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미안했던
어렸을 적에는 잦은 일로
눈물을 글썽이는 날들이 많았다.
형은 나의 그런 모습을 싫어했고
울상을 짓기만 해도
"사내자식이 그깟 일로 왜 울어?"
라며 꾸중을 듣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송골 맺힌 눈물을
꾸역꾸역 속으로 감추려 했다.
그렇게 눈물은 드러내서는
안 되는 수치심이었고, 나약한 사람만이
흘리는 자기방어였다.
운다는 것은 지는 것과 같았다.
점차 어른이 되어갈 때,
관계와 상황으로부터 받은 상처들은
아물어 가고 단단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순간 억지로 메워가던
가슴은 종종 몽글거렸다.
허우적 대는 내 모습을 감추기에
급급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많은 것을 참아내어
눈물은 속에서 메말라갔고,
슬픔은 만성이 돼가는 것 같았다.
나는 지쳐있고 슬퍼하는
나에게 미안했다.
그리고 그 슬픈 나에게
눈물로 해소시켜주지
못해서도 미안했다.
진정 울지 못해서 미안한 날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