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7 평상시와 같은 아침 왠지 쎄한기분에 할머니방으로 뭔가 이상하다 급하게 할머니를 보는데 움직임이 없으시다 손을 잡으니 벌써 온기가 없다 옆에 자던 채린이를 깨우고 119 전화하라 소리를 지르고 신랑을 깨웠다 전화를 들고 아무 말을 못 하는 아이의 전화를 들고 주소와 상황을 설명하고 시키는 데로 할머니를 흔들어 본다 움직임도 없고 손이 차갑다고 하니 출동 중이니 그대로 두란다 눈물이 숼새 없이 흐른다 분명 새벽 4시 30분까지 숨소리도 듣고 주무시는 거 확인했는데 11시 6시간 남짓 만에 이렇게 싸늘히 믿고 싶지 않다 10분도 되지 않아 경찰이 먼저 도착 혹시나 집에서 사망하시다 보니 이것저것 질문이 많다 내가 대구 갔다 온 것 때문에 방문자 모두 풀 착장 명령 슬픈데 젠장 대구가 또 걸리는구나 속도 상하고 시절이 이렇다 보니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한다 온 집안 범죄현장처럼 사진 찍고 구급대원들 왔다가 확인만 하고 간다 이건 또 뭐지? 사망자는 장의사가 처리한단다 집에서 주무시다 돌아가시니 절차가 더 복잡하다 놀란 아이들 달랠 틈도 없이 계속 질문에 답하고 잠시 장의사가 도착하기 전 놀랬을 채린이 꼭 안아주고 니 덕에 할머니 외롭지 않게 가셨을 거라고 고맙다 고맙다 이야기해 주었다 참고 있던 울음이 터진 아이 얼마나 놀랬을까 딩동 소리에 장의사가 도착하자 채린이 채은이 할머니 마지막 모습 보고 싶단다 보면 놀랠까 말렸지만 꼭 보고 싶다는 두 녀석 그러라 했다 할머니 옆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주저앉는 녀석들 그래도 마지막 길 보겠다는 녀석들이 대견하고 고맙다 시신이 나가고 신랑만 따라간다 검시하고 특이 사항 없으면 장례절차 밟을 수 있단다 의료원 영안실에 안치되는 것만 보고 신랑도 집으로 왔다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단다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몇 시간 만에 할머니의 존재가 이젠 사라져 버렸다 어차피 대구 친척분들은 아무도 오시지도 못하고 할머니 가시는 길이 너무 외로워 마음이 너무 안 좋지만 이젠 좋아하시는 거 드시고 마음껏 돌아 다니 실수 있게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내 마음을 위로해 본다 #꿈같은 하루 #좋은 곳으로 #아직 믿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