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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민 Jan 26. 2017

코워킹스페이스와 스터디카페

coworking coliving

스페이스클라우드의 호스트데이 행사에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호스트데이는 유휴 공간과 시간을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에서 공간을 등록한 호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네트워크 프로그램이다. 호스트들은 주로 공간을 소유한 부동산 소유주와 사업장을 운영하는 오프라인 사업자분들이다. 


어제는 코워킹스페이스 등의 키워드로 이야기되는 workspace 트렌드와 전망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업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강남역에서 스터디 카페를 운영하는 모 대표님의 고민을 듣고 찜찜함이 남아 정리할 필요성을 느껴 의견을 공유한다.




고민 요약 :  

강남역에서 학원을 수강하는 친구들을 대상으로 스터디 카페를 하고 있다. 요 몇 년간 강남역 등 수요지역을 중심으로 경쟁 그룹이 많이 생겨 가격 싸움을 하고 있어 사실상 저가형 스터디 카페라는 스몰비지니스 모델이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피벗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요즘 코워킹스페이스라는 키워드로 공간들이 생기기 시작해 관심은 가는데 이 역시 스터디 카페처럼 진입 장벽이 낮고 기존의 스터디 카페들이 코워킹스페이스로 쉽게 '변신'할 수 있을 것 같아 결국은  가격 경쟁하는 그렇고 그런 공간 시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어 업종 전환의 고민이 있다.



워크스페이스의 분류나 정의, 국내 시장 트렌드 및 플레이어들에 대한 이야기는 별도로 정리할 기회를 가지기로 하고 


현재 국내의 흐름을 보면 서비스드오피스, 쉐어오피스, 소호오피스, 코워킹스페이스, 창업카페 좀 더 범위를 넓히면 스터디 카페나 프리미엄 독서실이라는 키워드를 카테고리로 점점 외형상 비슷한 구조로 수렴하는 것처럼 보이는 공간 사업자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다양한 규모의 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로 국한했을 때 산업구조와 업무 방식의 변화에 기인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반반)


부동산 카테고리의 특성상 개인별/회사별 공간이 구획되는지, 공용 공간은 있는지, 업무 공간을 공동으로 사용하는지 등등 물리적인 조건에 따라 분류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전통적인 업무/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간이 브랜딩 되는가 아니면 다양한 업무 방식을 수용하기 위해 공간이 브랜딩 되는가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물리적으로는 여러 명이 사용하는 '아주 큰 테이블'이라는 같은 물리적 요소라도 본질적인 목적에 따라서 공간/서비스 전략은 다르며 이 같은 전략의 누적으로 전혀 다른 공간 경험들이 나타나게 된다. 공간의 경쟁력은 이러한 공간 경험의 누적에서 나온다.


그래서 물리적으로는 비슷해 보일지라도 전통적인 업무/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공간인 '스터디카페'와 다양한 업무 방식을 수용하기 위한 공간인 '코워킹스페이스'는 태생이 다르며 인테리어를 새로 한다거나 하는 것만으로 '변신'하기는 쉽지 않다.


(공간을 브랜딩 한다는 것은 단순히 브랜드 가이드를 만들어 매뉴얼을 적용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고 사용하는 이해관계자들이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공유하고 공간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일관된 공간 사용자 경험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간을 브랜드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정리하기로 한다.)


전통적인 쉐어오피스나 스터디 카페의 경우 특수한 학습 목적이나 효율성 기반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공간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반면 코워킹스페이스의 경우 커뮤니티에서 오는 영감과 네트워크에서 오는 다양한 가능성에 공간과 서비스의 방점을 둔다. 공간 사용자의 '업'에 따라 쉐어오피스나 스터디 카페 등의 공간이 효율적인 경우가 있고 코워킹스페이스 류가 제공하려는 공간과 서비스가 적합한 경우가 있는 것이다.


간단한 비교를 해보려고 한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페르소나를 단조롭게 평면적으로 구성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양해를 부탁드린다. 코워킹이나 코리빙 등으로 이야기되는 라이프스타일 문화들이 절대적으로 환상적이고 진화된 무언가라고 이야기하기 위한 설정은 아니며 비교를 쉽게 하기 위한 극단적인 표현으로 이해를 부탁)


A :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는 많은 사람들과 단조롭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일과 업무에 고민이 많은 사람들

B : 다양한 산업군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하며 교류하며 전문성을 쌓아가는 세대


C : 가격 경쟁에 치여 지속가능성이 다해 버린 공간 대여 시장

D : 지속 가능한 코워킹 또는 코워킹코리빙 라이프스타일 문화


어제 모 대표님의 고민을 들으며 개인적으로 찜찜했던 부분은 그가 얘기한 C(가격 경쟁에 치여 지속가능성이 다해 버린 공간 대여 시장)에서 현재의 A(시험공부를 열심히 하는 많은 사람들과 단조롭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일과 업무에 고민이 많은 사람들)라는 우리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A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아무도 장담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스터디카페' 시장은 지속 가능한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한 사람의 생애에서 여러 가지 일과 삶을 복합적으로 경험할 현재의 우리와 우리 다음 세대들에게 현재 B로의 변화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코워킹스페이스 등의 크리에이티브 오피스(creative office) 공간 시장은 B라는 세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여기(D)에 있다. 이런 입장을 바탕으로 코워킹스페이스 등 다양한 업무 방식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공간에 대한 미래를 상상해 보면 단순히 지엽적인 스터디 카페 시장의 포화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오피스(creative office)를 만들고 운영하고 사용하고자 하는 이해 관계자들이 서로 돕고 응원하며 많은 사용 사람들이 다양한 산업군에서 보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일하며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한다면 현재에서 B 세대로의 전환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까운 미래일 수 있다.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공간 브랜드를 차곡차곡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예측하고 공간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덧.


많은 지원 사업을 바탕으로 정부와 지자체/유관기관에서 많은 공용 업무 공간들을 만들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있지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업무/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간을 만드는 것인가 다양한 업무 방식을 수용하기 위해 공간을 만드는 것인가에 대한 세심한 고민이 더 많이 필요해 보인다.  


사회 전반에 크리에이티브 공간을 통한 바람직한 사용자 경험의 누적과 공유가 충분하지 않은 시점이라 어렵겠지만 단순히 공간 지원 사업이라는 접근이 아니라 '시민'이 새로운 산업구조와 라이프 사이클에서 지속 가능한 '체력'을 쌓고 희망하는 '업'으로의 영역 쉬프트가 상대적으로 쉬워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공간을 개발 운영하는 사업자로서 크리에이티브한 세대를 붐업시킬 수 있는 진정한 크리에이티브 업무 공간들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그것이 민간 사업자든 지자체든.


즐겁게 일하자.




글/사진 : 로컬디자인무브먼트 


공간 콘텐츠와 스몰비지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서교동에서 코워킹코리빙 스페이스  로컬스티치(localstitch.k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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