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사진
사진은 정직하다. 정확히 내가 한 곳에 머물러 눈으로 인식한 것만 카메라를 통해 나타난다.
가끔 자전거를 타고 사진을 찍으러 다닌다. 여기에는 장단점이 있다. 멀리까지 갈 수 있어 사진의 소재를 다양하게 해줄 수는 있다. 하지만 주마간산이라고 구체적인 사물의 동작이나 형태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소재의 다양함이 내용의 헐거움을 가져오는 것이다. 욕심이다.
사실 사진은 발품이다. 걸어서 눈과 발의 장단을 정확히 맞추고 발이 안내하는 곳으로 인내를 가지고 걸어들어가 사물을 포착할 때 사진의 '노력'과 '정성'이 보상받는다.
그걸 알면서도 편하게 소재를 헌팅하기 위해 자전거에 몸을 싣는 것은, 나이 때문일까 아니면 나의 성마른 인생관 때문일까. 먼 길을 지름길로 가기 위해 부지런히 찾아 다녀 보았지만 별 무소용이었다.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뚜벅뚜벅 거짓 없이 걸어간 사람들의 족적은 뚜렷하다.
정직한 삶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