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진, 끝없는 여정
고객에게 직접 보이는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디자인 운영실은, 혁신적인 디자인을
시도하고 더 좋은 마케팅을 선보이기 위하여 크리에이티브 박스라는 복지를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서로가 감각을 잃지 않고 영감을 주는 시간을 갖고자 오후 3시부터, 선정된 팀원들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전시, 공연, 연극, 영화와 식사를 할 수 있는 복지 시스템입니다.
일시 : 2019. 04.04 THU ~ 09.01 SUN
장소 :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타워 7층 롯데뮤지엄
팀원들의 투표와 추천을 통하여 선정된 '제임스 진, 끝없는 여정'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전통, 문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정치와 사회적 문제를 아우르는 무한한 상상력으로
삶의 다양한 면을 환상적인 신화의 공간으로 재창조한 제임스 진의 전시를 통해
저희도 디자인에 대한 신선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상업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허물고 완벽한 테크닉과 탄탄한 서사구조를 통해 한편의 대서사시와 같은
신비로운 화면을 창조하는 제임스 진.
이번 전시에서 그는 아시아 시각문화의 모태가 된 다섯 가지 색채와 재료를 주제로 한 아홉 점의 대형 작품을
소개하였습니다.
다양한 크고 작은 스케치를 볼 수 있었는데, 한 점 한 점 작가가 담고 싶은 주제가 무엇인지,
어떠한 소스를 가지고 작업을 했는지 생각하며 감상하느라 시간 가는줄도 몰랐습니다.
작품 별 상징성을 담고 있는 소스들을 위주로 감상을 하면 어느새 작가와 부쩍 가까워지는 느낌도 들고
생각의 전환이 되어 색다른 시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작은 부분까지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그의 섬세함에 감탄했습니다.
상상력의 원천이 된 제임스 진의 코믹북 커버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제임스 진은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초반부터 디씨 코믹스(DC Comics)의 표지 디자이너로 예술계에
뛰어들었는데요, 『페이블즈 Fables』 커버 작업을 시작하면서 그의 명성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창적인 상상력이 점철된 코믹북 커버 작업으로 그 천재성을 인정받았으며 다양한 어워즈를 휩쓸며
그의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상업적인 무대에서도 그의 넘치는 열정과 섬세함 그리고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은 정말 멋졌습니다.
어둠을 예술로 승화시켜 소통할 수 있어, 결과물의 아름다움은 비극과 미를 넘나드는 극단적인 경험을
완성한다고 말한 제임스 진.
앞선 작품과는 달리 보다 선명하고 화려한 색채와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오래도록 시선을 빼앗겼습니다.
그의 작품 중 몽환적이면서도 강렬한 색감이 억압된 것들을 표출시키는 배출구로 느껴졌습니다.
폭발적인 에너지, 자유로움 그리고 거대한 상상력.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 정말 압도적이면서도
어딘가 마냥 행복하고 밝지만은 않은 분위기에 서성이게 만들었습니다.
전시장 밖에서부터 초입, 작품 곳곳 그리고 마지막까지 장식한 디센던트.
대형 조소를 통하여 제임스 진은 또한 번 우리를 감동시키고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돌멩이가 아닌 자신의 눈알을 끼운 새총을 당긴 작품은
그가 작업을 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예술가로서 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희생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는데
과연 우리는 어떠한 노력과 자세가 필요할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거울에 반사된 자신의 위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디센던트>는 자아와 자신이 대립하는 형상입니다.
자아가 파멸의 길로 내려가는 반면, 거울 속 자신은 현실의 걱정을 초월하게 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작품 속에서도 이런 철학까지 풀어내고 있는 작가가 내심 다시 한 번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전시장 중심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된 글라스 조형물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만물의 어머니이자 땅의 여신 가이아와 용맹스러운 호랑이가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아시아문화의 모태가 된 5가지 색 중 노란색은 흙을 상징한다 하는데 이러한 디테일도 정말 놀라웠습니다.
또한 무빙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는 소재로 스테인드글라스를 선택한 그의 실험 정신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가 끝나가면서 작가가 관람객들을 위하여 준비한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벽면에 사람들이 색칠할 수 있도록 드로잉을 그려두었는데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개성을 살린
작품 또는 컬러링을 해둔 상태였습니다.
월요일 낮 시간대라 사람이 많지 않아 잠시 색칠놀이도 해보았습니다.
끝으로 나가기 전, 다시 한 번 디센던트가 등장했습니다.
편안한 물속에 가라앉고 있듯이 떠있는 디센던트는 굉장히 편안해 보여 마음까지 차분해지고 평화로웠습니다.
바닥에 빔 프로젝터로 물결도 표시되어 그와 함께 물속에 있다는 느낌이 한층 강했습니다.
관람이 끝난 후 잠시 기프트샵에서 굿즈를 볼 수 있었는데, 이렇게 엽서 또는 상품들로 그의 작품을
소장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았습니다.
관람 후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다 함께 '캘리포니아 키친'에 방문하였습니다.
오후 3시, 화창한 월요일 낮을 이렇게 좋은 작품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모두 행복했습니다.
푸짐한 식사와 간단한 맥주 한 잔으로 휴식을 취하며 서로에 대해 물어 보고 싶은 점들을 포함하여
즐거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관람한 전시에 대하여 디자이너, 에디터가 서로 느낀 점을 소통하며 업무에 돌아가서도
보다 도전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