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들으면서 오전 내내 볶고 무치고 끓였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노동은 들인 시간과 정성에 비해 보이는 결과는 늘 너무 약소하다. 우리 엄마도 이런 정성을 들여 내놨을 식탁에서 나는 가끔 반찬 투정하며 스팸 굽고 참치 꺼내며 엄마 속을 뒤집으며 커서 이제야 그 수고를 아는 여섯 살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오늘은 아이의 생일이라 새벽에 일어나 삼신상을 차렸다.
우리 엄마가 내 생일마다 상을 차려놓고 무언가를 마음으로 빌 때 정작 생일인 나는 아침이 밝아 오는 줄도 모르고 자고 일어나 뭘 저런 걸 하나 싶었다.
그런데 내가 아이 낳고 아이 생일마다 내 엄마가 했던 것처럼 상을 차리며 똑같이 그러고 있다.
엄마가 되고 나서야 아는 것들, 엄마가 그 새벽에 무얼 빌었을지 이젠 묻지 않아도 다 알겠다. 엄마들한테 중한 게 뭐가 있을까. 자식 향한 그 마음 다 똑같겠지.
그저 무탈하게 건강하게 크거라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