된 거죠. 10살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하며 공학에 푹 빠졌다고 하는데,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도 받은  듯합니다. 

마이피트니스팔을 만든 뒤 친구들과 가족 친지 등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뒤 입소문 소문을 거쳐 오늘의 회사에 이르게 됩니다. 5000만 명이 넘는 이들을 등록 사용자로 보유하고 있다고 하네요. 


4) 건강습관교정관리앱 눔(noom) 정세주 대표


교포가 아닌 이로는 유일합니다. 뉴욕에 있다 보면 비자 얻는 것 조차 까다로워 스타트업은 생각도 못하고, 혹은 하다가도 좌절하거나, 취업을 해도 언제 퇴짜 맞을지 몰라 언제 돌아가야 될지 몰라 전전긍긍하면서 지내는 이들을 자주 마주하곤 하는데, 수년간 회사를 점차 키워갔다고 하니 또 각종 뉴욕 관련 뉴스를 보면 '뉴욕의 대표 스타트업'으로 인용되는 걸 보고 나면 정세주 대표의 '남다름'은 무얼까 궁금해집니다. 헤비메탈을 좋아하고 그래서 아침마다 새벽을 깨우는 메탈 소리가  진동한다고 하는데, 통솔을 위해 그렇게 항상 '업'돼 있는 모습을 띈다는데, 그런 독특함이 개성을 결정짓고, 약간의 형용모순이긴 한데 열정 있으면서 진실한 '허슬러' 같은 모습이 사업가로서 그를 완성해 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운동량과 식단 관리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눔은 2008년 정세주 대표와 구글 수석 엔지니어 출신인 아텀 페타코브가 함께 설립한 회사인데요. 삼성의 S헬스, 구글 피트니스, 애플 헬스 플랫폼 등과 연동이 돼 하드웨어 기기들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CEO 사진은 http://www.wsj.com/articles/what-saeju-jeong-tech-entrepreneur-packs-when-traveling-on-business-1405551977 여기서 가져왔습니다.

최근 나온 뉴스들을 보니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선정한 '최고의 식단관리 앱 베스트 4'에 선정됐다는 뉴스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이 리스트에 바로 위에 언급한 마이피트니스팔도 포함되네요. 그 외에도 루즈잇, 하피코치 등이 들어있습니다. 

또 다른 외신을 보니 스마트 헬스케어 관련 해외 학술지 JMIR Mhealth Uhealth의 최근 연구결과 눔 코치 애플리케이션이 헬스케어 앱 중에서 체중 감량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호주 시드니 대학 분자생물학과와 영국 리즈 대학 식품과학과에서 공동으로 관련 모바일 앱 품질 연구를 진행했고, 정확성, 기술 향상, 편리성, 신뢰성, 행동변화 기법에 대해  평가한 결과,  다이어트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프리미엄 서비스로 당뇨나 성인병 등 만성질환자를 위해 각종 건강관리는 물론 휴먼 코치의 행동 변화 프로그램을 통한  습관 교정에 특화돼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정리를 해보긴 했는데... 쓰고 보니 다이어트를 정말 해야 될 거 같은.... ㅎㅎ 어제도 일 끝나고 밤 11시가 다 돼 친구들이랑 늦은 저녁을 먹고, 휴가 차 놀러 온 후배가 여기서 여전히 잘 나가는 에이스 호텔에 묵고 있다며 한 잔 한다는 것이 한잔이 두 잔이 되고 또한 병 두병 세병을 부르고.... ㅋㅋ ㅠㅠㅠㅠ 아 또 엇나간 다이어트여... 그나마 이걸 쓰고 있기 때문인지, 이 밤에 급 배고프다며 나도 모르게 빵에 슬쩍 손이 가는 걸 깊은 심호흡과 함께 자제하고 있습니다. 먹을 걸 사두면 안되는데.. 또 없으면 입이 심심하고... ㅠㅠ 먹으면 후회하고 또 안 먹으면 헛헛하고... 얼마  전부터 열심히(까지는 아니지만) 보려 하는 심으뜸 님의 피트니스 비디오를 보면서 관리 좀 해야 될 거 같아요.  다들 건강한 2016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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