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GAKBO Aug 13. 2020

인도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은 꿀벌 봉투

세상을 바꾸는 작은 상상

세계 인구 규모 2위, GDP 생산 7위의 대국 인도. 자원이 풍부한 국가이지만 빈부격차와 과도한 인구수로 인하여 인도의 농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다. 인도 농부의 84%는 빈농으로, 이들의 평균 토지 소유면적은 2헥타르 이하라고 한다. 빈농들은 적은 생산규모로 소득 부족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고용, 시장 접근성 등 여러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경제적 곤란이 가중되고 있다. 많은 인구가 적은 농토에서 지속적으로 농사를 짓다 보니 지력은 고갈되고 있으며 또한 우기나 농번기에는 이주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인도 농민들은 항상 불안한 상태이다.

많은 인구가 적은 농토에서 지속적으로 농사를 짓다보니 자원은 쉽게 고갈된다 © UTMT 공식 홈페이지


'망고 나무 아래서(UTMT, Under the Mango Tree)'


'망고나무 아래서'라는 뜻을 가진 인도의 사회적 기업, UTMT의 CEO 비자야 파스탈라(Vijaya Pastala)는 인도 중부지역 농부들의 사랑방인 망고나무 그늘에 주목했다. 담소를 나누고 쉬어가며 농작물을 사고팔기도 하는 장소이다. 넓은 인도 대륙 가운데 UTMT가 우선 주목한 곳은 마하라슈트라, 구자라트 등 중부 인도로 약 3억의 인구가 거주 중인 곳이다. 구자라트는 4차 산업 발전의 중심지로써 최근 크게 발전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그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가는 곳은 아니다. 대부분의 농작물은 복잡한 유통구조 하에서 헐값에 넘겨지는데 소비가격의 25%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이 광범위하고 끈질긴 빈곤을 몰아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끈질긴 이 빈곤을 몰아 낼 수 있을까  © UTMT 공식 홈페이지


개발에서 소외된 자들을 위한 노력


비자야는 인도의 토종 꿀벌을 길러 가루받이로 사용하여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유기농 꿀과 부산물을 소비자 직거래로 판매하는 사업 형태를 생각해냈다. 생산된 꿀은 자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200g에 5000원 정도에 판매한다. UTMT의 웹사이트는 얼핏 보면 유기농 벌꿀을 판매하는 평범한 쇼핑몰 같다. 다양한 맛과 향의 유기농 꿀이 인도 전역의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고 있다. 수익금은 농민들에게 분배되며 UTMT의 운영자금에도 기여한다. 꿀 쇼핑몰 이면에는 더 큰 뜻이 숨어 있다. 벌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의 유지’를 꿈꾸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최신 기술의 개발에서 소외된 다수의 농민을 위하여 농촌 자활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생태계의 유지를 꿈꾼다 © UTMT 공식 홈페이지


꿀벌 봉투가 인도 농촌에 활기를


양봉은 ‘꿀벌 박스(Bee box)’로 불리는 봉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들은 농민들에게 양봉을 위한 박스와 함께 벌을 담은 봉투를 분양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상자에는 여왕벌과 일벌이 함께 동봉되어 있다. 이 봉투를 지원자들에게 전달해 주어 벌 집단 자체를 이식하여 꿀을 생산한다. 양봉을 위한 나무상자를 제작하는 목수들도 지원하여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꾀하고 있다. 나무 상자 하나에는 2~4만 마리의 벌들이 살 수 있다고 한다. 벌이 수분을 도우며 토마토와 캐슈넛 등의 수확량이 150% 이상 상승하였고, 병아리콩과 머스터드, 망고의 수확률 역시 70%가량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봉투 하나에 담긴 벌들이 인도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봉투에 담긴 벌들을 통해 농촌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 UTMT 공식 홈페이지


봉투 하나에서 시작된 놀라운 변화


인도에서는 남녀 차별이 아직도 만연하다. 명예살인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아직도 지역 사회에서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이 된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쉽지 않은 형편이다. UTMT는 지역 여성들이 양봉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자조집단을 결성하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양봉에 필요한 도구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인도에서는 80% 가까운 농부들이 양봉은 '남자들이 하는 일'이라 생각했으나, UTMT가 활동한 이후에는 60% 정도의 사람들이 '모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는 인도 지역 사회의 절대 빈곤 타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로 빈곤에서 한걸음 멀어진다 © UTMT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및 정보 출처 :

공식 홈페이지 (https://www.utmt.in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UTMT.in)




By 에디터 "R" - 더 나은 사회와 가치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소외된 자들의 주방, 캐털리스트 키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