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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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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현 Dec 14. 2023

내 마음의 병과 잘 안녕하기 위해 다시 글을 쓰기로했다

마음의 병에서 나아지고 싶은 이유

어느 순간부터 '힘들다'라는 말을 꺼내는 것 조차 어려워하던 내가 이제는 매일같이 '힘들다' 라고만 말하고 있다. 누가 듣지 않아도 혼자서 습관처럼 매일 말하고 있다.


제때에 충분히 힘들어하고 풀었어야 할 감정과 일들을 괜찮아 괜찮다 하면서 대충 넘기고 묵혀두었던 탓일까. 한번 무너지듯 터지고 나니 원상복귀가 불가능해졌다. 아마도 마음의 병이 생긴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심각한 병으로..


무기력한 우울증상은 기본이고, 사람 많은 곳 또는 밀폐된 공간과 지하철을 이용할때마다 겪고 있는 과호흡과 공황장애, 낯선 사람뿐만 아니라 이젠 모든 사람을 마주할때마다 눈치보며 긴장하게 되고 이유없이 불안한걸 보니 대인기피증까지 생긴 것 같다.


이혼한 후로 심해진 남성공포증은 여전히 나를 괴롭게 한다. 대인기피증은 최대한 사람을 가까이 마주하지 않고 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면 그나마 조금은 나아지지만, 남성공포증은 시도때도 없이 불쑥 나를 불안하게 만들어 아무 잘못 없는 오빠에게 드러나.. 여러모로 미안할 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사실을 인지한 뒤로 마음이 더 힘들었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내 곁에 머무는 내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나는 결심하고 싶었다. 반드시 이 마음의 병들과 잘 안녕하기로.


그래서 다음주 월요일 정신과 진료를 예약했다.

그것만으로 벌써 마음이 조금은 나아진 듯한 기분이 든다.

혼자 힘으로 버텨내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 내 마음상태를 털어놓고 기댈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든든하다.


어쩌면.. 정말 그거 하나면 충분했던 것 아닐까.


이 글을 쓰면서 희망이 생겼다.

분명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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