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재테크의 시작
재테크에서 중요한 축 중 하나는 ‘시간’이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재테크에 성공할 확률은 높아진다. 요즘엔 주식을 하루만 들고 있어도 ‘장기 투자’라 부르지만, 사실 ‘복리 효과’를 누리지 않고서 경제적 자유를 달성할 방법은 거의 없다. ‘복리 효과’는 작은 규모로 시작한 일이 가속도가 붙어 큰 효과를 불러오는 것을 뜻하는 말로, ‘눈덩이 효과’로도 불린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눈덩이를 언덕 아래로 굴릴 때 언덕이 길면 길수록 좋다고 언급하며 ‘장기 투자’를 강조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시점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시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금융 상품 중 하나다. 먼저 ETF(Exchange Traded Fund)는 ‘상장지수펀드’를 일컫는 단어로, 말 그대로 증시에 상장되어 운영되는 펀드다. 펀드는 일반적으로 증권사에서 가입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상장지수펀드는 개별 종목처럼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어 편리하다. 운용 수수료가 저렴하며, 자동으로 분산 투자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ETF는 크게 액티브 ETF와 패시브 ETF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액티브 펀드는 운용사가 개별 주식 종목을 선정하여 직접 운용하는 상품이다. ‘돈나무 누나’로 불리는 캐시 우드(Cathie Wood)의 펀드들이 대표적인 액티브 ETF다. 펀드 매니저들이 혁신적인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패시브 ETF는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이다. 코스피, 나스닥 등 시장지수를 추종하면서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따라간다. 패시브 ETF는 액티브 ETF보다 위험성과 변동성이 적다. 패시브 ETF는 인덱스(INDEX) 펀드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증권사를 통해 가입한다면 인덱스 펀드, 직접 사고 판다면 패시브 ETF다.
상대적으로 재테크에 오랜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사회초년생이라면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가 적합하다. 증시는 등락을 거듭해도 결과적으로 지수는 우상향하기 때문에 적립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면 나름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어떤 지수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사람마다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미국 대표 지수인 S&P 500, 나스닥, 다우존스 지수나 한국의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것은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지수에 투자하는 ETF는 미국 시장에서도 매매가 가능하지만, 한국 시장에도 여러 상품이 나와 있기 때문에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 코스피 지수에 투자하는 ETF도 쉽게 매수가 가능하다.
젊은 시절에는 노후 대비라는 단어가 와닿지 않는다. 지금 당장도 먹고살기 바쁜데, 먼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스러운 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노후 대비는 일찍 시작하면 할수록 적은 금액으로도 돈을 불릴 수 있어 오히려 신입사원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이롭다. 국민연금이 있기는 하지만 개인연금으로 한 층 더 안전장치를 만들어두면 큰돈 들이지 않고 노후 대비를 할 수 있다.
개인연금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연금저축이 있다. 연금저축은 매년 4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되므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시점에 가입해두면 좋다. 연금저축은 크게 연금저축펀드와 연금저축보험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장기 투자인 만큼 보험보다는 펀드가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장기 투자의 경우 안전한 곳에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급하게 쓸 돈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원금 보장을 포기할 수 없다면 연금저축보험을 선택하면 된다.
직장인의 경우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가입할 수 있다. 연금저축을 포함해 연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되므로 여유가 된다면 연금저축 400만 원, IRP 300만 원을 불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개인연금 상품만 선택한다면 연금저축펀드가 좀 더 보편적이다. IRP는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고 직장인과 자영업자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연금은 납입이 끝난 후 약간의 수수료를 내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이전이 가능하고, 추후 새로운 상품으로 통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 되었든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개인연금 납입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납입 금액 및 기간, 연금 수령 시점은 증권사가 제시하는 범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주택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 아파트에 당첨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통장은 청약을 위한 기본 요건이기 때문에 사회초년생 때 미리 가입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청약통장은 주택을 공급받으려는 사람에게 입주금의 일부를 저축하도록 만든 제도이며, 특별공급이나 일반공급 등 청약을 신청하기 위해 보유해야 하는 필수 조건이다.
물려받을 재산이 있다거나 투자에 성공해 아파트를 매매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무주택 조건을 유지해 청약에 당첨되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으로 많은 청년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실제로도 집을 산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지만,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다 보면 언젠가 집을 살 기회는 주어진다고 믿는다.
예전에는 청약예금, 청약부금, 청약저축 등으로 구분이 되어 있었지만, 2009년부터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통일되었다. 1인 1 계좌만 가능하며,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면 된다. 매월 2만 원 이상 50만 원 이하의 금액을 납입할 수 있다.
관건은 당첨 1순위가 되는 것인데, 투기과열지구와 청약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나야 1순위 신청이 가능하고, 그 외 수도권 지역은 1년, 비수도권 지역은 6개월이 지나야 1순위 신청이 가능하다.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청약통장 가입기간에 따라 가점이 달라진다. 하지만 젊은 청년들의 경우 가점이 높지 않고, 특히 결혼하지 않고 부모님 집에 거주한 경우 가점을 거의 받지 못하게 되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추첨제를 노려볼 수 있으며, 만약 당첨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자 소득과 소득 공제를 얻을 수 있으니 우선적으로 가입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상장지수펀드(ETF), 연금저축펀드, 주택청약통장을 재테크의 방식으로 꼽았지만, 이러한 상품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품들은 기본적으로 가져가야 할 것들에 속한다. 이 외에 돈을 불릴 수 있는 재테크를 겸하는 것이 필수다. 자산의 일부를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에 투자하거나, 초고위험 상품에 배분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예전에는 회사에 다니는 것이 커리어도 쌓고 돈도 버는 일이었다면, 이제 점차 커리어는 자아실현의 영역, 돈을 버는 것은 재테크의 영역으로 구분되고 있다. 이제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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