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몬테크리스토르 Oct 12. 2021

달이 불러오는 날

- 달이 활짝 피고 나도 원없이 배 불러오던 추석 풍경

이 달 지면

피고 푸르던 날 일삼던 시절 가고

온통 시들고 낙하하는 계절 오겠지마는,



지고 차오르던 여덟 달하고 보름 더

달은

종일 먹고 마신 오늘처럼

허리를 풀고 활짝 피었다.



지친 상채기 싸매듯 보자기마다 가득 동여매

이건 바로 먹어야 한다 저건 두고 먹어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들려 등 떠미시던 어머니의 마른 가슴 덕에 

딩동, 어서오세요, 틱틱틱, 수고하세요의 

메마른 씨유어게인의 인사를 한동안 미뤄둘 수 있겠지...



지고 차오르던 여덟 달하고 보름 더

해마다 내 비루한 일상 중 가장 기름진 날

달은 종일 먹고 마신 나처럼

오늘 밤 달은 피고 부른다.



배 부르고 부르다던 내 볼멘 투정에도

포기하지 않고 먹이려 시도하시던

그에 족하지 않고 집안의 보자기를 다 내와 무언가를 동여내던

내 어무이의 끈질긴 사랑처럼

피고 부른다.



#달이불러오는날 #추석 

#더도덜도말고어머니가싸주신음식보따리만큼만

#어머니사랑

#불효자는웁니다

#어머니사랑먹고먹고또먹고



#끄적이는하루



- @몬테크리스토르

매거진의 이전글 저 다음 정류장에 미리 내려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