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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모모 Nov 02. 2023

지독히도 평범하기가

그렇게도 어려워




낙엽 또한 좋아지는 것



생경하고 생동하고

살아 숨 쉬는 듯한 푸른색에 질식할 것 같다가도

살기 위해 노랗고 갈색빛을 하늘에 흩날리는 것 따위에

나는 쉽게 흐트러졌다



유약해진 것일까




은행나무 사이에

유난히 더 샛노랗게 변한 나무를 찾는다


그 아래 서있다 보면

연한 바람에도

쏟아질 듯 낙엽비가 내린다








눈앞에 펼쳐지는 화려하다 못해 황홀한 광경에

살아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인간이란

자고로 비효율적이라


'인간답게'살기 위해서는

때에 맞춰 쉬어줘야 하고

적절하게 운동하고

그러면서도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꽤나 그럴듯하고

괜찮게 살기 위해서는


모두들 귀찮고 번거롭고 하기 싫은 그 무언가를 끊임없이 해야 하며

어느 누군가는 그것을 감정에 따라 사사로이 휘둘리지 않기 위해

루틴으로 만들어 습관적으로 해내기도 한다





그렇게 생동하는 그네들의 모습을 동경한다.





나라면,

갓 피어난 어린 새싹도 겁이 나

낙엽으로 떨궈버릴 텐데


가을이 채 오기도 전에

보이기 부끄럽다며 말이다.






누군가의 삶이 나무라면

그네들의 나무는 너무도 아름답다


계절의 시기를 알고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그렇게 일 년을 지내고


지나간 시간이 무색하다면서도

푸를 때 푸르고

익을 때 익어서


흐르듯 살아가는 그네들이.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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