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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숲 Nov 13. 2017

사람은 모두 하나의 별이다.

예술이라는 은하에서 반짝이는, 별.



하나의 인터뷰이의 인터뷰가 시작될 때, 제일 처음 언급된 음악을 찾아 틀어놓고 한 꼭지 한 꼭지 읽어내려갔다. 영화를 만들고, 글을 짓고, 음악을 짓고,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모두 반짝이는 별들 같았다. 그 하나하나의 별들로 이루어진 #예술이라는은하에서 헤매던 요 며칠이 참 즐거웠고, 한편으로는 조금 우울했다. 한 방향으로 세워둔 성능 나쁜 망원경을 더 멀리, 더 자세히, 더 선명히 볼 수 있도록 손보기도 전에, 다른 방향으로 또다시 성능 나쁜 망원경을 한 대 더 세워 저 은하의 수많은 별들 중 아주 일부, 아주 밝고 선명히 빛나는 커다란 별들만 발견한 주제에 이 별도 알고 저 별도 안다며 우쭐대던 나에게- 아직 나라는 별까지 도달하지 못한 별빛, 내가 채 눈치채지 못한 별빛이 세상에 얼마나 많이 반짝이고 있는지를 이렇게 새삼스레 확인하게 만드는 책을 읽고 나면 사실, 이 거대한 은하에 촘촘히 박혀있는 별들을 어디까지 알고, 공부할 수 있을까. 초조하고 조바심이 나서 우울해지고 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성능 안테나와도 같다'고 소개된 저자, #김나희 작가님과 같은 분들의 존재에 의미가 생긴다. 내가 찾지 못한, 내가 보지 못한 반짝이는 별들을 이만큼, 내 앞까지 데려와 소개해주는 사람들의 존재는 언제나 감사한 것이다. 그녀가 이 예술가들에게 귀 기울여 알아낸 별의 비밀들. '순수하게 단순해질 것, 철저하게 자신이 될 것, 뜨겁고 치열하게 자신을 쏟아내며 매번 최선을 다할 것, 이루고 난 이후에도 끝없이 노력할 것, 예술 이전에 먼저 좋은 삶이 되어, 삶을 돌보며 잘 살아갈 것(p.8)'이라는 메시지가 한가득 담겨있는 이 책으로 많은 사람이 지친 삶에 다시 따뜻한 열정의 불을 지필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눈에는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나 그 사람들은 모두 그 성공에 자만하지 않고, 더욱더 훌륭해지기 위해, 철저해지기 위해, 완벽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제어하고, 노력하고 있었다. 작은 성취 하나에 일희일비하며 쉽게 자만하는 나라는 인간에 대한 반성이 <시모어번스타인의 말>에 이의 <예술이라는 은하에서>를 읽고 계속계속 이어지는 요즘이다. 그러나 반성이라는 것은, 더 좋아지기 위한 첫걸음이니까. 나는 내일 오늘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책을 다 읽고, 첫 페이지로 돌아가 인터뷰이들의 사진을 한장 한장 바라보았다. 이 눈빛들을 기억해둬야지. 나도, 좀 더 반짝이는 눈빛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지.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고 말테야, 대단해지고 말테야, 라는 욕망에 가득한 마음보다는 '거대한 세계에서 배우고 또 배우며(p.251)’ 하루 하루 뭔가 더 알고, 배우고, 쌓았다는 것에 행복을 느끼며 '자기 개인의 표현, 숨겨진 자아를 끌어내지 못해 안달하는 존재(p.45)'가 되기보다는 '어떻게 세상과 내가 대면하는지를 보여주는(p.45)'사람이 되어야지. 열심히 쌓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다보면 언젠가 무언가 만들어내어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쓸데없이 바짝 힘을 들여 투지를 불태울 필요는 없다(p.244).' 그런 투지와 욕망으로 인한 부자연스러운 만들어낸 자아는 너무나 쉽게 발각되는 법이니까. 열심히, 나의 자연스러움을 찾아내자. 이브클라인 블루색상의 아름다운 책, 책상위 선반에 표지가 보이게 올려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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