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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ecial J Feb 01. 2017

 주거의 다양성 #2

플랏은 하나의 세계였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플랏에 입성하나는 역대 다양한 사람들과 플랏을 쉐어하게 되었다.


우선 남녀 성비가 그러했다. 남자 둘, 여자 셋인 플랏이었다. 외국에 이러한 기숙사가 있다는 것만 들었지 실제로 내가 살게 될 줄은 몰랐다. 처음에 남자가 같이 사는 기숙사를 소개 받을 때, (심지어 화장실을 같이 쓴다고 해서) 남자들하고 사는건 어때? 라고 물어봤다. 기숙사를 소개시켜주던 친구는 '남자랑 사는게 머 어때서? 남자애들이 더 깨끗할 때도 있다구' 라고 대답했다. '깨끗하고 깨끗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구! 다른 이성과 사는 것 자체의 문제라고!'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그래봤자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될 것이 뻔했다. 그렇게 이성(?)과 부엌과 화장실을 쉐어하는 플랏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의외로 남자와 사는 플랏은 좋은점이 많았다. 무거운 짐을 들 때나 항상 굳은 일을 할 때 항상 도와준다는 말을 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든든한 일이었다. 또 늦게 집에 들어올 때 같이 들어오게 되면 마음이 안심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같은 집에 산다는게 남녀로 보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족이 되는 느낌이 강했기에 나중에는 이성이라는 것도 잊고 지냈다.


 국적이 다양했다. 영국인 2명, 중국인 1명, 그리스인 1명, 한국인 1명이었다. 대륙으로 따지면, 유럽 셋, 아시아 둘 이었다. 여기가 영국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영국인 둘, 외국인 셋이었다. 이는 꽤 좋은 조합이었는 가끔 모르는 영국의 문화를 배울 수도, 또는 때론 영국 문화가 이해가 가지 않을 때 뒷담화 하기도(?) 좋은 조합이었다. 여기서 뒷담화는 주로 청소 문제였다. 역대 내가 살았던 플랏중 제일 깨끗했지만, 그래도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특히 그리스인 M양은 여기에 예민했고 화를 낸적도 있었다고 했다. 여기서 깨달은 점은 지저분한데 예민하지 않을 수록 유리하다는 것이다. 지저분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주로 청소당번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중간정도로 그냥그냥 어느정도의 청결함을 유지하며 지냈다.


 또 음식이 그러했다. 우리 플랏은 채식주의자 둘, 잡식주의자(?) 셋 이 살고 있었다. 채식주의자 둘은 영국인이었는데, 항상 옆에서 요리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다른 한명은 vegan(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우유, 치즈를 먹지않는 채식주의자를 말한다.)이었는데, vegan으로 살면 먹을 것이 있나? 라는 생각에 항상 무엇을 먹는지 주시해서 봤다. 우유대신 두유를 마시고, 베이크드 빈을 거의 주식으로 삼아 먹는 것 같았다. 아이스크림도 만들어 먹는 정성까지 보이기도 했다. 가끔 고기를 구울 때 그친구를 만나면 이 음식들이 너무 그립다면 하소연을 듣기도 했다. 자신은 채식주의 된지 1년이 않되었기에 이 식단을 유지하는데 많은 힘이 들다고 했다. 그리스인 친구는 주로 파스타를 많이 먹었는데, 나도 따라서 만두같은 파스타를 한번 사와서 먹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치즈로 속이 하루종일 느끼했다. 중국인 친구는 그 전의 플랏경험과는 달리 거의 요리를 하지 않았다. 가끔 많은 친구들을 이끌고 와서 파티를 한 하루를 제외하고 주로 샌드위치나 간단한 음식을 먹는 것 같아다. 설날에는 북경오리 요리를 혼자 하고 있어서 어떻게 이런 요리를 했냐니, 마트에서 인스탄트로 데우기만하면 되는 요리라고 한다.


 플랏에서 좋은추억도 만들었다. 크리스마스 때 같이 만들어 먹던 vegiterian피자와 크리스마스 푸팅(영국에서 푸딩은 디저트를 의미했다.) 가끔 다같이 펍에가서 수다 떨며 늦게까지 맘편히 놀다가 집에 오는 것, 밤에 소방알람이 울려서 다같이 집밖에서 추위에 덜면서 기다리던 것, 이스터 초콜렛이나 전통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특별했던 것 기억은 매일 부엌에서 만나 일상을 애기하는 것,  그리고 사람사는것이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닫는 것이었다. 과제가 많으면 불평하고, 가끔 교수들 뒷담화를 하며, 하루의 고단함을 이애기 하는 것이 플랏에 살면서 제일 좋았던 점이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쉐어하우스를 지지하는 사람이 되었다. 돈도 아끼고, 외롭지도 않고, 다양성의 감성지수도 높일 수 있는, 또한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좋은 기회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에대한 리스크도 크다. 앞의 플랏처럼 말이다. 내 경험상은 비슷한 양의 워크로드 혹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최대한 다양한 구성원의 플랏을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을 읽는 이도 하나의 세계를 한 집에서 느끼길 바라며! xo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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