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띤떵훈 Oct 28. 2024

다시 보는 인간관계 지침



올해 1월 인간관계 지침을 설정했다. 기본은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 가져왔고, 세부 디테일은 작년에 읽은 경영학 책에서 가져왔다. 지침은 짧다. 짧은 글도 안 보면 잊는다. 긴장을 놓치면 나태해지는 게 인간이다. 주기적으로 읽는다. 자신의 대인 관계 상태를 점검한다. 여러 번 읽은 글은 속독하게 된다. 의식적으로 천천히 읽는다. 음미하면 하나하나 깊은 맛을 낸다. 인생 선배의 조언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인간관계 지침을 만든 이유는 함께 잘 살기 위함이다. 나와 관계하는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 나로 인해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갖길 바란다. 그들에게 즐거움과 유익함을 주기 위해서 지침을 만들었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더불어 사는 사회다. 더불어 살기에 능한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이다. '잘' 살고 싶다.



첫 번째로 꼽는 핵심은 칭찬이다. 칭찬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상투적인 표현이다. 익숙한 말은 쉽게 왔다 쉽게 나간다. 나가려는 말을 붙잡는다. 곱씹는다. 칭찬은 상대의 좋은 점을 파악하는 능력과 표현하는 능력의 합이다. 아름답게 살기 위해선 아름다운 것을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칭찬이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연습을 통해 기르는 사람도 있다.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다. 상대의 좋은 점을 눈치채는 것은 아름답다. 그것을 표현하는 행위도 아름답다. 누군가를 기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며, 인간을 긍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칭찬에서 중요한 것은 아첨하지 않는 것이다. 아첨과 칭찬의 차이는 진심이다. 진심을 말해야 한다. 생각과 다른 말은 거짓말이다. 아첨은 티가 난다. 듣는 상대도, 하는 나도 기껍지 않다. 진심이 담겨야 칭찬이다. 그러기 위해 관찰이 필요하다. 상대를 주의 깊게 관찰한다. 관심은 관심을 낳는다. 내가 관심을 가져야 상대도 내게 관심을 갖는다. 관심을 가지면 상대의 좋은 점이 눈에 들어 온다. 왜 좋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면, 상대가 빨간 스웨터와 잘 어울린다. -네가 입은 옷이 너의 따뜻함을 잘 드러낸다. 한층 생기 있어 보여-라고 말하면 된다. 주의 깊은 관찰, 진심을 담은 칭찬이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든다. 



다음 핵심은 존중이다. 상대가 항상 자존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비난하지 말고, 망신 주지 않는다. 상대의 실수를 대수롭지 않은 일인 양 여긴다. 즉시 상대의 잘못을 용서한다. 자신의 허물을 내보이며 상대가 민망해하지 않게 만든다. 인간에게 플라세보 효과는 실재한다. 상대를 우아한 사람으로 대한다. 그러면 그는 우아한 사람으로 거듭난다. 상대의 의견도 마찬가지로 존중한다. 상대가 어떤 일을 하길 바란다면 명령이 아닌 제안의 형식을 취한다. 상대가 내 앞에선 언제고 괜찮은 사람이 된다. 존중이 가능케 한다.



다음은 겸손이다. 겸손은 호감을 부른다. 원하는 바를 명확히 해야 한다. 내 인간관계의 목적은 상대의 호의를 얻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상대와 싸워 이기는 게임이 아니다. 겸손의 방법은 상대와 경쟁하지 않고, 상대가 돋보일 기회를 주는 것이다. 적을 만들고 싶으면 상대보다 높은 패를 내고, 친구를 만들고 싶으면 낮은 패를 낸다. 이것은 어려운 일이다. 잘난 사람이 되고픈 마음은 누구나 있다. 이 마음을 억누르고 상대의 손을 들어주는 일은 숭고하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대의를 위한 본능의 희생이다. 인간이 아름다운 것은 이성의 힘으로 올바른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겸손은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고, 친구를 만든다. 



다음은 호감 표시다. 칭찬과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분명히 다르다. 칭찬은 상대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말하는 행위다. 호감 표시는 상대가 '좋은 이유'를 발견하고 말하는 행위다. 진심으로 상대의 행복을 바란다. 그 마음이 잘 전달되는 방법을 찾는다. 상대에게 선물하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표현한다. 미소를 짓고, 따뜻하게 이름을 불러준다. 스누피가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스누피는 조건 없이 친구를 사랑하고 반겼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단순한 메커니즘이다. 호감을 표시한다.



봄이다. 하늘이 맑다. 볕이 잘 드는 카페에 앉아 정성껏 내린 커피를 마신다. 인생이 아름답다. 하루가 감격스럽다. 이 감동을 주위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 기왕 나눌 거 효과적으로 나누는 편이 좋다. 인간관계 지침을 다시 읽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