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작가 Jul 23. 2020

01.명상을 하면 육아가 좀 괜찮아질까?

육아와 명상 그 사이의 나

0720 Mon



무엇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될 때는 그것에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가 명상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렇다. 마음의 평온이 필요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수많은 감정에 날 것 그대로 노출되는 나를 지켜보는 일이 점점 버거워졌다. '이제 그러지 말아야지, 아이에게 버럭하지 말자, 나는 평온해질 수 있다' 이렇게 그저 혼자 되뇌이는 다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첫째는 6살이다. 만으로는 아직 4살인 57개월. 언제부터인가 첫째를 볼 때마다 어릴 적 내가 떠오른다. 어렸을 때의 나는 늘 해결되지 않는 감정으로 짜증이 나 있었고, 질투도 많았다. 에너지 넘치고 밝은 첫째가 한번씩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짜증을 내거나, 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성질을 부릴 때마다 참고 참아도 결국 버럭하게 되는 나. 우리 아이는 나처럼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하는 마음 때문에 화가 나는 걸지도 모르겠다.


감정에 취해 아이를 다그치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면 '하아....결국 난 또 이렇게 아이에게 막말을 하고 말았네' 깊은 죄책감에 마음이 쓰라린다. 등원 후 아이를 보내고 나서도 아이가 상처받지 않았을까, 아침부터 엄마에게 혼이 난 아이, 눈물 뚝뚝 흘리는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괴롭다.


다른 엄마들도 다 나처럼 이럴까, 나만 이런 걸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얘길 들어보면 다들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때론 나에게 그 정도는 양반이라며 되려 칭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주변과 비교할 일은 아니다. 육아의 과정이 지금 괴로운 상태라면 주변에서 나에게 어떤 평가를 내리던 간에,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뜻이니까.


명상은 어떨까?


예전에 김도인님의 명상 특강을 한번 들어본 적이 있다. 명상이란 어떤 것이며, 왜 우리 삶에 필요한지 전반에 관한 이야기들을 했다. 마지막엔 실습으로 다같이 눈을 감고 명상을 했다. 싱잉볼을 직접 가지고 오셨는데, 고요한 강의장에 울려퍼지는 그 소리가 마음 깊은 곳의 기억을 건드려 내내 눈물이 났다. 


순간에 집중하는 그 시간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았다. 그때의 그 평온함, 모든 것을 다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 잠깐의 시간동안 느꼈던 것들을 계속해서 내 삶에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별 것 아닌 일에 파르르 떨지 않고, 좀 더 포근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살 필 수 있다면.


이런 바램들이 명상을 떠올리게 했다. 명상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나지만, 요즘은 유튜브가 있으니 그것으로 하나씩 알아가며 실천해보기로 했다. 뭐든 습관으로 만들기 전까지가 어려운 법이다. 명상이 습관화 되어 있지 않으니, 그것을 내 삶의 일부로 만들기 위한 작업. 매일 10분이라도 꾸준히 한달만 우선 해보는 걸로 목표를 정했다.


명상 뿐만아니라 어떤 것을 계획할 때 기준을 늘 한달로 삼는다. 습관의 최소 필요일 수가 21일이라고 한다. 66일이나, 100일도 있지만 그것도 사실 너무 길게 느껴진다. 한달씩, 한달씩 쌓아가는 것이 부담이 없다. 그래서 나는 명상을 하기로 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늘 고충이 있기 마련이지만, 엄마로서 좀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헤쳐나가고 싶다.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고, 서로가 편안한 마음으로 성장해나가는 길. 그러려면 엄마인 나 부터 내 안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평온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아이는 항상 나를 좋은 길로 인도하는 안내자다. 아이들은 이 세상에 무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났고 본능과 감정에 충실하며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어른이 된 나는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나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고, 다시 그런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아이는 항상 내게 말을 건다.


지금이 바로 엄마, 진짜 나를 찾아야 할 때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30일간 블로그 글쓰기 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