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이 활짝 피고 나도 원없이 배 불러오던 추석 풍경
이 달 지면
피고 푸르던 날 일삼던 시절 가고
온통 시들고 낙하하는 계절 오겠지마는,
지고 차오르던 여덟 달하고 보름 더
달은
종일 먹고 마신 오늘처럼
허리를 풀고 활짝 피었다.
지친 상채기 싸매듯 보자기마다 가득 동여매
이건 바로 먹어야 한다 저건 두고 먹어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들려 등 떠미시던 어머니의 마른 가슴 덕에
딩동, 어서오세요, 틱틱틱, 수고하세요의
메마른 씨유어게인의 인사를 한동안 미뤄둘 수 있겠지...
지고 차오르던 여덟 달하고 보름 더
해마다 내 비루한 일상 중 가장 기름진 날
달은 종일 먹고 마신 나처럼
오늘 밤 달은 피고 부른다.
배 부르고 부르다던 내 볼멘 투정에도
포기하지 않고 먹이려 시도하시던
그에 족하지 않고 집안의 보자기를 다 내와 무언가를 동여내던
내 어무이의 끈질긴 사랑처럼
피고 부른다.
#달이불러오는날 #추석
#더도덜도말고어머니가싸주신음식보따리만큼만
#어머니사랑
#불효자는웁니다
#어머니사랑먹고먹고또먹고
#끄적이는하루
- @몬테크리스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