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Image : Photo by Anders Jildén on Unsplash
벌써 2020년 상반기가 다 가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올여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근 비교적 느슨해졌지만 여전히 '예전 같은' 일상을 보내지는 못하고 있다. 넘쳐나는 뉴스에 긴 글을 읽기가 힘든 요즘, 감상도 짧게 남겨보려고 한다.
1. 스킨인 더 게임(Skin in the Game)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으로 유명한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저서.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로 인한 문제를 짚어본다. 세상의 불평등, 갈등... 이득을 보는 이들은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2. 시장의 기억 -이태호
대한민국의 자본시장 역사를 개괄적으로 알기 좋은 책. 자본시장의 흐름은 필연적으로 정치. 사회. 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만큼 정치. 사회. 경제를 아우르는 주제들이 담겨 있다. 대기업의 탄생,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등락, 증권가의 형성...'알면 더 재밌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3. 주식 고수만 아는 애널리스트 리포트 200% 활용법
주식 투자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를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워낙 많은 리포트들이 나오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그 많은 리포트를 다 볼 수는 없지만. 이 책은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읽고 참고할 때 어떻게 하면 더 유용하게 활용할 지에 대한 팁들을 담고 있다.
4. Talking to strangers - Malcolm Gladwell
국내에는 '타인의 해석'으로 번역판이 나와있다. 번역판이 나오기 전에 사놨다가 최근에야 읽은 책. 재밌게 읽었다. 저자가 워낙 타고난 이야기꾼이라... '타인'이라는 주제를 두고 여러 사례들을 살피면서 우리가 '타인'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그럴 때 저지르는 실수는 뭔지에 대해 논한다. 결론은, 우리가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우리가 아는 '타인'은 결국 우리의 '해석'과 '판단'이지만 우린 타인을 '이해'했다고 착각한다는 것. 내 맘대로 타인을 평가하고 단정 짓는 일만큼 위험하고 '의미 없는' 일도 없는 것 같다. (+책 내용 중 '아만다 녹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넷플릭스의 '아만다 녹스' 다큐를 보면 더 이해가 잘된다)
5. Eleanor Oliphant is completely fine - Gail Honeyman
소설의 전체적인 플롯 자체는 단순하고 어쩌면 유치한데, 적당히 재미와 감동이 있다. 상처가 있고, 마음의 문을 닫은 주인공이 누군가를 만나면서 변해가는. 이겨내고, 변하고, 성장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묘하게 용기를 얻기도 하고.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건 큰 행운이다. "사람은 절대 안 변한다"는 말이 있다.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하지만 더 정확하겐 "사람은 변하기 힘들다, 다만 어렵지만 때로는 가능하다"가 맞지 않을까.
6. 내 휴식과 이완의 해(My year of rest and relaxation) - 오테사 모시페그
'아무것도 안 하고 몇 개월 동안 잠만 자겠다'니. 어쩌면 한 번쯤은 꿈꿔본 일... 특히 직장인이라면. '제발 한두 달 만이라도 일 안 하고 쉬고 싶다'. '막장'인 듯하면서도 동질감도 느껴지는 주인공은 나름 매력적이다. 특이한 소설.
7. 야생의 위로 - 에마 미첼
세밀한 삽화와 아름다운 사진이 포함돼 있다. 저자는 말한다. 우울하고, 슬프고, 삶이 고달플 때 가장 큰 '약'은 산책이다. 그것도 '자연으로의 산책'! 숲을, 산을 걷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슬픔을 떨쳐낼 수 있다.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머리가 복잡할 때, 우울할 때 일단 산으로 숲으로 가서 나무 냄새 맡고 꽃도 보고 푸른 잎들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마음이 정화가 되니까.
8.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Women who run with the wolves) - 클라리사 에스테스
올해 들어 읽은 책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책. 좋은 책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왜 더 빨리 이 책을 만나지 못했을까? 이 책은 '여성의 야성', 즉 여성 본연의 모습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을 담고 있다. '여걸'로서의 여성의 원초적 모습과 그런 여성의 본성이 어떻게 지워져 왔는지에 대해 살핀다. 많은 통찰이 담겨있고, 연신 아! 하고 손가락의 튕기게 된다. 메모장에 옮겨적고 싶은 문구도 곳곳에 있다. 수만, 수천 년간 '여성'들의 피와 가슴에 흐르는 용기와 연결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모든 여성은 늑대 같은 원초적 에너지를 담고 있는 '존엄한 늑대족'이기 때문에. "여성들이여, 내면의 야성을 회복해 새로운 삶을 개척하라"
9.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미구
이 소설도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하다. 이야기 소재가 '전염병'이다 보니. 흡입력 있는 전개에 앉은 자리서 금방 읽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나오는 인간의 잔인함과 원시성...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눈 하나'(는 아니지만) 보이지 않아도 곧바로 모두의 삶이 중심을 잃어버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