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169
산업을 이끌어 가는 많은 요소 중에 자본의 지속적인 유입은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산업이 태동하고 활성화되려면 성장을 뒷받침할 자금이 유입돼야 하고, 산업을 대표할 혁신기업들도 등장해야 한다.
금융 시장에서는 기업이 주식을 발행하거나 정부가 채권을 발행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본이 시장에 유입된다. 이러한 자본의 유입은 기업이 사업을 확장하거나 정부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필수적이다. 전통주 산업의 규모는 아직 전체 주류 시장의 규모로 보면 매우 미비하다. 전통주를 이끌어 가는 대기업이라 해도 식품업이나 일반 산업에서 보면 중소기업의 규모일 뿐이다. 당연히 전통주 시장에 외부 자본의 투입이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반면 맥주 시장은 전통주 시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수제 맥주 붐이 불고 많은 수제 맥주 업체들에 자본이 필요할 때 외부 자본의 투입이 이루 지면서 수제 맥주 양조장들의 초기 성장에 기여를 했다. 외부 자본 중에서 농업 또는 식품과 관련되어서 ‘농림수산식품 모태펀드(이하 농식품모태펀드)’의 역할도 있었다. 제주맥주의 경우 농식품모태펀드를 통해 조성된 농식품펀드(UN그린시너지투자조합)를 통해 2020년 10억 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 자본을 기초로 제주맥주는 2021년 5월,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농식품모태펀드의 투자를 받고 성장한 대표적인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기업 중 하나가 되었다.
농식품모태펀드가 무엇이기에 주류 시장에 자본이 투자되는 걸까? 우리에게 낯선 모태펀드가 무엇인지 살펴보면 개별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펀드(투자조합)에 출자하여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의 펀드를 이야기한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벤처캐피털에 출자하는 방식의 펀드를 일컫는다. 이러한 펀드 중에 농업에 있어 대표적인 것이 ‘농식품모태펀드’이다.
농식품모태펀드는 민간 투자회사들과 정부가 공동으로 자금을 모아 농업·수산업·식품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인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관리를 맡고, 펀드에 참여하는 투자회사가 스타트업을 선정한다. 농·수산업·식품 분야 벤처기업이 다른 제조업이나 정보기술(IT) 기반 스타트업과 같은 선상에서 투자 유치 경쟁을 하기가 쉽지 않다. 농식품모태펀드처럼 특정 분야에서 제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펀드가 시장에 도움이 된다는 게 관련 벤처 업계의 평가다.
2024년 상반기에 정기 출자 사업을 통해 1,900억 원 규모 이상의 농식품모태펀드를 신규로 조성했다. 올해에 주목할 점은 출자 사업 중에 전통주가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농식품분야에서 식품산업 성장 동력의 확보를 위해 ‘푸드테크펀드’나 농산업 분야의 스마트화를 촉진하기 위한 ‘스마트농업펀드’, 마이크로바이옴·대체식품 등 농식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그린바이오펀드’등의 사업에 출자사업이 있었다. 올해에는 최근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펫푸드, 펫케어 등에 투자하는 ‘반려동물펀드’와 함께 전통주 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전통주 펀드’가 신규 조성되었다.
올해 농식품모태펀드 사업은 이미 진행 중이어서 전통주 펀드에 관심이 있는 투자회사의 접수도 끝이 난 상태이다. 농식품모태펀드를 통해 얼마나 많은 자본의 유입이 실제 이루어질지는 아직은 미지수 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전통주도 자본이 투자 될 수 있는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통주 펀드’ 사업이 올해를 끝으로 사라질지 아니면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까지 이어질지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 그러기에 우리 전통주 업계 스스로가 이러한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들을 마련해 줘야 한다.
자본의 유입은 그 시장의 크기와 성장 속도에 따라 같이 갈 것이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전통주 펀드’를 통해 많은 전통주 스타트업 기업들이 투자받고 더 성장할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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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술에 게재한 컬럼입니다. https://soollife.com/?p=44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