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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축제가 필요한 전통주들

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172

5월은 흔히 '가정의 달'로 불린다. 이는 가족과 관련된 여러 기념일이 몰려 있을 뿐 아니라, 야외활동을 즐기기에 최적의 날씨 덕분일 것이다. 4월은 봄기운이 막 시작되지만 아침저녁으로 여전히 쌀쌀하고, 6월은 점점 더워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5월이 가장 쾌적한 시기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5월에는 많은 주류 행사나 축제가 열린다. 특히 5월 4째 주에는 다양한 축제가 집중된다. 예를 들어, 영동에서는 대한민국 와인축제, 서울 잠실 소피텔에서는 와인나잇인서울 행사가 열렸다. 맥주 축제로는 오산의 야맥축제와 노원수제맥주 축제가 있었다. 이외에도 세텍(SETEC)에서는 2024 서울사케페스티벌, 작지만 전통주갤러리에서는 미드(벌꿀술, mead) 페스타가 개최되었다.


5월의 다양한 술 축제들- 영동 대한민국 와인축제(좌), 오산 야맥축제(우) @이대형


이처럼 많은 행사들 중에 전통주나 막걸리와 관련된 행사가 없다는 점은 아쉬운 일이다. 과거에는 전통주와 관련된 박람회나 대축제 등이 기획사나 정부 주도로 진행되었고, 이러한 행사들의 호응도 높아져 우리술대축제나 막걸리엑스포 등이 성공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반면, 맥주나 와인은 이제 큰 행사보다는 지역 축제나 소규모 타깃 맞춤형 행사로 변화하고 있다.


크고 작은 축제나 행사는 각각 장단점이 있으며, 소비자와의 접점이나 홍보 목적도 다를 것이다. 하지만 전통주도 지역에서의 전통주 축제나 행사 활성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올해처럼 소비가 급감한 시점에서는 소비자와 만날 수 있고 구매가 이루어질 수 있는 작은 행사나 지역 축제가 필요해 보인다. 물론 이미 지역에서 진행되는 여러 축제에 전통주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지만, 이는 전통주 자체의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홍보에 한계가 있다.


최근 맥주 행사나 축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매우 뜨겁다. 맥주가 여름철 한정적인 계절에 많이 소비되기 때문에 5월부터 소비자들의 기대가 크다. 예를 들어, 노원 수제맥주 축제에는 이틀간 8만 명이 다녀갔고, 오산야맥축제에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대한민국 와인축제에는 10만 명이 방문했고, 와인나잇인서울에는 1000여 명이 참석하며 국내 와인 페어 중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통주가 이러한 행사나 축제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과 연계된 축제에서는 시장 상인회와의 문제, 행사장 부스 운영의 문제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전통주의 가격대가 이러한 행사를 하기에 적당하지 않다고 이야기를 한다. 맥주 한 잔은 5,000원에 팔리며, 병이나 캔으로 판매할 때는 그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와인의 경우 높은 가격에 판매되기 때문에 판매처들이 행사에 참여하기에 부담이 덜하다. 반면, 막걸리는 대부분 가격대가 낮아 축제에서 판매해도 큰 이익을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대로 비싼 막걸리들은 소비자 인식이 낮아 많이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이유는 약하다고 본다. 10월에 열리는 ‘고양 막걸리 축제’는 이틀간 10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며, 여기에서도 다양한 막걸리들이 판매된다. 또한, 얼마 전 끝난 ‘막걸리 엑스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막걸리에 관심을 가지고 소비했다.

전통주 축제 – 고양 막걸리 축제(좌), 막걸리 엑스포(우) @각 행사 업체


오히려 이러한 축제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획력을 갖춘 협회나 기획사가 부족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작은 규모라 해도 행사와 축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장소를 섭외하고, 그 장소를 채울 수 있는 양조장을 모집하는 등의 모든 과정을 위해서는 실행을 할 곳이 필요한 것이다. 현실적인 문제로 있다. 행사를 진행하고자 하는 주최측의 수익성 문제이다. 맥주나 와인에 비해 영세한 업체들이 많은 전통주의 경우 지차제의 지원 문제 등과 연계되어 비용을 충분히 지불하면서 작은 축제에 참가하는게 홍보를 목적으로 한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올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여행을 가지 못해 지역의 작은 축제나 행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5월 마지막 주에도 맥주 축제가 서울의 남대문과 성수동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 행사에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주도 이러한 행사처럼 기획하고 작은 전통주 축제나 행사를 열어야 한다. 전통주 협회들이 지역의 행사나 축제를 직접 만들어 전통주를 알리는 데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한다. 농림부에서도 작은 축제를 지원하는 사업을 만들어 전통주 행사가 여러 장소에서 만들어 지고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5월 마지막 주 맥주축제 남대문 큰맥페스티벌(좌) K비어페스티벌(우) @행사주최


아직, 전통주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다. 반면, 신생 양조장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제품을 알리고자 하는 곳도 많다. 이러한 양조장들을 모아서 축제를 연다면 좋은 행사가 될 것이다. 전통주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은 마이너한 주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소비자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시음 기회를 제공해 전통주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야 한다. 지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전통주 소비 행사나 축제가 빨리 만들어졌으면 한다.


5.31.~ 6.1. 개최 예정인 진안군 막걸리 페스티벌 @진안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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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믈리에타임즈에 게재한 컬럼입니다. https://www.sommelier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7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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