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CREATOR NETWORK
25.10.9 - 10.12
타이완 남부 세 개 도시
타이완 친구들의 초대로 서울과 통영, 타이베이, 가오슝, 헝춘, 자이, 도쿄, 오키나와, 페낭에서 코리빙&코워킹 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타이완 남부의 세 개 도시를 이동하며 지역 사람들과 만나고 '주거'와 '일'에 대한 각국의 동향을 공유했다. 서울과 통영에서 코리빙/코워킹스페이스를 운영하는 로컬스티치 파운더로 4일간 포럼에 참여하고 있다. 4일간의 이야기를 정리한다
첫 동네,
헝춘(Hengchun)은 타이완 최남단에 위치한 인구 3만 명의 작은 도시다. 최근 안전하고 물가 싸고 좋은 해변이 많아, 노마드들에게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크리에이터와 노마드들은 서울/도쿄와 같은 메가시티와 발리 우붓/리스본과 같은 상대적으로 밀도가 적은 도시를 오가며 생활하곤 하는데, 결국 중요한 것은
1. 안전하고 물가 싸고 날씨 좋고 맛있는 것 많은 곳이다
2. 거기에 친구를 사귈 수 있고 단골을 만들 수 있으며
3. 코워킹/코리빙 스페이스 등 어메니티가 잘되어 있으면 제일 좋다
*결국 우리가 살고 싶어 하는 좋은 동네의 조건과 같다
헝춘(Hengchun)은 가오슝 공항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다. 좋은 해변과 망고, 양파가 유명하다. 안전하고 깨끗하고, 날씨 좋고 합리적인 금액의 맛있는 음식이 있다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15분 도시 개념에 체감상 부합하는 스케일이다*)에 다양한 공간들이 위치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2주 정도 지냐기에 충분한 전통적인 콘텐츠들과 크리에이터 콘텐츠와 샵들이 적절하게 믹스되어 있다.
15분 도시(15-Minute City)**는 프랑스의 도시학자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가 2016년 처음 제시한 개념. 주민이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안에 일·교육·의료·문화·여가·쇼핑 등 주요 생활 기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 도시 모델. 핵심 원리는 근접성(proximity), 다양성(diversity), 밀도(density), 디지털화(digitalization). 도시는 더 이상 거리(distance)로 측정되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time) 단위로 경험되어야 한다는 발상에서 출발.
모레노는 “시간의 도시학(Chrono-urbanism)”이라 부르며, 현대 도시의 불평등을 시간 접근성의 불평등으로 정의. 장거리 통근·모노펑션(단일 용도 지역) 구조가 개인의 시간을 빼앗고, 삶의 질을 떨어뜨림. 도시를 여러 생활권(15 분권)으로 분산해, **일상 기능을 가까이 두는 다핵 구조(polycentric model)**로 재편하자는 제안. 근린주구이론(1920s C.A. Perry)과 뉴어버니즘(New Urbanism)의 흐름을 잇되,‘공간의 거리’가 아닌 ‘시간의 접근성’으로 발전시킨 개념
크리에이터와 노마드를 위한 코리빙 하우스와 로컬 코워킹 스페이스들이 풀타임 운영되고 있고, 타운의 거점들에서는 동네에 머물러 온 사람들이 진행하는 다양한 자발적/계획적 프로그램들과 지역 주민들이 공유해 주는 배울 거리들이 함께한다.
첫째 날 동네 플로리스트에게 타이완 남부의 꽃과 제물문화(floral offerings)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타이완 남부는 전통적으로 다신을 숭배하는 사원들이 많이 있다. 주요 신들과 이를 뒷받침하는 보조적 역할의 신들이 믹스되어 있는데, 이와 연결되어 관습적으로 사원에 가져가는 꽃을 사가곤 한다고 한다
기원하는 내용에 따라 신들도 다르고 그들에게 가져가는 꽃들도 다르다. 그 의미를 믹스해서 꽃을 고르고 포장하는 과정을 같이 해보고 인근 사원에 가서 꽃을 두고 왔다
도교, 유교권의 아시아인으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감대와 민속적 지역 정서화에 따라 다르게 결합하여 발전된 문화를 알고 비교하고 체험하는 경험이 좋았다
20X20
15년 만에 페차쿠차를 했다.
*Talk less, show more를 기본으로 하는 디자이너식 프리젠테이션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PechaKucha?utm_source=chatgpt.com
헝춘 코워킹스페이스 launcher lab 운영자이자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 니니
페낭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지역에서 코리빙스페이스와 크리에이터들의 팝업 공간들을 운영하는 퀸
타이중을 중심으로 디자이너 커뮤니티를 리딩하는 건축가 우엉
라트비아 출신으로 가오슝에서 무인 코워킹라운지를 운영하는 개발자 아더
슬램덩크의 도시 가마쿠라에서 코리빙 하우스를 운영하는 사진작가 겸 크리에이터 아키라
오사카와 오키나와를 베이스로 코워킹/코리빙 비지니스를 전개하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으로 협업을 확대하고 있는 유키
타이완 디지털로마드 커뮤니티 리더 해리
등 다양한 이들이 모여 그들의 비지니스와 경험을 공유해 주었다
생각
1. 헝춘(Hengchun)은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음에도 머물려는 사람들과 크리에이터들이 온다. 일부는 이 지역에 일부가 되어 가게를 열고 친구들을 만든다. 2-3주 살기 좋은 환경과 자원을 갖추고 있다.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건물이 아님)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국내 원도심이 참고할 만하다
2. 우리는 다른 도시의 사람들이 와서 같이 어울려 살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낯선 이들과 어떻게 같이 살아갈지, 그들을 먼저 일회성 관광객이 아닌 '일시적 이웃'으로 대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수민(Sumin Kim) / Soft Developer
공간과 비지니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SNS http://instagram.com/leo_seongo
도시 생산자들에게 공간과 멤버십을 제공하는 로컬스티치(localstitch.kr)를 만들고 운영합니다.
D&D Property Solution(https://dndproperty.com)에서 사업 개발 부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간 개발 및 디자인/컨설팅 문의는
로컬스티치 디자인(https://www.localstitch-desi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