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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멜팝콘 Sep 24. 2016

26.<매그니피센트7>

그 남자들의 쿨내.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온 주말입니다.

여전히 낮에는 살짝 더울 때도 있지만 해만 지면 쌀랑합니다.

오늘은 무려 10일 전에 본 영화, <매그니피센트7> 입니다. 그 동안 조금 바빴거든요 ㅠ

10일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 있을 정도로 꽤나 강렬한 이 영화, 한번 시작해볼까요?


한국대표 배우이자 몇 안되는 할리우드 클라스 배우, 이병헌이 주연 중 한명으로 출연하게 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는데요.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이병헌은 또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입증시켜준답니다. 믿고 보는 이병헌이 할리우드에서도 통하네요.

어떤 분들은 제목이 <매그니피센트7>이라고 하니까 자기는 전 편을 안 봐서 보기가 좀 그렇다 하시기도 하는데요, 이 영화의 7은 7번째라는 이야기가 아닌 7명을 뜻한답니다.

영어제목이 <The Magnificent 7>으로 위대한, 훌륭한이라는 'Magnificent'에 'The'를 붙인 추상명사로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훌륭한 사람들 7명, 위인 7인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네요. 위인이라고 하니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19C 후반 미국 서부 마을을 배경으로 범죄자, 무법자들이 모여 악당조직으로부터 마을을 지켜낸다는 아주 간단한 구조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매그니피센트'라고 해도 되겠죠?


시대적 배경을 살짝 살피자면, 미국의 독립과 남북전쟁 이후 중앙정부의 공권력이 구석구석 미치지 못하는 아주 어수선한 시기입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로즈크릭이라는 마을을 한 사업가가 조폭들을 동원해서 아애 점령해버린 상황입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건 뭘까요? 말이 안 되면 말이 안 되는 걸로 해결해야겠죠? 그래서 바로 우리의 '위인'들이 등장하는 것이죠. 총에는 총으로!


영화에서 '엠마'라는 여자가 마을의 잔다르크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주도적이라기보다는 남자들의 조력자의 느낌이 더 강합니다. 엠마를 제외하고 모든 이야기는 남자들의 전쟁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총소리가 끊기지 않죠.

런닝타임이 133분이나 되는데 딱히 지루함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템포도 빠릅니다. 총소리가 난무하는데도 아주 잔인하게 그리고 있지도 않습니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동안 머리를 쓸 필요가 전혀 없죠. 그냥 보이는대로 즐기기만 하면 되는 굉장히 편한 영화입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7명의 주연들은 케미도 뛰어납니다.

각 인물들이 모여가는 과정과 개연성 모두 납득할만한 수준입니다.

주연들이 가지는 캐릭터도 겹치지 않게 균형적이구요.


<매그니피센트7>의 리더샘 치좀(덴젤 워싱턴)이라는 현상수배범전문보안관입니다. 권총을 아주아주 무진장 잘 다룹니다. 그리고 치좀의 첫번째 파트너는 덴젤 워싱턴과 더불어 이 영화의 진짜 주연 중 한명인 패러데이(크리스 프랫)입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의 모습 그대로 19C에 나타난 것 같았습니다. 조금은 진지한 치좀과 천방지축 날라리인 패러데이의 조합, 가장 고전적이지만 가장 잘 먹히는조합이죠?


치좀과 패러데이는 각각 다른 파트너들을 섭외해 오는데요,

바로 이병헌이 여기서 등장합니다. 칼에 능통한 빌리라는 동양인으로 과거가 자세히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영어 대사도 적당히 치면서 친구인 굿나잇 로비쇼와 환상의 케미를 선보입니다. 첨에는 아애 영어 대사 한마디도 없는 벙어리로 나오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비중이 크고 또 잘 소화해서 놀랐습니다.


아쉬운 것은 로비쇼(에단 호크)인데, 연기가 아쉬웠다기 보다는 안톤 후쿠아 감독이 로비쇼의 과거를 더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 정황상 편집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매니피센트 사이에서 유일하게 '죽임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고뇌했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늘더라도 명쾌하게 풀어주고 갔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어쨌거나 빌리와 로비쇼의 케미는 영화 마지막까지 폭발합니다.


이 외에 바스케즈, 잭 혼, 맥칸 등 다양한 국적과 사연을 가진 무법자들이 무법자를 물리치는 모습은 쾌감을 선사하죠. 악당인 바르톨로뮤를 마침내 죽이자마자 쿨하게 마을을 떠나버리는 매그니피센트.

어딘가에서 항상 억압되고, 구속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대신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이 영화가 더 재밌고 특별한 이유는 지금 우리들은 할 수 없는 행동과삶으로, 우리를 대신 총을 탕!탕! 쏴주기 때문 아닐까요?

아니면 총과 무법자들이 아니면 서민들은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을 서부극으로 코스프레 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미쿡 서부 형들의 쿨내 진동 영화, <매그니피센트7>이었습니다.


<매그니피센트7>

지극히 개인적인 프리뷰로서 ★★★☆ 3.5/5

(5개: 재미+작품성=어머, 이건 꼭 봐야해!)

(4개: 작품성or재미=딱히 싫어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보면 좋을 영화)

(3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2개: 취향을 심하게 타거나 굳이 안 봐도 될...)

(1개: 왜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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