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해가 들어오는 통창 앞에 앉아있다. 정말 다시 피어나줄까 가 의심스러웠던 나무에서 어느새 새 잎이 쏙쏙 돋아나 창밖 풍경이 온통 연두가 되었다. 흐리기만 한다는 일기예보 무색한 찬란한 햇볕. 빛을 받아 더 찬란한 새 잎들, 쑥쑥 더 커줄 것만 같은 희망.
창가에 둔 파키라가 빛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얼마 전 무름병에 걸려 한 뿌리를 통째로 잃었음에도, 나의 파키라는 여전히 아름답고, 씩씩하다. 무심한 식집사에게도 선물을 가져다주는 감사한 식물. 존재 자체로 위안이 되어주는 것들.
그리고 아침의 노래. 들을 줄만 알지 찾을 줄을 모르는 나에게 오늘의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는 완벽하다. '아침에 듣기 좋은 상쾌한 팝송'. 뻔한 제목이 밉지 않을 만큼 근사하다. 정말 제목과 똑 떨어지는 곡들. 너무 화려하지 않은 적당한 포크곡, 음색이 좋은 잔잔한 곡들. 나른함과 활기참이 적당히 오버랩되는 노래들이 정말, 아침의 곡들로 손색없다.
이 정도. 이 정도가 나를 충분히 숨 쉬게 한다. 인생이 녹록할 리 없건만, 굳이나 확인 사살을 하고 와서는 흔들리는 멘탈에 온몸이 부서질 것 같았지만 안 그런 적이 어디 있었다고. 그래도, 나에겐 이 정도 숨 쉴 수 있는 충분한 행복들이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숨을 쉬자. 감사한 것, 대견한 것, 감동적인 것, 압도적인 것, 고요한 것은 어디에나, 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