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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현 Kee Kim Nov 11. 2018

초짜 이벤트 매니저의 머릿속

질문을 할 줄 몰라요.

한동안 글을 쓰지 못해 아쉬움이 가득찼다.

글을 쓰지 못했던 이유는 새로운 환경에서 나에게 던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위의 말은 명확하지 못한 듯, "새로운 일에 적응을 하는중"이라 그랬다.


Event Management Manager

내가 가진 새로운 이름이다.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이벤트를 마케팅 팀의 일원이다. 이만큼 ROLE에 대한 명확한 명칭이 있을까? 하지만, 나에게는 더 많은 혼동들이 생기기 시작한 이름이다.


한글 명칭으론 #이벤트 매니저 라고 칭하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크고 작은 오프라인 이벤트에서 많은 역할을 해야하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들어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내 머릿속은 혼동의 연속이 끊이지 않게 되었다.


첫번째 = 많은 역할

내가 가진 첫번째 혼동이 여기에 있었다. 바로 #많은 역할이다. 내가 해야하는 역할은 과연 어디까지인 것일까? 사실 이렇게 정의를 내리는 것보다는 더 쉬운 표현을 빌리자면,

내가 어디까지 하면 다른 사람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일까?

오프라인 이벤트가 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가 결합하여야 한다.

이벤트 컨셉 / 발표자 / 발표 컨텐츠 / 장소 / 시간 / 이벤트 목적 / Narrative / 체험존 / 등록관리 / 음식 / 서베이 등등

그렇다면, 이벤트 매니저가 해야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음.. 더 나은 표현으로는, 어디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까?) 이게 나에겐 너무나도 큰 결정의 갈림길이었다.

이벤트 매니저라면, 이벤트의 A to Z를 해야하는게 마땅하다. 이렇게 해야만이 일관된 내용과 행사장의 컨셉을 나타내어, 명확한 내용을 전달해줄 수 있기때문이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 나의 착각이었다.


조직이라는 곳에는 다양한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다양한 역할이라는 것이, 왜 존재하는 것이겠는가? 서로가 가진 다른 역량을 극대화시켜 조합하고 실행으로 옮겼을 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본적인 것이,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만드는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즉, 내가 집중해야하는 것들을 찾아가야하고, 집중하는 곳에서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것. 이게 바로 각자가 가진 역할에 기대되는 부분이 아닐까? 하지만, 이 역할을 찾아간다는 것이 너무나도 내겐 어려운 일이고, 아직까지도 많이 어려운 부분이다. 왜 이런 어려움이 생겼을까?


팀웤

항상 일을 시작할 때,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진다. 그래야 경쟁사, 다른 사람들보다 더 멋지게 나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많은 검색도 하고, 머리도 굴려보고, 아이디어를 위한 글을 썼다 지웠다 반복하기도 한다. 그런데, 결국 남는 것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네이버에서 검색한 수많은 기록들,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쓰고 지웠던 쌓여있는 메모, 그리고 아이디어가 안나와 생긴 스트레스. 자괴감


결국 돌이켜보면 하나도 없었던 것이 나의 결과물들이다. 안한셈이나 마찬가지다. 이런걸 보면 자존감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내가 기여한 바가 도저히 보이지 않기 때문.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든 것이, 내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닐까?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 나혼자 찾고 있었던 것이 엄청난 큰 문제였다. 우리 팀, 다른 팀의 사람들과 함께하지 않았던 것. #팀웤을 할 줄 모르는 걸까?


굉장히 크리티컬한 문제가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업무스타일을 보니, 나는 질문이라는 것을 아끼는 스타일이었다. 왜 나는 질문을 아꼈을까?

#수준 떨어지는 질문을 해서, 욕 먹을까봐?
#바쁜 사람들을 내가 방해할까봐?
#다른 팀에서는 말하긴 어려운 상황인데, 눈치 없이 질문하는 걸까봐?

인정하기에는 너무 큰 단점이지만, 나는 정말 묵묵히(좋은 표현으로) 자리에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사실, 그 상황에서 내 머릿속은 온갖 이벤트의 요소들이 부딪히고 깨지고 난리가 나고 있다.


이 부분들이 사실은, 질문을 하고 함께 이야기하면 끝날 수 있는 부분들이다. 다시 말해 우리팀 or 다른 팀들과 함께 Co-Work를 하면 되는 것이다.


아, 내가 혼자서 무언가를 뚝딱 만들어내면 사람들이 박수쳐주던 그 모습을 기대하지 말자.

같이 고민하고, 준비하고 만들어내고 정리하는 것까지. 함께해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

나에게, 누군가와 함께하기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질문(제안) 할 수 있는 용기이다.

혹여나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대다수가 이게 뭐야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질문 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굉장히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가장 못하는 것은 다른 이들과의 식사를 위한 음식을 고르는 것. 정말 못한다. 결정을 못한다. 하지만 그 전에 제안을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까봐.

내가 섣불리(?) 제안한 음식을 먹었을 때, 맛이 없어서 귀한 돈과 시간을 사용하는 나쁜 경험을 선물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결국 음식 제안(질문)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 모습이 일을 할 때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괜히 내가 제안한 것들이 그들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보일까? 라는 혼자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즉,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질문이 필요하다. 다른 팀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기 원한다면, 그 것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굳이 그런 목적을 잡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게 좋은 목적인가요? 이전부터 진행한 프로모션을 왜 하시나요? 해당 프로모션이 잘 작동되지 않는데 이걸로 결정한 이유는? 어디까지 내가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나요? 등의 적극적인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내 주변 모든 이들이 조언해주었다.)

(사실 얼마 전 이벤트를 준비하기 전에, 질문을 하지 않고 시작해서 완전히 꼬여버린 이벤트가 있다. 이것은 나의 100% 잘못.)


그리고 혹시라도 나의 질문이 부족하여, 내가 더 발전이 필요하다라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부끄러워하지 말 것. 부족하고 배워야하는 시기임이 100% 맞다. 그러기에 피드백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앎과 상대방의 피드백에 대해 의견이 있다면 말해볼 수 있는 더 큰 용기가 내겐 절실하다.


질문 할 수 있는 용기, 나의 부족함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용기, 나의 의견을 낼 수 있는 용기,

이제 내가 빠르게 고쳐야 할 숙제들이다. 


질문이 많은 마케터
새로운 나의 이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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