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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mma Oct 15. 2018

시작이 제일 어렵다


이탈리아에 도착했던 첫 날을 기억한다.

살고자 본능적으로 선택한 곳이었지만, 정작 갈 곳도,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도 없는

곳에 서고 보니, 더 죽을 맛이었다.

무작정 걸었다.

한참을 걸어 우연히 도착한 성당에서 나는 한참을 머물렀다.


Dear Lord,

I can’t explain it in words.

Please listen through my heart.

I don’t ask you to make my life easier.

Just, give me the strength to face all my trouble.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같은 나라, 같은 사람들인데도 유학하며 느꼈던 당시의 이탈리아는 다시 찾았을 때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마음은 문드러지면서도 정작, 예전에 얕게 공부하고 체험했던 이탈리아에 대해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순간순간 벌렁거리는 마음을 부여잡으며 볼로냐 대학의

커뮤니케이션학과를 지원했었다.

하지만, 문득문득 나를 찾아 드는 생각은 어쩔 수 없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제는 이탈리아 통번역사이자, 이탈리아 현지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나는 사실

사진전공자다. 초등학교 때부터 사진에 매료되었는데, 중학교 때 찍은 사진이

교내에서 선발되어 일본에서 전시까지 하게 되면서 그야말로 사진에 푹 빠지게 된

것이다.


나는 언제나 행복과 아름다움을 꿈꾼다.

그래서인지, 내 사진에는 유독 아름다운 풍경, 꽃,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다.

고등학생 시절, 성당에서 성당의 어르신들 영정 사진을 찍어드리는 봉사를 했었다.

나 누구, 한 평생을 살았노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그분들에게서 아련한 슬픔과 함께, 다사다난했던 삶을 그래도 무사히 잘 마쳤다는 일종의 안도감, 행복감을 렌즈를 통해 느꼈던 것 같다.

어쩌면 그 때부터였다.

사진으로 누군가를 치료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

누군가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도 나에게는 행복임을,


그래서 나 혼자 행복하기보다는 누군가와 행복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큰,

나는 늘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던 나였지만 이탈리아로 떠나온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였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보니 나도 내 행복이 중요해졌나보다.

하지만 어느순간 내가 진정 행복해야 다른 이에게 그 행복을 나누어줄 수 있다는 것을... 우리의 삶이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본다. 


내가 행복해야 네가 행복하고, 네가 행복해야 내가 행복함을...

그렇게 우리가 행복해야 한다.


삶에서 희노애락을 겪으면서 얻는것은 깨달음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몸의 근육도 필요하지만 마음의 근육이 필요하다는것.


이 모든 사건이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데 있어 아주 단단한 바탕이 되고 있다.


<이제 다시 시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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