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영화를 이제야 보았다. 늦은 밤.
어떤 이야기인지도 모르고 가볍게 보기 시작했는데, 점점 더 이런저런 감정이 커져갔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에서 슬픈 감정을 느끼는 건 거의 처음이다.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동화같은 그림체 속에서 현실적인 생활들, 꿈과 같은 생각들, 동화같은 순간들, 사랑스러운 장면들이 계속 이어졌다.
생기가 도는 여름 풍경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겨울 풍경들이 몇 번을 오갔다.
마치 시와 같이 현실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이야기와 풍경, 감정, 대사들이 함축적이고, 은유적이고, 대구가 되어 더 감정을 일으켰다.
오랜만에 다른 세계에 다녀온 느낌이 들었다.
압축과 생성, 환각에 익숙해지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잊고 있던 세상을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