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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플레이크 Nov 23. 2020

이게 베를린인데...

또 다시 쓰는 베를린 일기 


지하철 역 끝에서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누군가 걸어왔다. 지팡이 소리까지 더해진 불규칙한 소리를 내며. 

엄청나게 큰 키에 올 블랙 의상, 도드라진 가슴이 커스튬이란 건 본능적으로 알았지만, 얼굴도 기이했다. 내 쪽으로 다가올수록 얼굴에도 가면을 썼다는 걸 알았다. 흠칫했다. 그리고 동시에 감탄했다. 당장 “오! 사진 하나 찍어도 돼요?” 하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지팡이로 맞을까봐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우린 같은 지하철을 탔다. 그녀가 나를 향해 앉았다. 


이 밤에 그녀 혹은 그는 어디를 가는 걸까. 아마도 킨키클럽에 가는 거겠지?

베를린에 코로나19가 닥치기 전 봤던 마지막 풍경.

이게 베를린인데. 

그녀도 이젠 갈 곳을 잃었겠지…


# Das ist berlin #동미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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