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한 지는 2년이 훌쩍 넘었으나 혼자서 생각날 때마다 뛸 때 기록 남기는 용에 그친지라 여태 그린 레벨(249.9킬로미터) 안에 머물고 있다.
최근 부서에 가급적 자주? 한 번 뛸 때 3킬로 이상 뛰고 인증을 올리는 카카오* 방이 생기면서 그 단톡방에 들어가면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뛰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초대를 부탁하여 들어갔다. 7월 말쯤 들어가서 현재까지 10건의 러닝을 인증했으니 나름 나의 의도가 통하고 있는 것 같다. 페이스는 차치하고라도 날마다 뛰는 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늘려보려 했는데 5.76킬로미터를 뛴 날 이후로, 남편과 함께 달리느라, 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아서 등등의 핑계들로 다시 러닝거리가 줄어들었다..... 역시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요새 하도 러닝이 인기라고는 하는데 내가 러닝을 하는 이유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았다.
1. 체력을 갖춰서 평소 덜 피곤하기 위함
2. 목표를 완주했을 때의 쾌감을 얻기 위함
위 두 가지 이유가 가장 큰 것 같은데 러닝을 하고 나면 아직은 몸이 더 피곤해지는 느낌인지라 1보다는 2의 이유가 나를 자꾸만 뛰게 하는 것 같다.
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뛰는 시간이 일정하기 어렵고 요새처럼 폭염이 계속되는 시기엔 더더욱 누군가와 함께 어울려 뛴다는 건 쉽지 않다. (승부욕이 장난 아닌 나로서는 러닝 크루 같은 데서 러닝을 하면 아마 지금의 페이스보다 훨씬 빨리 뛸 수 있으리라 생각되긴 하다.) 요새 들어 폭염으로 새벽시간 러닝이 늘긴 했지만 날씨와 무관하게 평상시에도 남편과 가끔 함께 뛸 때를 제외하곤 항상 혼자서 휴대폰만을 들고뛰곤 했다. 다른 사람과 경쟁은 어렵지만, 어플에 남겨진 나의 가장 좋았던 기록이 바로미터가 되어 이번 러닝은 이전보다 더 빨리, 더 많이 뛰고 싶다는 자극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 잘하진 못하더라도 러닝을 할 때만큼은 특유의 끈기와 승부욕이 불타오른다고나 할까. 그리고 그 과정이 주는 쾌감이 남다르다. 다른 것들과 다르게 러닝은 내가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결과가 우상향 하는 쪽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더더욱 내가 좋아하는 것 같다. 인생을 살다 보면 아무리 시간과 노력을 쏟아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많기에.
날씨가 좀 선선해지면 4월 요정도 기록만큼은 다시 되찾고 싶다. 그때까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러닝을 멀리하면 날씨가 선선해진다고 이런 기록을 바로 되찾을 수 있진 못할 거다. 이 때는 러닝은 설렁설렁했어도 한창 필라테스로 코어를 다진 노력이 러닝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기록을 위해서는 나의 몸도 상시 준비를 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러닝을 해서 체력이 좋아지고 몸이 더 좋아진 느낌은 못 받는다. 그도 그럴게 교대근무는 10년이 넘게 하고 있지만 시간 패턴 맞추기는 여전히 힘들고, 요샌 체중도 늘어서 몸도 무겁고, 한동안 러닝을 자제해야 했던 상황이 있었던 만큼 몸 컨디션이 회복을 하려면 러닝뿐 아니라 다른 생활 습관에도 필히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러닝은 ISFP 침대가 친구인 나에겐 정말 좋은 취미인 것 같다. 그린 레벨로의 진입, 그리고 그 이상을 향하여 나아가는 내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