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싫어 언덕을 오른 날이 있었다.
숨 가쁘게 언덕을 오른다
외로움을 꾹꾹 발바닥에 옮겨 딛으며
아스팔드 포장 끝나는 길 찾아
언덕의 둥근 끝을 향해 발 끝 힘을 모은다
채이고 치인 상처 움켜 잡고 살아 온
하루, 한 달, 한 해
인생의 핏물이 배어 나오지 않도록
눈물 삼켜 이를 악물어 언덕을 오른다
마주치는 사람 없었으면
스쳐가는 사람 없었으면
오롯이 내 마음만 보듬으며
힘들 때 멈추고 허리를 두드리며 올라 걷는 동안
서러운 그리움이 근육처럼 뭉쳐 간다.
보아라 외로운 인생아,
도시 가운데 뜬금없이 솟은 작은 동산의 꼭대기,
한 줄기 바람에 숨 고르며 내려다 본 세상엔
불빛마다 가득할 사람들의 저녁이
도시마다 찬란하다.
사람이 저기 있다
외롭고 그리워 찾고 싶던 이들의 저녁이
내 살던 그 도시의 콘크리트 공구리 안에서 반짝이며 빛나고 있다
언덕을 올라 땀 흘려 찾아 온
외로움의 구원자,
그 누군가들이 사는 그 곳.
떠나온 도시의 불빛 안에
사람이 그 곳에 있다.
오르지 않아도 됐을 낮은 도시의 불빛
그 안에
거기 사람이 있다.
다시,
내려가자 삶으로.
사람이 있는 그 곳으로..
#사람이싫어언덕을오른날
#내려다본그곳엔사람이있다
#거기사람이있다
#내려가자
#다시삶속으로
#끄적이는하루
-@몬테크리스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