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온라인 인간관계에 적용한다면?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처세술의 바이블로 여겨진다. 인간관계 해법을 다룬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넘어서는 책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만큼 인간관계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책이다. 카네기가 이 책을 저술할 당시에는 당연히 오프라인 인간관계를 염두에 두고 썼을 것이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는 오프라인 인간관계 못지않게 온라인 인간관계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면서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더 많아졌다. 그래서 카네기 인간관계론에 나오는 법칙들을 SNS 인간관계에도 적용해보았다.
철학자 존 듀이는 인간 본성의 가장 깊은 충동을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모든 사람은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특성이 있다. 카네기는 인간의 이러한 본성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도록 만들라고 조언한다. 상대에게 그런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원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어야 하고, 그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점을 나도 진심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SNS에 적용해보자.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수많은 게시글은 ‘내가 중요한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좋은 취향을 가지고 있는 내가 좋은 장소에 가서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친구들을 만나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 인스타그램 게시글의 요지다. 사람들은 자신이 예쁘게 나온 사진을 올리지, 친구가 더 잘 나온 사진을 올리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은 게시글을 올리면서 많은 ‘좋아요’를 받고 싶어 한다. 이러한 인간 본성을 알고 있는 사람은 상대가 원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표현할 것이다. 카네기의 조언대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하면 상대가 그것을 얻을 수 있을지 보여주면 된다. 다른 사람의 피드에 가서 좋아요도 누르고, 댓글도 달고 그 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는 것이 방법이다.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카네기는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도록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우리는 오프라인 인간관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이름은 비교적 잘 기억한다. 호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인간관계에서는 이름이나 아이디를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누군가를 부르면서 대화를 시작할 필요가 없다. 프로필 사진이 바뀌기도 하고, 아이디가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프로필이 변경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페친, 인친, 트친의 이름을 기억하여 훨씬 더 풍부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카네기는 이렇게 말한다. “상대방의 이름은 그에게 모든 말 중 가장 달콤하고 중요한 말로 들린다는 점을 명심하라.”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에게 호의를 갖는다. 김춘수 시인의 <꽃>에도 비슷한 시구가 나온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댓글 하나를 달더라도 상대의 이름이나 아이디를 부르면서 시작해보자.
카네기에 따르면, 인간은 다른 사람이 어려움을 겪을 때 순수한 기쁨을 느끼는 존재라고 한다.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지만,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질투심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성공하고 싶은 사람은 늘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 카네기의 주장이다. 업적을 부풀려 이야기하지 말고 자랑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카네기의 이 말이 온라인상에서 더욱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인간관계에서는 나보다 잘 나가는 사람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표정관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성이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겸손하지 않은 상대를 마주하면 사람들은 쉽게 공격성을 드러낸다. 우리는 ‘플렉스’ 하는 콘텐츠를 자주 올리던 유튜버가 어느 순간 논란에 휩싸여 하차하는 경우를 흔하게 마주 한다. 자신의 업적이나 재물을 자랑하면 사람들이 대리 만족하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은 인간 내면의 질투심을 자극해 오래가지 못한다.
이 부분이 카네기 인간관계론의 핵심이다. 카네기는 논쟁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는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없다고 단언한다. 논쟁에 지면 진 것이고, 이겨도 진 것이라고 표현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의지에 반해 설득당한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카네기는 논쟁을 멈추고, 적대감을 없애고, 선의를 조장하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주의 깊게 듣게 만드는 마법의 주문을 전한다. 그 말은 바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제가 당신이었다고 해도 틀림없이 당신처럼 생각했을 거예요”이다. 고함을 치던 사람이 이 말을 듣고 누그러지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했을 것이다.
SNS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온라인 공간이 논쟁에 적합한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SNS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기에 좋은 곳인 것은 맞지만, 토론에 적합한 공간인지는 잘 모르겠다. 상대의 얼굴 표정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말꼬리 잡기 식으로 토론이 진행되거나, 익명성의 뒤에 숨어 ‘아무 말 대잔치’를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결정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바꿀 생각이 없는 사람들끼리 대화가 통할 리 없다. 면전에서 할 수 없는 말은 온라인상에서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제 온라인에서의 인간관계도 오프라인에서 만큼이나 중요하다.
“귀찮게 해서 죄송하지만”,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미안하지만”, “혹 괜찮으시다면”, “감사합니다.” 카네기는 이러한 사소한 말들이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의 단조로운 일들을 잘 돌아가게 만들어 주는 작은 예절이라 말한다. 오프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이런 표현들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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