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유쾌상쾌한 대반란, 을 기대하며 읽은 책 #손원평 작가의 #서른의반격 은 예상외로 재빠르지만 묵직하게 가드올릴 틈도 없이 잽을 날리고 있어서 미처 피하지 못하고 다다다다 얻어맞아 뇌가 얼얼했다. ‘서른살의, 젊다면 젊은 낙오자가 서 있었다. 아니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에 낙오한 적도 없다. 잘나갔던 적도 없기 때문에 슬럼프라는 말도 사치다. 그저 하루하루 살았을 뿐이다. 내 깜냥만큼. 내 능력만큼. (P.170)’ 라고 우는 주인공의 모습에 어찌나 가슴이 미어지던지. 자신의 기대보다, 꿈보다, 이상보다 작은 깜냥을, 능력을 인식하는 순간만큼 아픈 순간이 또 있을까. 그러나, 그것을 인식해야만- 사람은 더욱 커지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게 아닐까. 그러니까 그 인식의 순간으로부터, 반격은 시작되는 것 아닐까.
패기넘치던- 세상에 나만 반짝이는것같던 이십대 초반, 그리고 사실은 먼지였다고 스스로의 한계를 발견하며 좌절하는 이십대 후반, 멍청하고 답답했던 선배들의 모습을 답습해가는 삼십대초반... 그리고 지금. 이 책 속의 주인공들보다 한 세대정도 위일까. 지금의 나와, 내 친구들은. 점점 머리가 굳고 보수화되고 용기는 사라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판박이라도 한 듯 고스란히 박혀져있는 이 소설이 참 쌉싸름했다. 인간, 어짜피 보수화되고 꼰대화 될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살다 언젠가 인생 전체가 창피해질 날(p.22)” 이라도 마주하지 않도록 항상 제 삶을 살뜰히 돌아보며 살아야하는 존재가 아닐까. 서른 중반을 넘어 사십대로, 꼰대의 길로 접어든 우리들이여, 영포티니 뭐니 주접 떨지 말고 우리 창피함을 알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