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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택의 기술 이은영 Jan 19. 2017

파괴적 현상, 그 거대한 파도  <퍼펙트 스톰>이 온다

거대한 변화, 다가올 미래, 그리고 기회

샌프란시스코의 해변가 도로는 그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운 좋게도 당신은 샌프란시스코 이 아름다운 해변가 도로 위를 내달리고 있다. 꽤 혼잡한 고속도로이지만 바람도 선선하고 새파란 바다의 표면과 햇빛이 만나 낸 그 오묘한 색에 황홀하다. 그렇게 천천히 달리다가 당신은 도로 위에 세워진 대형 광고판과 마주하게 된다. 무심코 그냥 지나칠 수도 없을 만큼 굉장한 크기의 광고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흰 큰 바탕에 있는 것이라곤 까만 글씨뿐.

저게 뭐람?

이쯤 오면 이 광고판이 슬슬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도로 한복판에 설치된 광고판의 모습은 아래와 같았다.



{오일러 상수 e에 등장하는 숫자 중 처음 나타나는 10자리 소수}. com


여전히 해석이 안되지만 공대생, 프로그램을 짤 줄 아는 사람은 해석 가능한 용어이다. 하지만 이것을 풀 수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난데없이 도로 한복판 위에 나타난 문제를 풀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당시 이 문제는 구글링을 해도 전혀 그 답이 나오지 않아 반드시 본인이 프로그램을 짜서 답을 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96 6642742746
97 6427427466
98 4274274663
99 2742746639
100 7427466391

7427466391


위와 같이 계산을 하면 드디어 오일러 상수 e에 등장하는 숫자 중 처음 나타나는 10자리 소수인 7427466391을 구할 수 있게 된다. 이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7427466391.com을 들어가 볼 차례이다.


7427466391.com


정말 떨리지 않겠는가? 아무런 표시도 없는 광고판에서 대뜸 이 문제를 풀어봐! 식의 문구. 어렵게 문제를 푼 만큼 기대반 의심 반의 순간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방의 불을 모두 끄고 문도 걸어 잠그고 드디어 당신은 클릭 버튼을 누른다. 그랬더니 이런 문구가 나온다.


“축하합니다. 다음 문제는요~!”


‘어렵게 어렵게 풀었고만…
 지금 나랑 장난해!!!!!’


이제 당신에게 남겨진 선택 안은 단 두 가지이다.

첫 째, 열폭하며 당장 그만두거나 둘째, 다음 문제까지 풀어보는 것이다.


당신이 두 번째 선택을 했기를 간절히 바란다. 왜냐하면 두 번째 문제까지 풀고 클릭 버튼을 눌렀을 때 당신은 아래와 같은 화면을 마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회사 중 하나인 구글의 2004년 입사 전형이었다. ‘역시 구글은 달라’ , ‘이야, 역시 입사도 구글답게 하네~!’ 싶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한 감탄이 아니다.


“구글은 도대체
왜 이런 광고를 낸 것일까?"


그것은 바로 우리가 선택할 것이 너무 많은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선택할 것이 너무나 많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니트가 하나 사고 싶포털사이트에 여자 니트라고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선택의 폭이 마치 날 기다렸다는 듯이 창에 뜬다.


여자 니트
13,603개
여성 상의
1,565,656건 더 보기


너무 많은 선택권 앞에 나는 가만히 창을 닫고 싶어 진다. 구글 또한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이런 독특한 채용방식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As you can imagine, we get many, many resumes every day, so we developed this little process to increase the signal-to-noise ratio.
당신이 알고 있듯이, 우리는 매일매일 엄청난 양의 입사 지원서를 받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 수많은 소음 속의 신호를 잡고 싶었습니다.


Signal-to-noise.


시끄러운 소음과 같은 내게 필요도 없는 소음 속에서 우리는 내 주파수와 정확히 일치하는 그 신호 시그널을 잡아야만 한다. 구글은 제시된 과제를 풀 만큼 실력도 있으며, 아무런 회사 로고 표시도 없이도 이 문제를 풀고 싶은 호기심 가득한 인재를 원했던 것이다.


소음 속의 신호

수많은 변화와 선택권 속
나는 무엇을 잡아야 하는가?
어떤 주파수와 신호를 맞추면
그 시그널과 만날 수 있을까?


연일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시대이다. 그럴 때면 참 낯설다. 나만 뒤쳐지는 듯한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할 것이며 기술과 과학의 발전이 오히려 인간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위기 조장성 예측들도 충분한 검증 없이 난무하고 있다. 혹시 당신 역시 막연한 두려움, 위기의식과 같은 알 수 없는 위협이 느껴지는가? 이미 벌어지고 있는 변화들이 내 눈에만 안 보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괜시레 불안한 마음이 든다.



며칠 전 한국경제에 대한 어두운 퍼펙트 스톰이 예견되어 엄청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경제위기, 부채, 정치 위기, 보호무역주의, 금리위험의 대재앙과 같은 퍼펙트 스톰이 아닌 그 안의 거대한 변화와 다가올 미래, 그리고 기회가 아닐까? 언제나 그렇듯 무엇이 손에 안 잡힐 때는 책을 찾는다.

그렇게 내게 발견된 두 권의 책.


첫 번째 책:  <인에비터블>, 기술 칼럼니스트 케빈 켈리 지음/청림출판

"모든 사람과 모든 기계가 연결되어 하나의 세계적인 매트릭스를 구성할 것이다. 그리고 여태껏 접한 적이 없는 가장 크고 가장 복잡하고 가장 경이로운 무언가로 수렴될 것이다.” [2017년 1월 17일 출간]
사상가 케빈켈리, <인에비터블>


두 번째 책:  <퍼펙트스톰>,
기술사상가 송인혁 지음/프래너미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기술의 변화가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의 변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습관이 바뀌는 지점이다. 역사를 통틀어 거대한 변화를 몰고 왔던 현상의 본질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고, 사람들의 연결이 있었다. 연결될수록 의식이 생기고 그 연결이 많아지면 달라진다. 그래서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연결에 주목해야 한다.
[17년 1월 16일 출간]
빅씽커 송인혁, <퍼펙트스톰>


하루에도 몇 천권씩 쏟아지는 신간 ‘노이즈’ 속에서 내가 잡은 강력한 ‘시그널’


이 두 권의 책을 읽은 것은 분명 어떤 신호에 의한 것이 틀림없었다. 한 번의 쉼 없이 모조리 읽어 내 달릴 만큼 몰입하게 만드는 두 권의 신호와 같은 책들.


출간일도 하루 차이로 비슷한 두 책은 많이 닮아있다. 하지만 시그널과 같은 두 권의 책 중 굳이 한 권을 뽑자면 대한민국 저자가 쓴 두 번째 책 <퍼펙트 스톰>을 꼽고 싶다. 저자는 말한다.


혁명이란 급작스럽게 일어나는 변화도, 한 사회가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지점도 아니다. 혁명은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나 등장이 아니라 사람들이 내린 어떤 선택들의 임계 지점을 말하는 것이다.

인에비터블 < 퍼펙트스톰(만약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퍼펙트스톰'에 한 표!)


이 책은 내가 속한 현실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위기라 단정하며 위협감을 주기보다 이 속에서 내가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탐색하게 해 준다. 단순히 변화의 미래를 제시하며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일상에서 일어나는 변화부터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저 멀리 나와 동떨어진 변화가 아닌, 삶 한가운데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말이다.


과거는 소수가 여론과 자본가치를 독점하는 시대였다. 선택된 소수만이 연결의 중심에 있고 다수의 사람들은 그 소수를 통해서면 연결될 수 있었던 점대 점의 연결 구조 말이다.

<퍼펙트스톰>, 21페이지 / 기술사상가 송인혁 저자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의 저자, 클레이 서키 교수는 말했다.


예전에는 큰 일에는 돈이,
작은 일에는 사랑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 작은 사랑으로
큰 일을 할 수 있게 된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개인은 우리 자신이 스스로 미디어가 되어 저마다의 가치로 모여들면서 다양성의 생태계를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다. 더 이상 초일류 기업이 아니라 초일류 개인이 탄생되는 현상을 직접 목격하는 세상에 비로소 살게 된 것이다.


퍼펙트 스톰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개별적인 기상 현상들이 겹쳐져 한꺼번에 만났을 때 나타나는 거대한 파도로 파괴적인 현상을 말한다. 개인의 생각과 시도가 곧 집단이 되고 기회가 되는 100년에 한 번씩 온다는 퍼펙트 스톰의 시대를 비로소 마주한 것이다.

https://youtu.be/tKO0kLkuFPU

Shift Happens 영상

저자가 유투브에 업로드한 Shift Happens영상에 따르면 우리가 이 문장을 읽고 있는 1초의 순간에 유튜브에서는 무려 1,100,000개의 동영상이 소비되고 있다고 한다. 구글에서는 100,000,000회 이상의 검색이 일어나며, 페이스북에서는 2백만 개 이상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는 매일 1억 개의 글이 업데이트되고 있고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해 공유하고 전파하는 링크의 수는 무려 하루 49억 개에 다다른다.


퍼펙트 스톰은 이미 시작되었고
세상은 변했다.
Shift Happens!


나는 이 모든 것과 경쟁할 것인가?

아니면 연결할 것인가?

선택은 온전한 나의 몫이고

이 책 덕분으로 나는 비로소 답이 아닌 옳은 방향을 찾은 것 같다.


최근 읽은 가장 좋았던 두 권의 책 저자 소개
1. <퍼펙트스톰>저자 송인혁 기술사상가

저자 송인혁은 세상의 변화에 대한 빛나는 통찰을 제시하는 빅 싱커(big thinker)이자 기술사상가. 기술이 삶에 스며들 때 우리의 의식과 일상이 어떻게 변모해갈지 그려내고, 조직과 기업이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다. 그는 독특한 서사 구성과 사고 흐름을 바꾸는 스토리메이커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혁신가이자 운동가이기도 하다. 또한 크리에이티브 큐레이터로서 세계 지성의 향연 TED 글로벌 컨퍼런스를 국내에 알리며 지역 이벤트 TEDxSeoul, TEDxSamsung, TEDxItaewon의 기획자로 참여했으며, 20x20 등 새로운 큐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실험하며 국내의 강연 문화 성장과 확산에 힘을 썼다.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컨퍼런스를 기획하여 대중과 정치를 독특한 방법으로 결합하여 정당 정치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세계 170개 도시가 참여하는 행동가들의 실패를 축하하는 FUN(FuckedupNight) 서울의 큐레이터로, 실천가들의 야외판 TED로 불리는 라이프 스쿨을 공동 기획하여 또 다른 흥미로운 판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 라이프스퀘어의 공동대표로 있으며 대표작으로 《창조력 주식회사》 《스파크》 《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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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에비터블>저자 케빈켈리 기술칼럼니스트

저자 케빈 켈리(Kevin Kelly)는 세계 최고의 과학 기술 문화 전문 잡지 〈와이어드〉의 공동 창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처음 7년 동안 그 잡지의 편집장을 맡았다.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사이언스〉, 〈타임〉, 〈월스트리트 저널〉을 비롯한 여러 지면에 글을 발표했으며, 네트워크에 기반한 사회와 문화를 예리하게 분석한 통찰력 넘치는 글들로 〈뉴욕타임스〉로부터 ‘위대한 사상가’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해커 회의, ‘웰(Well)’과 같은 인터넷 공동체를 통해 사회와 문화의 혁신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베스트셀러인 《디지털 경제를 지배하는 10가지 법칙》과 《기술의 충격》, 《통제 불능》 등의 저서가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패시피카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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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읽으셨나요? 어떤 생각의 움직임이 일어났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왜냐하면 그들에게 정말 필요이야기일지 모르니까요. 이 글을 쓴 이은영 작가와 소통하고 싶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왜냐하면 연결 속에 또 다른 가능성이 만들어지니까요. 새로움이 느껴진다면 생각만 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실천해 보세요. 변화는 원래 그렇게 만들어지기 마련이니까요. 커피 값은 아껴도 책 사 읽는 돈은 아끼지 마세요. 책이야말로 커피 두서너 잔 정도의 가장 저렴한 돈으로 제일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보물 중 하나니까요.
Facebook: @glamjulie / YouTube: 이은영의 글램 토크 / Blog: blog.naver.com/dreamleader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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