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동안 '요약'이라는 공통의 키워드를 가진 콘텐츠들을 보았다. 글 하나, 유튜브 하나, 그리고 예전에 스크랩 해두었던 글 하나. 사실 세 가지의 이야기들이 똑같은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로 반 쯤은 겹치면서, 또 각자의 다른 부분들을 담고 있었다. 세 이야기 모두 기억에 남을 정도로 좋았고, 그래서 짧게 정리를 해본다.
학습에서 요약은 매우 중요하다. 요약은 추상화의 핵심이다.
학습에서는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훔치는 것과 같은 동기를 가져야 한다.
예전에 주류였던 도제식 학습은 강한 동기를 유발하여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도제식 학습처럼, 훔치는 학습은 갈증을 느끼고 지식을 훔쳐내는 것으로, 스펀지처럼 지식을 흡수한다.
현대에는 정보가 넘쳐나지만 갈증이 줄어든 결과로, '훔치는 학습'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런 훔친 지식이 나의 지식, 나의 개성, 나의 특성. 나의 스타일을 만든다.
좋은 예술가는 베끼고, 훌륭한 예술가는 훔친다. 훔친다는 것은 베끼는 것, 표절하는 것이 아니다.
감동은 숙달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다. 감정과 기억은 분리되지 않고, 감정이 풍부하면 기억이 강화된다.
나무 수액이 메이플 시럽이 되듯, 경험은 공유할 수 있는 창작물(글 등)이 된다.
1갤런의 시럽을 만들려면 50갤런의 수액이 필요하다. 그래서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 아이디어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더 많은 경험을 수집하고 글을 쓰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2008년 *코넬대학교에서* 발표한 논문 '압축 진전에 의한 동기' 저자는 사람들이 세상을 더 단순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압축 진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고 주장한다.
논문에서는 크리에이터가 이성적인 사고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흥미로운지에 대한 직관을 따라 압축의 진전을 향해 나아간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용량 데이터 세트를 공유하고 기억하기 쉬운 우아한 결과물로 압축하는 것이다.
압축의 진보 예시로는, 나이키의 'Just Do It', 아인슈타인의 E = mc², 피카소의 황소 추상화 과정 그림.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다. "모든 이론의 최고 목표는 환원 불가능한 기본 요소를 가능한 한 단순하게, 그리고 하나의 경험의 적절한 표현을 포기하지 않고도 가능한 한 적게 만드는 것입니다."
(피카소의 소 그림 추상화 과정 이미지를 참고로 하여) 피카소는 황소의 본질을 포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동물의 윤곽을 보여주는 단순한 선의 모음으로 마무리한다. 하지만 이미지 단계에서 보이듯, 처음부터 단순한 이미지를 만든 것이 아니라, 초기 스케치부터 더 구체적인 황소 그림을 그렸다가, 점점 단순하게 압축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루이스 캐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나라 자체 크기의 압축되지 않은 지도를 만드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지도는 완벽하지만 나라 자체의 크기 때문에 아무도 사용할 수가 없다. 철학자 알프레드 코지브스키는 그의 저서 '과학과 정신'에서 "지도는 그것이 나타내는 영토는 아니지만, 정확하다면 영토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그 유용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블로그가 사라졌는지, 검색이 되지 않는다.
물리학이나 기계공학, 생물학 등을 교육할 때 좀 더 고대역폭(bandwidth)의 정보를 학생에게 주는 것이 좋다는 믿음이 있다. 예를 들어, 더 사실적인 컬러에, 3D 이미지, 그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거기에 소리도 넣고 등등. 정말 교육적 효과가 높을까. 아니다.
필기를 할 때 강사의 말을 최대한 많이 그대로 받아적는게 좋을까? 연구[1]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노트북으로 타이핑을 한 사람들이 종이에 펜으로 적은 사람보다 일반적으로 필기량이 더 많았고, 특히 강사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긴 부분이 많았다. 시험을 쳤을 때 사실을 묻는 질문은 두 그룹이 차이가 없었으나, 개념적 이해를 묻는 질문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났다. 노트북 그룹의 성적이 훨씬 낮았던 것.
왜 그랬을까? 부호화 가설로 설명하자면, 노트북으로 필기를 한 그룹은 들리는 대로 그대로 쳐넣느라 부호화 단계에 노력을 들이지 않았다. 반면 필기 그룹은 빠른 강사의 말을 따라가지 못해 선택적인 기록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덕분에 부호화에 더 많은 노력을 들였다. 당연히 후자의 그룹이 기억을 더 잘하게 된다.
[1] Mueller, P. A., & Oppenheimer, D. M. (2014).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keyboard: Advantages of longhand over laptop note taking. Psychological science, 25(6), 1159-1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