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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희 Sep 30. 2019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

서로의 속도에 맞추지 못해서 관계가 끝나버리는 일은 흔하지. 우는 시간이 다른 건 슬프지.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하루가 텅 비어 버리는 사람과 어떻게든 채운 하루가 밤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은 서로가 그저 잘 지내고 있는 줄 알겠지. 그래서 멀어지겠지. 서로의 행복을 빌다가도 저주하고 저주하다가도 행복하게 해 주세요, 기도하겠지. 웃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다가 화가 났다가 멍했다가 울다가 다시 담담해지겠지. 그렇게 시간이 가겠지. 해가 지고 밤이 오면 오늘의 상자를 닫겠지. 너의 모든 약점과 사랑스러운 점이 담긴 한 칸을 또 하루 옆으로 밀어두겠지. 멀리멀리, 어둠 속으로 제쳐두겠지. 그렇게 또 잃겠지.

사람들은 멍청하지. 그래서 끝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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