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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멜팝콘 Jul 28. 2016

18.<부산행>

좀비의, 좀비를 위한, 좀비에 의한...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카라멜팝콘입니다.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다들 지치실겁니다. 오늘 마침 문화의 날이라서 영화값도 싸다는데 영화 한편 어떠세요? 요즘 화제의 중심이자 관객기록을 무섭게 써내려가고 있는

<부산행>!! 혹시 다들 벌써 보신건 아니겠죠?


저는 개봉 며칠 후에 보게 되었는데요, 개봉 전부터 논란의 중심이 되곤 했죠?

엄청난 스크린 독식 + 유료시사회(개봉 전 토,일) + 사전개봉(목>수)


이전에 <나우유씨미2>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영화시장의 룰과 관행을 어기는 일이기도 하며

영화시장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저도 절로 들 정도로 과하긴 한 것 같더라구요.

어쨌든 그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평론가나 관객들에게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죠. 그런데 저는 이 영화의 한국영화사적 의미를 제외하고 단순하게 영화적 완성도만을 따지자면 어떻게 이렇게까지 높은 평점들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은 남습니다.


뭐, 요즘 <부산행> 스포에 관한 이야기도 많은데 저는 사실 이 영화는 스포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내용적으로 모르고 가는게 가장 베스트인 것은 맞지만, 알고 간다 하더라도 크게 재미가 반감될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스포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셔도 돼요~

하지만 저는 안할게요!! 시놉은 인터넷에서 찾아보시는 걸로 ㅋㅋ


영화는 괴질환에 걸린 좀비들로 시작해서 좀비로 끝납니다.

한국영화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이자 한국영화에서 현재까지 가장 진일보한 좀비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보통 좀비영화들이 좀비바이러스의 유출 > 확산 > 백신개발 > 백신투여 > 상황종료

이러한 전개과정을 보이는데 비해 <부산행>은 좀비바이러스의 확산만 집중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감상하실 때 Tip을 좀 드리자면 '왜? 어떻게?' 이런 생각들은 하지 않고 그저 부산행 열차에 몸을 맡기는 게 보다 편하게 감상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그런 생각들은 오히려 이 영화에 몰입하는데 심각한 방해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부산행>은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 특히 좀비들에게 감염되면서, 그나마 있던 생존공간도 점점 줄어드는 그 한정된 장소에서 '생존'을 위해 등장인물 모두가 싸워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하게 사람 vs 좀비의 이야기가 아니라

감염 안 된 사람 vs 감염 가능성 있는 사람,

크게는 살고자 하는 사람 vs 죽기 싫은 사람의 대립 구도를 보입니다.

부산으로 가는 KTX만큼이나 전개도 빠르고 역동적입니다. 지루할 틈이 그렇게 많지 않은 영화입니다.


공유, 마동석, 정유미의 연기와 캐미는 충분히 좋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도 감초 같은 존재는 마동석입니다. 마동석이 연기한 상화라는 캐릭터가 없다면 영화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만큼 굉장히 중요하죠. 상화가 석우(공유)에게 뜬금없이 쏟아내는 조금은 불편한 신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화의 따뜻한 마음과 강철같은 근육은 석우를 변화시키게 되죠.


이들과 대척점에 있는 천리마고속 상무인 용석을 연기한 김의성은 다시 한번 국민 비호감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커피프린스1호점>, <도가니>, <용의자>...

이제 공유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탑클래스 배우로 성장했습니다.

더 이상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양아치 정도가 아닙니다.

말도 안 되는 긴박한 상황에서의 액션에다 캐릭터의 변화, 눈물을 짜내는 신파까지 모두 한 영화에서 보여주는 공유의 클라스를 확인할 수있으실 겁니다.


<국제시장>의 성공 이후, 신파형 눈물코드는 일정 부분까지는 흥행에 도움을 주는 것 같지만, 천만흥행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히말라야>가 초반 흥행에도 불구하고 천만에 한참 미치지 못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부산행> 역시 지금 기세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좀비'라는 장르적 특성과 함께 영화 후반부의 신파 코드 때문에 과연 천만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남자 배우들에 비해 정유미의 캐릭터는 조금 아쉽습니다.

정유미의 연기가 아니라 '성경'이라는 인물의 캐릭터 설정을 말하는 것인데요, 그동안 정유미의 캐릭터는 대체적으로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사는 여성성을 대표해 왔고, 관객들 또한 정유미가 만들어가는 그런 고유한 캐릭터를 좋아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출산을 앞둔 임산부 성경은 <부산행>에서 무조건적으로 지켜주고 보호해야만 하는, 수동적 존재로만 비춰집니다. 정유미를 완전히 활용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스토리의 시작이자 끝이 되는 김수안이라는 어린 배우입니다. 감독님이 어떤 이유에서 이 친구를 캐스팅 했는지도 모르고, 또 일부러 그렇게 연기지도를 하셨는지도 저는 모르지만, 책 읽는 듯한 대사 전달이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도 후반부에 눈물연기는 제법 잘해내는 것을 보고, 아 이래서 이 친구를 캐스팅했나?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아, 그보다 더 안타까운 배우는 소희라고 단언할 수 있겠네요. 도대체소희는 왜 캐스팅했는지, 또 소희가 연기하는 진희라는 인물은 왜 필요한건지도 사실 잘 모르겠더군요.

거기에 진희와 갑자기 로맨스 연기를 펼치는 최우식 역시 마찬가지로 연기를 못 하는 배우가 아님에도불구하고 영화 속에서 겉도는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소희+최우식의 캐미는 한 마디로... 어후.... 엉망....


스토리 전개 상의 허술함,

관객들에게 어필하려는 의도적인 억지 눈물식 감동코드,

배우와 캐릭터의 언매칭,

몇몇 배우들의 아쉬운 연기.. 

몇 가지 부족한 점에도 불구하고,

스릴러와 액션을 적절하게 믹스하고 '좀비'라는 괴기물을 전면에 내세운

적어도 한국에서만큼은 새롭고 획기적이고 역동적인 이 장르물은 분명 볼만한 가치는 있는 영화입니다.

게다가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속도감과 쫄깃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만큼의

킬링타임을 충분히 제공해 줄 것입니다.


모 포털 한줄평에 기가 막힌 리뷰가 있더군요.

아마 이게 감독님이 좀비를 택한 이유인 것 같습니다.

"좀비가 아니라 사람이 무섭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


<부산행>

지극히 개인적인 프리뷰로서 ★★★☆ 3.5/5

(5개: 재미+작품성=어머, 이건 꼭 봐야해!)

(4개: 작품성or재미=딱히 싫어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보면 좋을 영화)

(3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2개: 취향을 심하게 타거나 굳이 안 봐도 될...)

(1개: 왜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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