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월의개미 Nov 28. 2020

지난 일주일

언제 잠드는지 모르게 까무룩 잠이 든다. 잠 들기 전에 틀어둔 영화도 유튜브 영상도 펴둔 책도 잠에서 깨면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한다.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이야기는 고여 있다. 정작 말하고 싶은 사람한테는 말을 못해서 그런가. 뭘 탓하겠어 내 탓이지. 깨어 있기가 쉽지 않다. 아무 때나 담요를 덮고 새우잠을 잔다. 추운 것 같으면 양말을 신으면 된다. 그리고 다시 눕는다. 잠들기 전에 보기에는 역시 코미디 드라마. 이번 주말엔 이미 두 번 본 김씨네 편의점 시즌2를 틀었다. 이건 보다 잠들어도 그냥 다음 편 보면 된다. 취직하고 처음 맞는 겨울이라 그런가. 몸이랑 마음이 겨울잠 자던 시절로 돌아가려고 하는 거 같다. 재작년에는 러시아에서, 작년에는 제주에서? 암튼 엄청 잤으니까. 작년에 우연히 제주 협재리 뜨개방에 들어가 뜨기 시작한 목도리는 아직도 절반 밖에 뜨지 못했다. 다 뜨면 사장님께 사진 보내드리기로 했는데. 그냥 길 가다 뜨개방 들어가서 목도리를 뜨기 시작했다는 내 얘기를 듣고 친구가 소설 글감으로 써도 되냐고 물어봤었지. 아무래도 친구 소설이 내 목도리보다 일찍 완성될 것 같다. 작년 겨울에는 날이 춥고 건조하면 눈물이 나던데. 노화의 현상이라더니 작년보다 더 늙은 올해는 아직 그런 일이 없다. 휴가 다녀와서 와 일할 맛 난다고 떵떵 거렸는데 그로부터 열흘도 되지 않아 그냥 깨어서 밥 먹는 것도 힘들다. 이제 진짜 영양제 먹어야 되나 봐. 작년 겨울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어째야 하나. 앞으로 가야 하는데.

작가의 이전글 선인장 선물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