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태계, 환경
불편하다고 앙알앙알 거린다. 처음부터 환경에 대한 고민은 내 것은 아닌 것이다. 고래가 비닐봉지를 먹고 죽든 말든, 쓰레기가 분해되는데 100년이 걸리든 말든. 당장 내 앞에 있는 쓰레기만 없어지면 되고, 내 생활이 편리하면 된다. 그래 인간의 편리라는 말로 참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사는데, 이미 환경은 많이 훼손되어 재생되려면 더 큰 노력과 시간, 돈이 필요한데 내 생에는 안 올 디스토피아이기때문에 다들 무시한다. 후손들이 어떻게 살든 말든.
기본적으로 창피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모두가 죄스럽게 살라는 말은 아니다. 적어도 ‘그래도 불편하니까 그만 좀 해’라고는 외치지는 말란 말이다. 종이 빨대를 쓰는 이유를 뻔히 알면서 그 옆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팔 지는 말란 말이다. 돈이 없고 불편해서 당신은 그걸 사겠지만 적어도 종이 빨대를 쓰는 사람을 비웃지는 말라는 말이다.
오늘부터 마트에서 종이테이프와 플라스틱 노끈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다. 기껏 마트에 갔는데 테이프 없이 종이박스로만 포장하기에 꽤나 불편했던 마음은 이해한다. 분명 나도 그랬다면 뭐라고 했겠지. 새벽배송에 쓰는 수많은 과대포장들은 놔두면서 뭐하는 짓인가 속으로 생각했겠지. 하지만 그게 기사로 인용될 때마다 참 그러하다. 옳지 못한 생각인데 그걸 인용해야 하는 걸까? 시민들의 불편. 그래 그게 언론이 생각하는 공익성일 거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다르게 해결하려는 시도들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 보면 어떨지. 장바구니 캠페인이라던지 종이노끈이라던지. 환경을 위한 캠페인이라던지. 그런 게 돈이 안되니 신경 쓸 필요가 없으려나? 언론도 결국 자본주의 사회 속에 살아갈 뿐이겠군.
아무튼. 다음에 마트에 갈 때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가야겠다. 조금만 사야겠다. 종이노끈이나 종이테이프를 준비하지 못해 마트의 매출이 떨어진다면 경제적인 관점에서 마트가 무어라도 하겠지. 좀 불편하겠지만 지금의 정책 방향이 틀린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더 많이 신경 쓰고 지켜나가야 한다. 뭐 나만을 위한 사람들에게는 별 소용없는 말인 거 잘 알고 있다. 그분들이 내 글을 읽을 리도 없을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