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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보다보니 신나버렸다

- 즐길 수 있는 하루하루 = 장땡


1.

도망치는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는 일본 드라마가 있다.

좋아한다. (재밌다)


일드는 히트치고 나면 신년 스페셜이 가끔 나온다

후일담 같은 느낌. 외전 같은 느낌.


본편보단 못했지만 우정으로 봤다.


그러다 대사 하나 건졌다.


주인공의 이모 유리짱이 병에 걸린다.

회사의 CEO다.

수술을 해야 한다.


"이럴 때를 위해 열심히 일했잖아"

= 다행이 돈걱정은 안해도 된다는 뉘앙스.


이 대사를 들으며 내 이면에선

이런 울림이 있었다.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인생은 억울해진다"


CEO = 지위

일한 결과 = 돈


덕분에 병에 걸렸을때 돈 걱정은 안해도 되는 것

좋은 일이다.

다행이다.


그런데 그것만을 생각해서 인생을 살았다면

병은 고치고 금전적 어려움은 없어도

억울할 수 있겠다.


내가 저 드라마 속 유리짱의 상황이라면

억울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스티브 잡스가 어록 중에

"여정 자체가 보상이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처음에 들었을 땐

뭔 개소리야 싶었는데

그만큼 성공하고 돈도 벌고 응?

그러니까 저렇게 말할 수 있지


(당시 한국의 주요 해시태그)

#헬조선 #불지옥반도


근데 올해 들어 내 하루하루 삶에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그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인생은

외적 요인이 넘칠듯이 풍족해보여도

(돈, 지위, 명예 등)

불쌍하고, 빈곤한 인생 아닌가

하는 것이


남의 깨달음이 아니라

내 것으로 되는 중인 것 같다는 점이다.



3.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 갔다.


거주공간을 가득 채우는 스피커와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우는 빔프로젝트를 산 후

영화관에서 꼭 봐야 하는 영화는 현격히 줄었다.


듄2는 봐야했다.


용아맥을 검색했다가

또다시 에이 드러워서 안본다 (퉤 ㅠㅠㅠ)

하며 아쉬운대로(?)

돌비 애트모스 상영관으로 갔다.


모래로 된 행성 체험

그래 이런건 영화관에서 봐야해...



사막은 사람이 생존할 수 없는 곳

그런데 듄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모래와 하나가 된다.


마치 바다와 하나가 되는

파도를 타는 서퍼처럼


세상에 같은 파도는 하나도 없다.

인생도 그렇다.

시기마다 다른 파도가 밀려온다.


파도를 탄다.

즐긴다.



4.

회사를 찾고

이력서를 보내고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지난한 과정이다

별로 안좋아한다.


좋아하는 사람 있을까?

극 E면 좋아하려나?


그런데 특이점이 와버렸다.

면접을 보다보니 즐거워져버렸다.


자소서(https://brunch.co.kr/@gongma/577)

포폴(https://brunch.co.kr/@gongma/578)


완전 새로 써야함을 느꼈다.


아예 새로 엎어서 백지에서 쓰니까

재밌다.


내 직업 정체성

마케터 자아를 돌아보고


뭘 잘했고

뭘 해왔고

지난 경험에서 어떤 발전이 있었고

아쉬웠던 시간들은 어떠했는지


돌아보고, 숙고함이 즐겁다.



5.

사람은 기업을 만들고

기업은 사람을 만든다


면접을 보러 가면

사람이 만든 기업 (창업주)

의 소속된


기업이 만든 사람 (문화)

들을 만나게 된다.


문화라는 건 젖어들게 마련이어서

회사라는 조직의 구성원이

하나하나 세포가 되어

한 명의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만나는 셈이다.


재밌다.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한 기업이 있다.

문화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고

같은 일이어도 하는 방법은 다르고.


그렇게 서로를 읽는 시간들이 재밌고

대화하다보면 웃게 되는 순간들이 즐겁고

좋게 봐주셔서 고마운 순간들이 빛난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뭘 원하는지

내게 어떤 옷이 가장 잘 맞을지

나도 나를 알아가고 배워간다.


오늘은 면접 본 회사중 한곳에서

워크맨을 찍고 왔다


계약하기 전에

느슨한 관계로 서로 부담없이 알아보는

시간이 있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제안을 했고


마침 적당한 상황이 있어서

이틀동안 용병처럼 알바처럼

워크맨처럼 체험삶의현장처럼 해보기로 했다


재밌다


이후의 시간과 결정들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모래 폭풍이고 사막이고 뭐고

파도를 타는 사이클에 올라버린 느낌


즐기는 놈 못말리고

즐기는 놈 못이긴다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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