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게 아니다
무언가 하려고 하면 판을 정리하는 버릇이 있다.
완전무결하게 세팅을 하고 그 위에서 해야 한다.
뭐, 안 그런 적도 많았다. 하지만 그러고 나면 꼭 후회가 남더라.
그래서 그 후회를 덜 하려고 늘 사전에 준비를 한다.
꼼꼼히 하려고 하지만 문제는 늘 그렇듯 갑작스럽게 등장하고 해결은 또 어찌어찌 된다.
그런데도 나는 되새김질하면서 늘 반성을 한다. 다음엔 안 그래야지.
다음이라는 말을 계속 달고 살았다.
특히나 글쓰는 일들은 늘 그랬다.
지우고 다시 쓰고, 없애고 다시 만들고.
내 흑역사들이 창피해서 다 지워버리고 다시 만들고.
그러다보면 예전의 글들을 다시 읽고 싶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미 지운 후.
그런 후회하기 싫어서 백업을 한다. 다시 읽지도 않을 거면서.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좀 단순하게 살아야 겠다.
이 브런치는 그렇게 단순하게.
어차피 광고붙는 곳도 아니고, 뭐, 내가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도 아니니.
잘쓰면 책이라도 내어볼까 했지만 책을 만들어봤는데 잘 쓰지도 않았더라.
오히려 창피함과 민망함에 부끄끄에서 책을 내려버렸다. 아무도 안 봤네. 다행이지. 뭐.
편하게 써야 한다.
욕할 사람도 없는 거니까.
욕하더라도 모른 척 하면 그만이니까.
누가 본다고. 아니 누가 봐도 아무 일도 없을 거면서 뭘 그렇게 신경쓰냐고.
문제는 이렇게 써 놓고 며칠 있으면 도망가는 게 문제지.
이봐. 열심히 좀 써 보자고!
다시 브런치 시작한다.
근 일년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