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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플레이크 Jan 24. 2020

베를린 바우하우스 전시에 다녀오다

다시 새로 쓰는 베를린 일기 

전시 마감을 열흘 남겨두고 <오리지널 바우하우스(Original Bauhaus)> 전시에 다녀왔다. 영어로 가이드 투어를 들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미리 예약을 했어야 하는데, 안 해도 되는 줄 알고 있다가 시작 15분 뒤에 (사람이 안 차서) 운 좋게 조인했다. 가이드는 전시되어 있는 주요 작품이나 디자인이 아니라 바우하우스의 정신과 커뮤니티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했는데, 작품 뒤에 숨은 역사와 이야기를 듣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오리지널 바우하우스 전시 포스터 

전시는 바우하우스가 존재했던 14년 동안 발명된 14개의 핵심 작품을 위주로 소개하면서 그 14개의 작품이 가진 원형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실제 전시된 것은 1000점에 달한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것은 ‘바우하우스와 여성’에 관한 관점이었는데,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에 앉아있는 여성이 ‘왜 바우하우스에서 가장 유명한 익명의 여성이 되었는지’, 왜 바우하우스 전시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는지 알게 된 점도 그렇다. 

© Dr. Stephan Consemüller

당시 목재로 만든 독일의 가구들은 쉽게 옮길 수 있는 무게가 아니었다. 전통 소재인 목재가 아닌 강철을 구부려 만든 이 모빌 의자는 가볍고 언제 어디로든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아이디어의 포인트였으며, 획기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가면을 쓴 여자가 입은 민소매 원피스 역시 당시(1920)엔 매우 혁명적이었다. 팔다리를 내놓는 길이의 디자인 자체가 바우하우스 내에서도 이미 급진적이었던 것.(리스 바이어가 만든 이 원피스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여기서 이 여성이 누구인지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누구나 이 여성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 



전시에서는 사진처럼 가면을 쓰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놨다.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처럼 똑같은 각도와 구도로도 찍을 수 있지만, 찍혀진 사진은 모두 다 다르다. (그 다양한 사진들은 #originalbauhaus 검색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베를린 '베를리나세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의 티저 영상 


전시 설명을 마치면서 가이드가 마지막에 했던 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바우하우스의 오리지널이 발명된 이래, 100년 동안 작품들이 재생산되고 끊임없이 복제품도 생겨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오리지널을 보러 찾아옵니다.
오리지널은 절대 구식이 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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