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어의 무한 매수법 및 VR을 읽고...
아버지께서 TQQQ에 관련된 글을 여럿 소개해주셔서, 연휴에 겸사겸사 글들을 읽고 생각을 정리해봤다.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오전에 후다닥 보고 후루룩 적은 글이라서 틀린 정보가 있을 수 있다. 아래는 아버지께서 보내주신 글들의 원문 링크들:
https://m.cafe.naver.com/ca-fe/web/cafes/infinitebuying/articles/8214?useCafeId=false
https://m.blog.naver.com/edgar0418/222237598206
https://m.blog.naver.com/edgar0418/222244134301
https://cafe.naver.com/infinitebuying/15286
위 투자법들을 일단 요약을 해보자면, 다음과 같은 투자 아이디어을 뽑아낼 수 있다. 제목 하위에 있는 내용들은 내가 비판적으로 추가해놓은 나만의 생각이다.
역사적으로나 최근 추세적으로나 이 말은 맞다. 사실 개별 종목의 주가 및 시장의 지수는 결국 기업(들)의 실적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 아래의 코스톨라니의 개처럼 단기적으로 조금 선행하거나, 후행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결국은 수렴하는 것이 정석이다. 닷컴버블 때, 주가가 대폭락한 것은 기업들이 실적이 주가를 따라가지 못해서 결국 가치에 수렴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렇다면, 장기 우상향을 전제하려면 미국 나스닥 지수의 주가가 아니라, 기업들의 실적이 함께 증가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아래는, 미국 나스닥 지수의 2006년도부터 오늘 시점까지의 분기별 평균 주가, EPS, PER을 나타낸 것이다.
위의 그래프에서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PER인데, 10년 정도의 시계열로 파악해본다면 특별한 고점구간은 아닌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2007년도 말 27.43에서, 2011년도 3분기에 8.3에 저점 기록한 뒤 (2008년도 금융위기 수치 제외), 현재 현재 28.7을 기록하여 3배 이상의의 프리미엄이 형성되어 있다. 평시의 저점 대비 3배 이상의 PER이지만, 2008년도 금융위기 전이 27 정도였다고 생각하면 저평가 구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버블이 끼어있다고는 하기 힘들다.
사실 더 눈여겨볼 점은 2008년~2016년 구간과 다르게 2019년도부터 기업들의 엄청난 EPS 상승 추세가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나스닥과 같이 성장주의 영역에 속한 기업들은 매출 및 이익의 성장률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아래와 같이 계산할 수 있다.
4.78 ('20Q2) -> 5.46 (+14%, '20Q3) -> 5.59 (+2%, '20Q4) -> 6.15 (+10%, '21Q1) -> 6.75 (+9%, '21Q2)
미국 나스닥의 최근 1년의 분기별 EPS 성장률이 8.75%로 나온다. (원본 데이터는 아래 참조) 이는 연간으로 환산하면, 40% 정도의 성장률을 의미한다.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1년 뒤의 주가가 40% 성장해도 프리미엄이 전혀 증가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스닥 기술주의 이러한 성장세는 더 가속화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지는 꾸준히 지켜봐야되겠지만, 나스닥의 과거 성장 추세와 최근의 EPS 성장 추세를 본다면 향후 몇년 정도를 긍정적으로 베팅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어보인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EPS는 가치로만 보면 거품이 과도하게 낀 구간은 아니며, 성장세를 감안할 때 충분히 납득가능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금리 인상이나 중국발 경제위기 등의 외부 매크로 요인에 의한 부침이 있을 수는 있지만, 장기 투자시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 문제는 근간을 이루고 있는 QQQ가 우상향한다는 전제를 인정한다면 검증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QQQ와 달리 레버리지인 TQQQ는 Leveraged Decay 효과로 인해 횡보시 자산이 녹는 효과가 이론적으로는 발생하겠지만, 기초 자산인 QQQ가 장기 우상향해버린다는 전제가 있다면 금융위기든 금융위기 할아버지든 나 극복이 가능하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기정사실이다. 그렇다면 QQQ가 추종하는 지수가 무엇이고, 어떻게 추종하는지만 명확하게 파악하면 필요한 지식은 모두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QQQ는 나스닥 종합주가지수가 아닌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며, 나스닥100 지수를 그대로 복제한 ETF가 아니다. 아래 그래프는 QQQ, NDX (나스닥100 지수), IXIC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를 QQQ 출시 시점인 1999년3월부터 나타낸 것이다.
QQQ는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20% 능가하고, 나스닥100 지수와는 거의 동일하게 움직인다. 사실, 20년간 나스닥100 지수가 아주 미세하게 조금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아래와 같은 리밸런싱 전략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년간 이정도로 지수를 추종하고 있으면 괴리율은 상당히 낮고 준수한 형태로 운용한다고 볼 수 있겠다.
Fact Sheet의 "The Fund and the Index are rebalnaced quarterly and reconsitituted annually."라는 문구에서 보아, QQQ는 단순히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나스닥 지수를 기준으로 자산 리밸런싱을 이미 수행하고 있다. 투자 소개서(Prospectus)에 따르면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다 (뒤에 더 긴 내용이 있으나 스크린샷에서는 생략).
"On a quarterly basis coinciding with the quarterly scheduled Index Share adjustment procedures in March, June and September, the Index will be rebalanced if it is determined that: (1) the current weight of the single largest market capitalization Index Security is greater than 24.0% or (2) the “collective weight” of those Index Securities whose individual current weights are in excess of 4.5%, when added together, exceeds 48.0% of the Index."
"3월, 6월, 9월에 예정된 분기별 인덱스 주식 조정 절차에 따라, 인덱스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면 리밸런싱 됩니다. (1) 단일 종목의 구성비중이 24.0%를 초과하는 경우, (2) 구성비중이 4.5%를 넘는 종목들의 구성비중 합이 48.0%를 초과하는 경우.
정리하자면, QQQ는 미국나스닥 100 지수를 아주 준수하게 잘 추종하고 있으며, 특이한 리밸런싱 운용 전략이 있지만 유의미한 초과 수익 혹은 손실을 만들어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프를 아주 자세하게 보면, 오를 때 아주 살짝 덜 오르고 떨어질 때 미세하게 덜 떨어지는 경향은 있음)
리밸런싱은 통상적으로 수익률을 극대화 하거나, 변동성(MDD)를 줄여주는 방법이다.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은 주식/채권을 7:3 혹은 5:5 정도 비율로 가져가서, MDD를 낮추어 리스크를 관리하는 목적으로 보통 활용된다. 이에 관하여 가장 잘 정돈된 글은 뱅가드의 2019년 분석 자료를 토대로 한 '이루다 투자'의 블로그 포스팅이다 (https://www.iruda.io/blog/1039).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리밸런싱의 방법을 어떻게 하든지 간에 통상 최종 수익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0.5% 이하).
라오어님의 VR 투자법은 밴드형 리밸런싱 방법을 활용하여, TQQQ의 변동성을 줄이는 전략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상에서 본인도 "TQQQ 전체를 올인해서 장기보유하는 것이 수익률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고, 라오어님의 카페의 글에서도 "A> 수익률은 무지성이 더 높을 확률이 큽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라오어님의 VR 전략이 '좋다'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이미 잘 알려진 MDD를 낮추기 위한 리밸런싱 전략(예: 한달마다 현금과 5:5로 리밸런싱하기)과 비교하는 것이 옳다.
라오어님의 카페에서 검색을 해보니 기존의 리밸런싱 전략들을 소개한 'TQQQ 80% / 현금 20% 조합'이 잠시 언급되는 글을 하나 찾을 수 있었지만, 라오어님이 개발한 밸류리밸런싱 방법과 비교한 내용을 찾을 수는 없었다. "+) 밸류리밸런싱이 위123번과 비슷했다면 고민도 안했습니다. 뭐하러 이 힘든 개발을..."라고 글 하단에서 이야기하지만, 백테스트는 항상 본인의 전략을 활용하여 얼마가 된다는 언급만 있을 뿐 다른 리밸런싱 전략들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없는 것 같다. 이 사실이 라오어님의 밸류리밸런싱 전략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방법론에 대한 변동성 측면에서의 명확한 백테스트에 대한 제시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이 너무 궁금하여서, 추가로 구글 검색을 해보았지만 밸류리밸런싱 전략과 비교한 글은 찾을 수 없었다. 그나마 라오어님의 무한매수법과 QLD(50%)/현금(50%) 정도를 비교한 글만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장단점 및 의견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결국 방법론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방법론이 아니라, '미국 나스닥100'에 투자하고 있고 해당 지수가 어떠한 트랜드를 가지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심있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해당 지수의 역사가 좋더라도, 평균 EPS 등의 꾸준히 잘 상승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서 움직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해당 노력은 분기에 1시간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투자 방법론이 아니라, 투자 대상인 기초자산이 무엇인지가 수익률의 대부분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장기투자의 장점 중에 하나는 세금 과세이연 효과를 통한 복리효과가 있는데, 꾸준한 이익 실현은 이 부분에 있어서 단점이 생기게 된다. 물론 지수 추종하는 단순한 인덱스 투자보다 월등한 수익률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상쇄될 수 있기는 하다.
특정 방법론 만드는 사람은 백테스팅 결과가 좋게 나오도록 방법론을 튜닝이 가능하다. 또, 사실 라오어님 본인도 계속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조금씩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 10년을 일관된 원칙으로 투자하고자 했던 최초 다짐을 스스로 어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방법론이 제시되고, 수년 후에 제3자에 의하여 백테스팅될 때, 비로소 신뢰성을 지닌다고 본다. 그전까지는 상당한 리스크를 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백테스트가 어려운 구조로 방법론이 설계되어서, 외부의 비판을 많이 받지 않게 되는 점도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라오어님은 본질적으로 이 방법론을 팔아야하는 이해관계 충돌 이슈가 있다. 각종 방송에도 출현하고, 책도 써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므로 라오어님의 방법론에 대한 검증과 비판은 외부인의 정보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아래 스크린샷과 같이) 다른 커뮤니티에서 본인의 방법을 비판하면, 설명하기 복잡하므로 본인의 카페에 방문해서 공부를 하라는 식으로 대답하는 것도 옳지 않아보인다. 이러한 부분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 방법론에 갑자기 치명적 문제가 발견된다면, 라오어 님이 과연 책을 절판하고 카페를 문 닫을 수 있을까?
본인 판단으로는 라오어님의 방법론에서 가장 큰 장점은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매수를 하고, 밴드 내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투자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어떠한 리밸런싱 방법론을 쓰던 간에 MDD는 줄어들기 마련인데, 예약 매수/매도를 걸어두고 어떤 규칙에 의해서 이를 지속적으로 기계적 모니터링하는 행위가 특별한 심리적 효과를 제공하는 듯 보인다.
개인적으로 장기투자의 장점은 매수/매도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VR 투자법은 예약 매수/매도를 세팅해야하는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느껴졌다. 본인과 같이 주식창을 자주 보지 않고, MDD -30% 정도는 당연히 발생가능하다라고 믿는 부류의 투자자들에게는 조금 활용도가 떨어지는 방법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