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
마트마다 홍시 상자들이 눈에 띈다
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눈에 보이는 즉시 사다 날라야 했겠지만 이젠 그냥 보기만 한다
마음이 묘하다
추석이 지나고 예원 맘이 안부차 전화를 했다
요즘 마트에 홍시 보이던데 언니 생각이 나드라며 말을 꺼내는데 쓴웃음이 난다
애들도 나도 요즘 가끔 할머니 이야기를 한다
둘째는 동영상속 할머니를 보고 한동안 울었단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아직도 믿기지 않는 할머니의 부재가 갑자기 획 다가와 마음이 무너진다
7개월이란 시간 속에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거 같다
사는 게 힘들어지면 때론 이런 우리 모습이 보기 싫어 그렇게 훌쩍 떠나버리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초라한 차례상으로 차례를 지내고 아이들과 이런저런 할머니와의 추억을 이야기해 본다
해마다 가을이 되고 홍시가 눈에 띄면 어김없이 생각이 나리라
그곳에서도 맛난 홍시 많이 드시고 잘 지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