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CUT - 중국소프트웨어의 하극상
1.
약 6년 전 부푼 꿈을 안고 컨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유튜브에 입성했다.
조회수가 잘 나와봤자 몇 천 정도 나온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기는 했지만 그만둔 이유는 간단했다.
자막 만드는게 너무 힘들어요!
약 5~6분짜리 컨텐츠를 만들면서 자막 만드는데 6~7시간씩 걸렸기 때문에, 전업으로 삼지 않는 한 꾸준히 컨텐츠를 업로드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물론 자막없이 만들 수는 있겠으나, 나 역시 유튜브를 보면서 자막 없는 영상은 시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막 생성을 포기하는 것은 유튜브 포기와 다름없었다.
자막 편집이 싫어 포기했던 유튜버 도전은 기억의 뒷편 어딘가에 처박혀 나올 생각이 없었고, 크리에이티브한 삶을 살고 싶었던 나의 인생은 창의성 따위는 개나 줘버리는 비즈니스 세계에 머물다 끝나 버릴 줄 알았다.
하지만 약 1년 전 Open AI의 ChatGPT 출현으로 AI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STT(Speech to Text) 기술이 편집 Application으로 급속하게 이식되기 시작했다.
테크쪽에는 신경을 곤두 세우며 살아왔기 때문에, 음성 관련 AI 사이트들을 하나씩 찬찬히 뜯어 보다보니 크리에티브한 생각들이 나의 머릿속으로 물밑듯이 넘쳐 흘러오기 시작했다.
2.
우선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은 편집툴을 찾는 것이었다.
이전까지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밖에 써보지 않았고, 알고 있는 것도 프리미어 아니면 베가라는 프로그램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정말 다양한 편집툴이 나와있었고, 내가 선택한 것은 바로 CapCut이라는 프로그램이다.
Capcut은 중국 바이트댄스에서 개발한 편집 프로그램이다.
바이트댄스는 Tiktok을 만든 회사로 유명하고, 틱톡 영상이 워낙 많다보니 틱톡에 특화된 숏폼을 편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바이트댄스에서 개발하게 되었다.
이를 아예 PC 및 맥용 프로그램으로 출시한게 바로 Capcut이다.
"아...중국 프로그램이라니"라는 생각이 4~5년 전이면 들었겠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
개인 정보 유출 등을 우려할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SKT 뚫린걸 보면 딱히 신경 쓰이지도 않는다), 프리미어도 써본 입장에서 훨씬 더 직관적이고 기능도 편한 이 프로그램을 안 쓸 이유가 없어 보였다.
더 이상 중국의 소프트웨어는 무시할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필수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것 같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AI 소프트웨어 중에서 쓸만한 것은 아직도 찾기가 힘든 것 같다...)
엄청나게 많은 기능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 것 같고, 프리미어 같은 프로그램보다는 고급 기능이 많이 없겠지만 내겐 꼭 필요한 기능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TSS 기능!
옛날에는 6~7시간 걸렸던 자막 만들기가 딸깍 1초 한번에 가능하다.
게다가 영어, 한국어 자막 2개를 동시에 만들 수 있다니!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소스언어와 이중 언어를 선택하면 자막 만들기가 바로 가능하다.
사실 소스언어야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거니 잘 되는데, 한글로 번역된 부분은 좀 이상한 부분이 아직까지는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음성 하나씩 들어가며 매초마다 자막을 넣는 수고로움은 덜게 되었고, 어색한 번역만 수정해주면 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이 Capcut을 활용하면 1~2시간 정도만 작업하면 어지간한 영상은 편집이 가능하다.
물론 사진이나 여러가지 컴포넌츠(사진, 음악, 텍스트 등)가 들어가면 공수가 조금 더 들기는 하겠다만, 숏폼 컨텐츠를 만드는 것 정도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가격도 정말 착하다!
한달에 9,900원만 내면 자막 만들기 기능과 각종 애니메이션 효과 등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엄청난 이펙트를 쓰지 않는 편집자라면 충분히 쓸만한 것 같다.
3.
그래서 어떤 숏폼을 만드는냐라고 물어본다면, 처음에는 우선 스탠드업 코미디 번역을 올렸다.
내가 재미있게 봤던 Jimmy O. Yang 코미디 영상 번역본을 올리기도 했고, 칸예 웨스트 영상도 올려보는 등 방향성 없는 번역 숏츠 업로드로 우선 운을 띄웠달까.
그리고 최근 빌게이츠 회고록을 너무 감명깊게 읽은 나머지, 빌게이츠 인터뷰 영상도 꽤 본 터라 빌게이츠 영상 번역을 올리기도 했는데 조회수야 그렇다치더라도 Like도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무언가를 고민해야 할 것 같았다.
5~6년 전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미 지금은 본인이 좋아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라던가 셀럽을 한명만 파서 번역하는 숏폼 영상들이 너무 많다.
그럼 타겟을 바꿔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어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노리기로 했다.
그래서 결국 하고 있는 것이 한국어 공부 컨텐츠.
최근에 틱톡 반응이 꽤 좋아서, 틱톡커가 되려고 노력중이다.
다음 시간에는 음성 AI를 활용해서 인도네시아 틱톡커가 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