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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리스트 Sep 24. 2019

<예스터데이> 리뷰

비틀스에게 쓰는 연애편지라기에는 이상한 편지지



작년 <보헤미안 랩소디>가 흥행,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올 6월 엘튼 존 영화 <로켓맨>도 있었고 

올연말, 내년에도 음악 관련 영화가 많은 것 같습니다


퀸, 엘튼 존에 이어 비틀스 의 노래를 악보로 삼은 영화 <예스터데이>가 초가을 개봉했습니다

지난 추석 유료시사 형태로 일부 상영했으며 올여름 유럽, 미국에서는 

장기 흥행했다고 하여 어느 정도 기대가 되었는데

영화는 무난하거나 조금 아쉬웠습니다



일대기적 나열을 탈피한 형식의 장단점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라미 말렉이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하거나 <로켓맨>처럼 태런 에저튼이 엘튼 존을 연기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비틀스처럼 모사하는 방식으로 전기영화를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고전적인 방식은 인물의 일대기를 나열하는 영화로 그칠 수 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상당히 평범한 구성을 취한 영화지만 

다행히 'LIVE AID' 공연 실황을 실감나게 묘사하여 영화 이상의 경험을 선물했습니다

구성이 덜 진부한 <로켓맨>은 태런 에저튼의 연기로 영화의 평범한 구성을 극복했습니다


반면 <예스터데이>는 클래식 이상의 존재가 된 비틀스를 모사하는 방식을 탈피합니다

그리고 현대대중음악사에서 비틀스가 어떤 존재인지를 강조하기위해

'만일 세상에 감전사고가 발생하고, 전세계 사람 중 1~2명만이 비틀스를 안다면?'이라는

 가정을 도입합니다


사실 특정한 친구나 연인이 곁에 없거나 아끼는 물건이 갑자기 없어진다면 

그 소중함은 더 각별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인의 사랑에 대한 플롯,

갈망하는 꿈 (뮤지션)에 대한 플롯, 비틀스에 대한 플롯까지 있으니 따로 논다



구글 검색에서 비틀스를 입력해도 사전적 의미인 딱정벌레만 나올 정도로 

주인공이 비틀스를 안다는 설정은 흥미롭습니다


그렇게 '비틀스의 소중함'을 알리는 것은 좋지만 

영화 <예스터데이>에는 비틀스의 노래를 빌려 쓰는 가수 잭과 앨리의 사랑 이야기

사랑과 꿈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야기가 따로 놉니다


그리고 비틀스의 노래를 빌려쓰는 잭, 클래식에 가까운 명곡을

쇼비즈니스의 일부로만 소비하는 이야기도 영화의 전반적인 정서와 따로 놉니다


영화 <예스터데이>는 클라이맥스 직전 꽤나 뭉클한 장면이 있고 울림을 줍니다

잭이 에딘버러에서 공연하기 전 

(대기실에서 홀로 준비하기 직전)

세상의 모든 사람이 비틀스를 망각한 것으로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틀스를 기억하는 2명의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 인물이 비틀스의 기억을 날려버리지 않은 잭에게 감사를 표하는 장면은

 영화 <예스터데이>의 가장 깊고 핵심적인 정서입니다

비틀스의 노래를 자신의 노래처럼 떠든 잭은 영화의 중반부 죄책감때문에 괴로워했었는데


2명의 인물이 감사를 표할 때 영화 <예스터데이>는 

분명 '과거의 아름다운 대중문화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감정'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꽤나 진중해질법한 장면에 쉼표처럼 위트를 더한 대사 (♬Hey Jude의 제목에 관한 대사)는

영화가 갑자기 지나치게 진중해지는 무게를 덜어내기에 돋보입니다

'

그러나 그 장면 외에 등장하는

연인의 사랑과 꿈에 관한 갈등

비틀스를 향한 헌사

2010년대의 어마어마한 쇼비즈니스의 실태 등 

제각각의 플롯들은 영화의 깊은 감성이나 위트를 분산시켰습니다 




-> 참고로 저는 영화 <예스터데이>의 각본을 쓴 작가 겸 감독, 

리차드 커티스가 각본을 쓴 영화들을 좋아합니다

    (대부분의 한국 관객은 물론 세계 관객이 좋아한 작가입니다)/ 

<러브액츄얼리>, <어바웃 타임>, <맘마미아>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어바웃 타임>은 2-3번은 보고 정말 좋아하는데

 <어바웃 타임>도 꼭 가족의 정서까지 담아내려고 노력해야했냐?고 

   일부분들에게 까이기도 하죠?


  가끔씩 리차드 커티스 각본의 영화들이 안전한 흥행을 위해 

너무 많은 요소를 담다가 까이기도 하는데

  <예스터데이>의 플롯은 분명 아쉽습니다



<예스터데이>는 비틀스가 사라졌다는 깜찍한 상상력으로

비틀스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멜로/음악/가족 등 다양한 요소들이 따로 노는 영화였습니다

<예스터데이> 리뷰를 마무리합니다


- 트레인 스포팅을 만들던 시절의 대니 보일은 어디로 갔을까요??

- 담백한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목적을 제대로 달성한 영화인지는 물음표입니다

- 특히 한국에서 음악영화는 호불호가 안 갈리는 '극호'영화가 많은데, 

<예스터데이>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

 



<예스터데이> ★★ 6


진부함을 탈피하기 위한 구성이 항상 좋은 결과를 만들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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