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일주일이 3년을 보기 좋게 뒤집어놓은 순간들의 기록
출근 첫날.
반갑고 신났어요, 동종업계를 만나면 이런 기분이구나. 내가 비빌 곳은 여기구나. 엄마들만 만날 때는 나랑 결이 맞는 친구를 만들기 어려웠는데 여긴 편안하네요. 호들갑스럽지 않은 적당한 친절과 차분함, 스마트함이 배어있는 사람들. 나도 이런 모습일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여긴 갖춰 입고 갈 곳이 아니지. 내 일이 3D라는 걸 깜빡했구나.
둘째 날. 현실 적응하고 가장 편안한 직업복을 입고 출근해서 육체노동을 위주로 쳐냅니다. 셋째 날부터는 정신노동만 하겠다는 일념으로, 몸살 나지 않고 내 몸을 지키겠다는 작심으로 사적 자본의 힘 덕분에 전문가들을 빌려 빠르게 머무를만한 곳으로 만들어갔습니다.
그럼에도 셋째 날에 힘쓸 일이 없는 건 아니었어요. 둘째 날 이미 발목과 허리를 다쳤던지라 몸을 최대한 아꼈습니다. 퍼붓는 연수에 정신이 혼미하고 숨쉬기가 어려웠어요. 종일 화장실 가는 걸 잊었습니다.
넷째 날엔 정말 많이 먹었어요. 먹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겠다는 몸. 출근 전에 계속되던 쫓기는 악몽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잘 먹고 잘 자고 사회적인 어른의 대화를 속사포로 할 수 있다는 게, 누군가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여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다는 게, 누군가와 점심을 같이 먹는다는 게, 약속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게 참 얼마만인지 별거 아닌 것들에 행복했어요. 나는 일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이래서 엄마가 일흔이 다 되어가도 일만 하는구나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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