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두옥 Dec 14. 2023

내년도 올해와 똑같이 살 건가

한정된 시간을 삶의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비전서클' 메뉴얼

비전서클 (Vision Circle)

일 년이라는 한정된 시간 자원을 삶에 중요한 것에 집중시키기 위해 개발한 년간 계획표. 자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를 설정하고, 그 가치를 이루는 요소를 뽑아내고, 각각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을 계획하는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비전서클은 저자가 직접 개발한 방향 세팅 툴로 2015년부터 9년째 만들어 오고 있으며, 새해가 오기 전인 12월 중순에 작성한다.  


12월의 가장 중요한 일은, 한해를 정리하고 새 해를 준비하는 것이다. 특히, 일년 이라는 제한된 시간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 정하는 것은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나는 매년 '비전서클(Vision Circle)' 워크샵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데, 항상 시간이 안 되서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혼자서도 비전서클을 그려볼 수 있도록 상세한 내용을 아래 그려본다. 


⚠️ 참고로, 비전서클을 개인적으로 그려보는 것은 얼마든지 환영이고, 심지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아래 댓글을 달아도 좋다. 하지만 비전서클을 개발자의 사전 서면 허락없이 회사, 기관, 교육회사에서 진행하는 것은 어떤 경우든 불가능하다.



위의 그림은 나의 2024년 비전서클이다.

비전서클은 그게 3개의 서클로 이루어진다. 가장 중심에 있는 [비전] 서클, 그 바깥에 있는 [목표] 서클, 그 바깥에 있는 [액션] 서클이다. 각 비전-목표-액션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한 해를 어디에 집중하고, 어떤 목표를 이룰 것이고, 이를 위해 무엇을 실천할 지를 보여준다.   



첫 번째 서클 - 비전


간혹 비전이란 말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비전은 영어로 'Vision' 이다. 시력이 얼마냐고 물어볼 때 '시력'이란 뜻으로도 쓰이고, 시야가 흐리다고 할 때의 '시야'도 이 단어로 쓴다. 쉽게 말해 무언가를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그리는 것이 비전이다. 


Vision Circle 의 첫 번째 서클인 '비전'도 다르지 않다. 내가 희망하는 2024년의 모습과 지향점을 눈으로 보듯이 구체적으로 그리면 그것이 바로 '비전'이다. "당신의 2024년이 어땠으면 좋겠어요?"라는 질문에 대해서 "나의 2024년은 이랬으면 좋겠어요"라고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비전'이다. 


비전이란, 원하는 것을 눈에 보이듯 생생하게 그리는 것이다


아래 나의 비전을 예로 들어보자.

◼︎ 저의 2024년은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모델로 사업이 피봇팅을 했으면 좋겠어요. 2023년에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얼마나 잘 일할까 보다는 얼마나 잘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게 시대의 흐름인데, 저의 컨설팅 사업도 그런 흐름을 역행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제가 잘 하는 본질은 여전히 중심에 놓되, AI 기술을 활용한 사업으로 메인 수익모델을 피봇팅하고 싶어요. 
◼︎ 그동안은 무지했던 부동산에 대해서도 잘 알고, 부동산 구입에도 두려움이 없는 제 자신이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살면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곳 중에 하나가 부동산이고, 가장 크게 재산을 잃을 수도 있는 곳도 부동산이에요. 근데 정작 부동산과 관련된 법이나, 세금, 대출, 이자 등에 대해서는 너무나 모르고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한 지식을 쌓아서 실제로 부동산에서의 재태크를 시작하고 싶어요. 
◼︎ 저의 자산에도 관심을 가져보고 싶어요. 많지는 않지만 지금 나에게 어떤 자산들이 어떤 형태로 있는지, 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산을 어떻게 불려갈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가 '아그네스의 자산 상태는 어때? 앞으로의 로드맵은 뭐야?' 라고 물었을 때, 뭘 말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벗어나고 싶어요."


이 글을 읽으면, 내가 원하는 2024년의 모습을 누구나 생생하게 그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비전이다. 시야가 확 트이듯이 어떤 구체적인 모습이 그려지게 나의 2024년을 그려보는 것. 이것이 바로 비전서클의 첫 서클에 넣을 내용이다. 다만 이 긴 텍스트를 일일이 써 넣을 순 없으므로, 간단한 키워드로 바꿔서 세팅한다. 나의 경우 첫 서클에 들어가는 3개의 키워드는 ◼︎ 비즈니스 모델전환, ◼︎ 부동산, ◼︎ 자산관리 다.  



두 번째 서클 - 목표


두 번째 서클은 각 비전에 도달하기 위한 '목표'로 채워진다. 

쉽게 설명해서, 내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야 앞에서 설장한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만드는 게 내년의 비전이라면,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바디프로필 찍기'를 목표로 세팅할 수 있다. 자녀들의 관계회복이 비전이라면 가족여행을 목표로 세팅할 수 있고, 부캐생성이 비전이라면 1만 구독자 유투브 채널 생성이 목표가 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두 가지 있다. 


우선, 목표는 직접적으로 비전이 실현에 도움이 되는 것이여야 한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만드는 것이 비전인데, 목표를 '거울 자주 보기'로 세울 경우에는 목표가 비전의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 거울을 자주 보는 것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만드는데 아주아주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을 정도이므로, 좋은 목표가 아니다.  


둘째, 목표는 구체적인 성과의 수치로 표현되어야 한다. 모호하게 '열심히'라고 표현하거나, 성과가 아닌 그저 행위 자체는 목표가 아니라는 의미다. 부캐생성이 비전인 경우, 유투브 채널을 생성한다는 것 자체는 목표가 될 수 없다. 당장 내일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한 실천의 영역이지 목표가 아니다. 단순히 유투브 채널을 만든다고 부캐가 생기는 게 아니므로, 이는 비전의 실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 '1만 구독자 유투브 채널 생성'이라는 목표의 [액션]으로는 가능할 수 있다)


이런 두 가지 유의점을 염두하고 나의 '목표'를 세팅해 보자.


앞서 세팅한 세 개의 비전 중 '비즈니스 모델전환'을 가지고 이야기해 보자. 2024년에 내가 어떤 성과를 이루면 이 비즈니스 모델전환이 잘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까? 내 경우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고려하고 있는 것은 전자책, 워케이션, 일방식 AI 강연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하는 것 자체는 '목표'가 아니다. 그건 당장 내일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내가 전자책 하나를 만들었다고 해서 '비즈니스 모델전환'이란 비전이 실현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내 경우, 이 세가지를 통해서 특정 금액 이상의 수익(매출)이 만들어졌을 때야 비로소 '비즈니스 모델전환'이 실현됐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다. 


◼︎ E-book 출판 수익
인공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전자출판물을 만들고, 이를 통해서 OO원 이상의 수익(매출)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유통과 제조원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책은 전자책으로만 출판하고, 이용자의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어를 기본 언어로 하고요. 
◼︎ 워케이션 프로그램 수익
기업과 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하고, 이를 통해서 OO원 이상의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예요. 이미 레드시장으로 가고 있는 국내 워케이션 프로그램 보다는 경쟁사가 없는 해외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집중하며, 수익극대화를 위해서는 B2B 워케이션 시장에 집중하려고요.
◼︎ 일방식 AI 강연 수익
급변하는 AI 기술을 업무방식에 도입하는 콘텐츠를 기회하고, 이를 통해 OO원 이상의 수익을 만들어 내는 게 목표예요. 기존 강연 분야인 '스마트워크' 핵심으로, 단순한 AI 툴의 소개를 넘어 실질적인 활용법과 원리를 소개하는 거죠. 더불어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업은 어떤 변화를 준비해야 할 지를 컨설팅하려 해요.


비전서클에 이 모든 내용을 다 쓸 필요가 없다. 

비전서클은 나의 시간과 노력을 어디에 쓸 것인지 스스로 잊지 않게 해 주는 리마인더이지, 남에게 보여줄 기획서나 보고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위 내용을 정리해서 '비즈니스 모델전환'이란 비전 아래 있는 [목표] 서클에 ◼︎ E-book 출판 수익, ◼︎ 워케이션 프로그램 수익, ◼︎ 일방식 AI 강연 수익 - 세 가지를 적었다. 



세 번째 서클 - 액션


두 번째 서클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액션플랜으로 채워진다. 

앞에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꾸준히 실행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것이다. 만약 '바디프로필 찍기'라는 목표를 세웠다면, 주중 1시간씩 헬스장에서 운동하기를 액션으로 설정할 수 있다. 가족여행이 목표라면, 가족회의를 준비하거나 여행자금을 위해 매달 50만원씩 저축하는 것을 액션으로 설정할 수 있다. 1만 구독자 유투브 채널이 목표라면, 두 주에 하나씩 콘텐츠 제작/업로드를 액션을 설정할 수 있다.  


액션을 설정할 때 주의할 점은 두 가지다.


목표설정을 위해서 당연히 해야하는 것을 액션 서클에 넣지 않는다. 예를 들어 '바디프로필 찍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려는 경우 '헬스장 등록하기'를 액션에 넣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의미없는 액션플랜으로 비전서클의 텍스트 밀도만 높아지고, 오히려 우리의 시간과 노력을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된다. 이 때는 '매일 1시간씩 헬스장에서 운동하기'로 액션플랜을 묶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점은 최대한 실천할 주기와 분량을 함께 적는 것이다. 단순하게 '헬스장에서 운동하기' 대신, 얼마나 자주 운동을 할 것인며, 얼마 동안 할 것인지를 함께 적어줘야 실제 액션으로 연결이 쉽다. 분량이나 주기가 애매하거나, 액션이 한번의 행위로 끝나는 경우에는 언제까지 할 것인지 기한을 정하면 된다. 


내 비전서클 중, 'E-book 출판 수익'이란 목표에 해당하는 액션들을 한번 살펴보자

◼︎ 출판업 등록
E-book 출판 수익을 내려면, 우선 출판사를 등록해서 허가를 받아야 해요. 이후 새로운 사업자를 내거나 현재 사업자에 출판업을 추가해서, 법적으로 E-book 출판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죠. 이 과정에는 다양한 액션이 포함되어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출판업이 추가된 사업자등록증'을 가져야 해요. 많은 과정을 포함하지만, 이런 액션 자체가 어떤 달성해야 할 목표라기 보다는 중간과정이거나 수단이기에 [액션] 서클에 들어가니다. 출판업 등록은 2024년 3월까지 완료할 예정이에요.
◼︎ 두 권의 E-book 출판
출판업 등록 후에는 실제로 두 권의 E-book 을 기획해서 출간할 계획이에요. 한 권은 지인 어머님이 남기신 우리나라 1960-70년대의 일기를 영어 만든 <Diary of  Soheon (소헌집)>이고, 다른 한 권은, 도가의 철학을 기업운영에 가미한 문답식의 <God's Company (신의 직장)>이에요. 소헌집은 2024년 상반기에, 신의직장은 2024년 연말까지 출판할 예정이에요.


워크샵을 하다보면 액션플랜을 만들 때, 필요 이상으로 심각해지는 분들이 있다. 실제로 무엇을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보니 뭘 할지, 얼마의 주기로 할 지, 얼마의 양을 할 지를 결정하는데 조심스러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비전]이나 [목표] 서클과는 달리, [액션] 서클은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 상황과 내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서클이다. 막상 실행을 해보니 목표 달성에 도움이 안 된다거나, 내 역량이 딸려서 도저히 실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다른 액션으로 바꾸는 것이 맞다. 그


렇기 때문에 처음 비전서클을 그릴 때는 [액션] 서클을 너무 정확하게 쓰려고 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액션플랜은 비전서클을 완성한 이후 지속적으로 바뀌고 업데이트가 된다. "대략 이 정도면 내가 할 수도 있고, 또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될거야" 라는 생각으로 현재의 예상치를 써 주는 것이 좋다. 



2024 비전서클 워크샵 (온라인)


이렇게 비전, 목표, 액션 - 세 개의 서클로 이루어진 '비전서클'을 나는 2015년부터 매년 만들었다. 처음에는 혼자 만들었고, 그 다음에는 지금의 남편인 남자친구와 만들었고, 그 다음에는 동네 친구들과, 그 다음에는 페이스북 친구들과 강남 카페에 모여서 만들었다. 코로나 기간에는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비전서클을 함께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다. 이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시간/지역 관계없이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에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게 됐다.


2018년 12월 10일에 오프라인 비전서클 워크샵


한정된 시간을 삶의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연간 계획표, Vision Circle 을 올해도 온라인에서 함께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12월 16일 토요일 오전, 좋아하는 노트와 연필을 들고 편안하게 참석하면 된다. 얼굴을 보면서 참여해도 좋고, 부끄럼이 많거나 듣기밖에 못하는 상황이라면 화면을 끄고 조용히 그려도 된다. 본질에 관심없는 행사쇼퍼들을 필터링하고자 참가비를 두긴 했지만, 비전서클의 목표는 수익은 아니다. 일년에 딱 한번 진행하는 특별한 워크샵인 만큼, 내년은 다르게 살고 싶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한다.  


◼︎ 일시 : 2023.12.16 (토) 오전 09:00 - 12:00 

◼︎ 장소 : 온라인 진행 (Zoom)

◼︎ 참가비 : 3만원 (작년 참가자 2.5만원, 2021-2022 참가자 2만원)


◼︎ 비전서클을 함께 만들면 좋은 점

내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뭔지 알게 된다.
한 해를 내게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비전서클 원리를 배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
다른 참가자들의 비전과 목표에 긍정적인 자극을 받는다.
나의 2024년을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생긴다.

◼︎ 준비물 : 종이/연필 (혹은 태블릿) 

◼︎ 디자인/포맷 : 미리 공유해 드려요  

◼︎ 신청하기 : https://bit.ly/visioncircle





매거진의 이전글 2024 비전서클, 나를 흔들리지 않게 할 나침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