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CREATOR NETWORK
25.10.9 - 10.12
타이완 남부 세 개 도시
타이완 친구들의 초대로 서울과 통영, 타이베이, 가오슝, 헝춘, 자이, 도쿄, 오키나와, 페낭에서 코리빙&코워킹 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타이완 남부의 세 개 도시를 이동하며 지역 사람들과 만나고 '주거'와 '일'에 대한 각국의 동향을 공유했다. 서울과 통영에서 코리빙/코워킹스페이스를 운영하는 로컬스티치 파운더로 4일간 포럼에 참여하고 왔다. 4일간의 이야기를 정리한다
타이완 노마드 포럼(1) https://brunch.co.kr/@logicdemov/43
일과 주거 클러스터
디앤디파트먼트에서 최근 d-travel 새로운 이슈로 Hsinchu (新竹) 편을 발행했다. TSMC와 칭화대학, 교통 대학들이 있는 지역으로 타이베이와 타이중 사이에 있다. 교육 클러스터와 산업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젊고 국제적인 인구가 집중되면서 살고(live) 일하고(work) 머물며(stay) 협업(community)을 하는 문화가 보편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도시의 거버넌스와 공동체가 만드는 교육과 일자리가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선순환을 가져가는 중요한 요소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도시에 TSMC와 칭화/교통대(역사상의 이유로 중국과 타이완에 칭화대와 교통대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처럼 글로벌 규모의 사이클을 가진 산업/교육 조직이 있을 수 없으니 도시의 규모와 밀도에 맞는 지속가능한 산업/교육/커뮤니티 기능의 구성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타이완 남부의 세 번째 방문 도시였던 자이시(嘉義市/Chiayi City)는 짧은 방문 기간이었지만, 10-20만 인구 규모 도시의 매력을 볼 수 있었다
*커뮤니티 매니저의 정의에 대해 삼국(한국 대만 일본) 친구들이 긴 시간 서로가 가진 의견을 나누었는데, 커뮤니티 매니저는 정성적인 '관계'에 포커스 하는 표면적인 저변에 '비지니스'를 링크하고 '일'과 '라이프스타일'을 조합하여 코디네이팅 하는 일이다라는 관점에 대해 서로 공감했다.
자이시
노마드 포럼을 위해 방문한 방문한 세 번째 도시는 타이완 중남부의 자이시(嘉義市/Chiayi City). 가오슝에서 기차로 40분 정도 거리에 있다. 가오슝-타이난-자이는 타이완 남부의 주요 도시 클러스터를 이루며 타이난과는 하나의 생활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이에서 만난 30대 지역건축가 우롱은 타이난 대학에서 건축을 가르치면서 자이시에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타이완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의료 체계, 커피, 산(아리산/Alishan)이 유명하다. 최근 타이완 내 “지속가능한 소도시 모델”, “슬로시티(Slow City)” 를 대표하는 도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고 한다.(아리산의 영향이 크지 싶다)
1. 아리산(阿里山(Alishan, 대만)
최근 조선일보에 나온 자이시 아리산 소개. 일본 점령기 시절 목재 수송을 위해 건설된 산림 철도를 중심으로 생태 관광으로 유명하다. [아무튼, 주말] 조선일보 /2025.10.18
2. 커피
아리산을 기반으로 한 스페셜티 생산지(Micro-lot Luxury)로, 커피 소비량과 커피숍 밀집도가 타이완 내에서 타이베이 다음이다. 스페셜티 생산지와 도시 소비 지역이 인접한 특이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개성 있고 전문적인 커피 로스터리와 바리스타들의 커피가 인상적이다.
3. 의료 체계
자이시는 타이완 내에서 의료 서비스로 유명한 도시다. 자이 친구들의 이야기를 빌리면, 자이시는 인근 항구와 곡창지대를 바탕으로 대만 내에서 농업 생산과 무역을 일찍이 시작한 이유로 상대적으로 부유한 도시였다고 한다. 일본 점령기에 자이 시민들 중 많은 수가 자녀들을 일본으로 유학을 보냈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의학을 공부하고 귀국하여 자이시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병원을 만들고 운영해 왔다고 한다.
현재도 자이시는 타이완 내에서 의료 서비스로 유명하다고 한다. 다양한 스케일의 의료 서비스와 자연자원과 생태 관광으로 유명한 인구 15만의 도시라니. 매력적이지 않은가
1세대 동네 병원의 공간을 활용해 카페나 베이커리, 스테이로 활용하여, 시민과 관광객의 사용성과 접근성을 높이려는 상업적인 자연스러운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위 사진은 최근에 문 닫은 동네 병원, 협업 및 다국적 투자 구조를 통해 다른 공간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투자 및 협업을 원하시는 분들은 sm.kim2441@dndpropety.com / sumin@localstitch.kr로 문의
도시의 지속가능성
자이시에는 과자, 빵, 음료 등 60년 이상(100년 된 곳도 여럿이다)된 식음료 전통가게(노포)들이 많다. 우리로 치면 성심당과 같은 오래된 가게들이 여러 업종에 걸쳐 여전히 활기차게 운영 중이다.
글로벌의 크고 작은 모든 도시와 동네가 그러하듯,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자이시 일원들도 고민이 많지만 차근차근 역사와 맥락을 고려하여 기존의 레이어(상권과 커뮤니티)를 살리고, 현재의 상대적 글로벌 경쟁력(커피/자연환경)을 잘 활용하여 레이어를 더하려는 진지한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코리빙과 코워킹, 노마드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러 온 서울 친구에게,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 '동네'에 대해 편히 의견 교환을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자이시가 앞으로 더 살기 좋은 마을이 될 거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타이완 남부의 다양성
자이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타이완 남부의 매력은 역사적 다양한 레이어에서 오는 다양성이다. 전통적인 것을 현대의 맥락에 맞춰 잘 활용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변화에 맞춰 새로운 기회와 협업에 열린 자세가 흥미롭다
타이완 남부는 한족 이주민이 건너오고 17C 네덜란드의 영향력이 있었던 이후부터, 다양한 사람들의 레이어가 교차했던 지역이다. 칠면조밥(嘉義火雞肉飯(자이 화지러우판/Chiayi Turkey Rice)은 쉽게 이해하자면, 우리의 '버터간장밥'에 칠면조를 잘게 찢어 얹은 덮밥인데, 자이시의 대표 음식 중 하나다. 미군 주둔 시기 공급되어 많이 먹기 시작한 칠면조와 현지 식문화가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정착되었다고 한다
크리에이터와 크리에이터 콜렉티브
다른 글로벌 도시들처럼 대만 남부에도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노마드들이 스스로 작업을 하고 그룹을 이뤄 협업을 하고 있다. 그중에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와서 지내는 친구 들고 있고, 가오슝과 타이난, 자이 등 대만 남부 토박이로 고향에 거점을 두는 동시에 일본과 한국, 동남아시아를 활동 무대로 작업과 협업을 확대하는 친구들이 많다. 요번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들 중에 상당수는 다국적 펀딩을 바탕으로 서울, 부산, 제주 등 한국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자이시에서 자라고 스웨덴에서 건축을 공부한 우롱은(Wu Lung)은 자이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30대 건축가다.
타이로 디자이너(諸羅設計塾) Tiro Deisngers라는 그룹을 만들어 자이시의 디자이너 및 예술가들과 다양한 작업들을 하고 있다. (TIRO는 대만 중남부 아리산 선주민을 뜻한다고 한다)
지속가능한 도시와 오래된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론, 세대와 계급 간의 소셜 믹스, 글로벌 도시 간의 교류 및 협업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동시대 크리에이터로서 공통된 고민과 생각, 실천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방문과 교류를 통해 이들과의 실천적 협업이 지속가능한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드는 중요한 한축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김수민(Sumin Kim) / Soft Developer
공간과 비지니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SNS http://instagram.com/leo_seongo
도시 생산자들에게 공간과 멤버십을 제공하는 로컬스티치(localstitch.kr)를 만들고 운영합니다.
D&D Property Solution(https://dndproperty.com)에서 사업 개발 부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간 개발 및 디자인/컨설팅 문의는
로컬스티치 디자인(https://www.localstitch-desi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