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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GAKBO Jul 11. 2020

소외된 자들의 주방, 캐털리스트 키친

세상을 바꾸는 작은 상상

21세기에도 '배고픔'은 옛날 일이 아니다. 세계의 정치와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 내에서 빈부 격차가 큰 문제가 된지 오래인 미국은 대도시 길거리에 수 억대의 연봉을 자랑하는 회사원과 박스로 집을 삼은 노숙자들이 공존하는 장면은 매우 흔한 광경이다. 우리나라에서도 IMF 이후 서울 도심에 노숙자들이 늘어나며 종교단체에서 무료 식사를 제공하며 이들을 돕고는 했다. ‘의식주’에서 생존의 제일 기초가 되는 것은 食, 즉 먹을 것이다. 취약계층 구호의 제일 기본도 바로 기본적인 식량의 공급이다. 캐털리스트 키친(The catalyst kitchens) 역시 이런 목적에서 노숙자 및 사회의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설립된 미국의 사회적 기업이다. 

취약계층에 기본적인 삭량 공급을 위해 설립된 기업 캐털리스트 키친 © 캐털리스트 키친 공식 홈페이지


자활의 촉매, '주방'


그러나 그 목적은 푸드 뱅크나 무료 급식소처럼 음식을 직접 공급해 주는 것과는 약간 다른 방향이다. 캐털리스트 키친은 음식을 이용한 취약계층의 구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 음식을 나눠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 아니다. 이곳은 음식을 수단으로 노숙자들과 정신질환자, 약물중독자 등이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다. 식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 그렇기에 요리와 식품 서비스업 분야의 직업 교육은 친숙하면서 훈련 학생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일자리를 구하기 쉬운 동시에 수요가 끊이지 않는 분야다. 캐털리스트 키친은 단순히 음식을 만들어주는 주방이 아니라 주방을 이용하는 사람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Catalyst(촉매, 기폭제)’, 즉 자활의 촉매로서 주방의 역할에 주목한 것이다.

주방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자활의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을 돕는 역할을 한다 © 캐털리스트 키친 공식 홈페이지 


캐털리스트 키친이 활동하는 방식


개인을 직접 돕기도 하지만 지역의 요리학원이나 복지시설 등을 지원하는 것도 이들의 업무. 영토가 넓은 미국의 특징 상 하나의 기업이 미국 전역에서 활동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캐털리스트 키친은 직접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뿐 아니라 훈련 자문 프로그램 역시 운영 중이다. 이미 미국 곳곳에는 수백, 수천 가지의 요리 관련 직업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캐털리스트 키친은 복지시설과 학원 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예전부터 운영이 되던 훈련 프로그램을 개선하여 효율성을 추구하기도 한다. 또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관까지 포함하여 조건에 맞는 기관들을 캐털리스트 키친의 구성원으로 초대하고, 다시 이 기관들을 통해 관계자를 양성하고 훈련자들을 목적에 맞게 교육하는 선순환을 구축한다. 

미국 전역에 걸쳐 선한 영향을 전달하고 있다 © 캐털리스트 키친 공식 홈페이지


지역사회와의 연계로 꾸준한 성과


캐털리스트 키친은 2011년부터 150개가 넘는 기관과 협력하여 14,000명 이상을 교육하고 취업과 창업까지 성공시켰다. 지역사회와의 연대가 없었다면 쉽게 이루기 어려웠을 성과이다. 또한 캐털리스트 키친은 포스트 코로나에 따는 변화에 매우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세계는 지금과 사뭇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화와 개방성이 대세였던 21세기 세계는 자국 중심주의, 민족주의 등을 바탕으로 다시 국가 중심의 반폐쇄적 사회가 될 것이라 예상하였다. 세계의 거대한 흐름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요식업을 비롯한 각 산업 역시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한 변동을 겪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성공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 캐털리스트 키친 공식 홈페이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다


최근 미국에서도 요식업계는 개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외식 중심에서 긴급 식량 지원 모델로 중심이 옮겨가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훈련자들의 취업과 창업을 통한 자활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 이러한 변화에 둔감하게 있을 수는 없다. 캐털리스트 키친은 이미 창업을 한 훈련자들과 기존 사업 운영자를 대상으로 사업모델의 전환에 대한 상담과 대응책을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코로나의 영향은 사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교육 역시 대면 교육에서 온라인 교육으로 그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상황. 이러한 배경을 수용하여 훈련 기관에도 역시 새로운 지원이 시작되었다. 커리큘럼 수정과 학습 방법의 전환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는 중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에도 민첩하게 대처하는 캐털리스트 키친의 앞날을 응원한다 © 캐털리스트 키친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및 자료 출처 :

캐털리스트 키친 공식 홈페이지 (https://www.catalystkitchens.org/)




By 에디터 "R" - 더 나은 사회와 가치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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