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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BR Sep 28. 2021

내 글이 세상에 나와 부딪혀야 하는 이유

비밀글만 쓰면 글은 늘지 않는다

혼자 보려고 쓰는 글이 아닌 공개적인 글


난생처음 글을 써보고자 알을 깨듯 용기를 내 우리 글쓰기 모임에 찾아오신 분들께 따뜻하게 당부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내 글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공개하는 용기'를 한 번 더 가져볼 것.  



글도 사람처럼 혼자서만,
사적인 공간에서만 쓰면
성장할 수 없다.

글도 사람이랑 똑같다.
세상에 나와 부딪히고 넘어져야
글도 성장한다.

블로그에 일기를 한 장 쓰고
비밀글로 처리하면 글이 안 는다.


작가 은유 <채널 예스> 인터뷰 中
'비밀 글만 쓰면 글이 늘지 않는다

                                                                                                                                                                                                           

 <영어 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던 MBC 김민식 PD님. 그분의 또 다른 저서 <매일 아침 써봤니>는 글쓰기에 대한 뽐뿌를 매우 크게 끌어올려주는 잇템으로 매우 추천하고 싶은 책 중 하나다. (특히 이 책을 보면 당장 블로그에 글을 쓰고 싶어 질걸~) 이 책을 읽다가 '즐거워야 매일 쓸 수 있다' 파트에 있던 저 인용 글을 보고 우리 글쓰기 멤버들은 물론 많은 분들과 꼭 공유하고 싶었다.


이 책에서 김민식 PD가 언급한 것처럼, 보통 글쓰기는 혼자 시작하게 되고 혼자 하는 작업이다. 누가 내 글을 들여다보고 빨간펜 선생님이 되어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고쳐주고 문장 구조를 다듬기 시작하면 글쓰기는 더 이상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상처를 방지한답시고 혼자 보고 마는 글만 주야장천 모아두면 작문 실력은 늘지 않는다고 한다.


'비밀글만 쓰면 글쓰기가 늘지 않는 이유' 뭘까


나의 블로그에는 현재 혼자 쓰다가 저장해 둔 임시 저장 글이 총 68개, 브런치 작가의 서랍 속에 쌓아둔 비밀글이 20여 개다. 이 외에도 노트북 폴더에는 수십 개의 비밀글 파일이 쌓여 있다. 그 글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흐지부지 마무리 지어지지 못한 채 어두운 캐비닛 속에 처박혀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너무 잘 쓰고 싶어서였다. 나 혼자 보는 거면 상관없는데 이 글이 온라인 플랫폼에 발행되면, 어디에선가 검색 유입을 타고 들어온 사람들이 우연히 보게 될 테고 누가 보게 되든 이왕이면 잘 쓴 글들을 올리고 싶었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면 부릴수록 빛을 보지 못하는 글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 불쌍한 비밀글들을 어찌하나 고민하다 글쓰기 모임을 하며 멤버 전용으로 운영 중인 <글요일 선데이> 카페와 기존에 쓰다 죽게 놔두었던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제발 너무 잘 쓰려고 욕심 그만 부리자며 이미지도 없는 짤막한 글이라도 마무리 지어 발행했다.  그러다 보니 내 마음에 썩 만족스럽진 못한 부족한 글일지라도 한 편 두 편씩 완성된 글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글에는 긴장감이 없다  

   

블로그에 공개로 글을 발행하면서부터 신기하게도 고쳐야 할 곳이 눈에 띄고 발행 전에는 몰랐던 허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글을 발행하기 전에는 '글을 쓰는 작가 입장'이고 글을 발행한 후에는 '글을 읽는 독자 입장'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쓴 글을 소리 내어 다시 읽어보는 과정이 좋은 것도 이러한 이유다.)  


언제부턴가 늘지 않는 글쓰기 실력에 자책하며 '왜 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다시 읽어 보며 퇴고하는 습관이 없어서였다. 혼자 워드 파일에 글을 써서 가둬놓는 습관은 내 글을 절대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없게 만들었다. 언제인가 읽었던 전효성의 다이어트 팁 공유 기사에 이런 말이 있었다. 배고파질 때면 타이트한 옷을 입어 본다고. '긴장감' 유지를 위해서다. 결국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이라면 건강을 떠나서 다이어트는 필요 없을 테니까. 더 아름다워 보이고 싶고 더 나아진 내 모습을 위한 자기 관리를 위해 긴장감은 필수 아이템이다.


나 역시 불특정 다수에게 내 글을 노출시키게 되니 맞춤법 검사기도 돌리게 되고 이전보다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보게 되니 자꾸만 수정 버튼을 누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허물이 튀어나오는지는 미스터리지만.


글도 사람처럼 세상에 나와 부딪히고 넘어져야 성장한다                                                

                                                                          

모든 성장에는 성장통이 따른다. 내가 100만큼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데 50에 머물고 있다면 그 50을 채워 나가는 과정에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라는 고통이 따른다. 문제는 성장을 하려면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데미안처럼 알을 깨고 세상에 나와 넘어지기도 하고 때론 자존심 상하는 창피도 당하면서. 은유 작가의 인터뷰가 아주 좋은 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면 빛을 발하지 못한다. 보석의 원석 같은 글 역시 세상에 나와 누군가 봐주고 피드백을 공유받을 때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힘은 '하루하루의 삶을 즐겁게 사는 것'



매일 한 편씩 블로그에 글을 쓰지만,
스스로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글을 잘 쓰면 이렇게
매일 쓰지는 않을 것 같아요.
글을 못 쓰니까,
잘 쓰고 싶은 욕심에
자꾸자꾸 씁니다.

영어공부든 글쓰기든,
어떤 일을 잘하는 비결은
매일 연습하는 것
말고는 없거든요.


김민식 PD <매일 아침 써봤니> 中


몇 번이고 꺼내서 다시 보고 싶은 문장이다. 글을 잘 쓰면 이렇게 매일 쓰지는 못할 것 같다는. 못 쓰니까 잘 쓰고 싶은 욕심에 자꾸자꾸 쓴다는. 어떤 일을 잘하는 비결은 매일 연습하는 것 말고는 없다는 말. 민식 PD 님의 글쓰기에 대한 애절한 사랑이 느껴지는 구절이다.


이 책에서 글을 매일 쓸 수 있는 힘으로 꼽은 건 다름 아닌 '하루하루의 삶을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것'. 매일의 일상을 즐거움으로 채우면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넘쳐 난다. '나는 멋진 삶을 살고 있다. 내게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그러므로 나의 글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게 키 포인트다. '내 글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렇게 내 글을 믿어 주어야 자신감에 생겨 계속 쓰고 싶어지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반복의 힘과 내 글을 꺼내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더해지면 이미 커다란 변화의 시작점에 서있는 것이라고. 글쓰기 멤버들은 물론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나 역시 완성된 사람이 아니다. 완성을 위한 과정을 즐기기로 마음먹고 나만의 보폭을 걷기 시작한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나를 가장 단단하고 견고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일이 바로 '글쓰기'가 될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나만의 캐비닛엔 정리되지 않은 비밀글들이 쌓여 있다. 지금부터 하나씩 꺼내보고 완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다듬어 볼까. 아 아니다. 어마어마한 비밀글의 양을 보니... 새로 쓰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다. 너무 큰 목표를 잡고 스트레스받아 중도 포기하는 습관을 바꿔보고 싶다. 작은 성취가 가져다 줄 힘을 믿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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