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제목, 지나친 기대.
안녕하세요. 카라멜팝콘입니다.
요즘 날씨가 미쳐 날뛰고 있죠? 연일 최고 기온을 경신하면서 우리 속도 뒤집어 놓네요.
오늘 들고 온 영화는 열대야에 보면 '괜찮을' <인천상륙작전>입니다.
저는 저번 주에 보고 왔었는데, 이제서야 포스팅을 올리네요 ㅠ
역시나 개봉전부터 엄청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었죠?
흥행보증수표 중 한명인 이정재 주연에 이범수, 정준호, 거기다 액션영화에서는 대부급 존재인 리암 니슨까지 초호화 캐스팅인데다 국민들이 가지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환상까지 겹쳐 올여름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평론가들의 평가는 그런 기대가 무색할만큼 매우매우 짰는데요, 물론 저 역시 평론가들의 평점을 신뢰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평론가들의 의견이 비슷하게 좋지 않다는 점은 간과할 수는 없겠지요.
결과는 어차피 작전 성공일테니 굳이 줄거리를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솔직한 제 심정은 감동이나 뭉클함 보다는 군대에서 정훈교육용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감동을 주기 위한 장치를 지나치게 많이 넣었다고나 할까요?
맥아더 장군이 한국전쟁 참전을 결심하고 북진을 주장하는 이유로 언급되는 소년병의 군인정신에 관한 일화는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대부분 군대에서 여러 번 들었던 백선엽 장군과 관련된 일화인데 너무 우려먹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진세연이 연기한 한채선의 캐릭터 변화가 너무 급작스럽게 일어나 몰입감을 떨어뜨리더군요. 감동을 억지로 짜내려고 한 설정이 몇 군데 있었는데 한채선과 외삼촌인 최석중 사이에서, 도련님과 하인의 관계였던 부대원들, 장학수(이정재)와 남기성(박철민)이 혈혈단신으로 뛰어들 때 등이 기억이 납니다. 현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너무 영웅적인 모습들에 관객들은 오히려 비현실적이라고 느끼게 되고,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 하는 경우들이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 무조건적으로 '북한=무자비하고 나쁜 놈들' 이라는 식의 90년대까지의 지나치게 맹목적인 반공 영화를 답습하는 듯한 설정으로는 이제 더 이상 관객들에게 환영받을 수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전함들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CG가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평이 좋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죠.
보통 관객들은 625전쟁을 떠올리거나 관련영화를 보면 대규모 전투씬을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더군다나 성공확률 1/5000으로 지상 최대 작전 중 하나로 꼽히는 '인천상륙작전'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 영화는 전쟁영화보다는 첩보영화에 가깝습니다. 독립군이 친일파를 암살하려던 영화 <암살>처럼 인천상륙작전을 가능케 하기 위한 사전투입조가 일명 X-ray 작전을 펼치는 첩보영화라는 거죠.
영화 내에서 보이는 부대원들도 15명 내외이며, 이들이 펼치는 전투도 사실은 건물진입이나 도주로 확보를 위한 소규모 교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 <포화 속으로> 등 다른 625영화들과는 스케일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차라리 제목을 'X-ray 작전'이나 영화 마지막 부분의 요충지인 '팔미도'로 정해 큰 전쟁이나 큰 작전이 아닌 작전투입조에 대해 좀 더 초점을 맞추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역시 좋습니다. 이정재는 물론이고 악역 림계진을 열연하는 이범수와 잠깐 잠깐 나오는 정준호 역시 연기를 참 잘하는 배우들입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항상 여유롭고 능청스러운 박철민의 연기는 비장한 영화에 그늘이 되곤 합니다. 특히 김선아의 북한 사투리 연기는 정말 맛깔나더군요.
아쉬운 것은 진세연과 리암 니슨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진세연은 캐릭터가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느낌이 강하고, 리암 니슨은... 영화에서 딱히 하는 게 없습니다. 굳이 리암 니슨이어야 할 이유나 필요성을느끼지 못했습니다. 딱 카메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리암 형님이 나오신다고 하셔서 뭔가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겐 엄청난 반전이 아닐 수 없지요 ㅜㅜ
그래도 특수작전반이 선사하는 소규모 교전과 장학수 vs 림계진의 대결구도는 볼만합니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는 영화이지만 2시간 킬링타임용으로는 볼만하다고 생각되네요.
(5개: 재미+작품성=어머, 이건 꼭 봐야해!)
(4개: 작품성or재미=딱히 싫어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보면 좋을 영화)
(3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2개: 취향을 심하게 타거나 굳이 안 봐도 될...)
(1개: 왜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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