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요, 『케이크 손』
*월간 《현대문학》2023년 7월호 집중리뷰 코너에 단요 작가의 「케이크 손」에 대한 리뷰를 실었습니다.
단요의 「케이크 손」은 환상이라고 하기에는 선예도 높은 현실을 보여주고, 현실이라고 하기에는 경이로운 경험의 환상과 닿아있다. 이는 환상성이라는 예술적 요소가 가지고 있는 속성에 부합하는 모습이기도 하고, 단요라는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환상성에 대해 이야기한 로즈메리 잭슨은 환상의 세계에서 보여주는 상상적 세계는 실재적인 것도, 비실재적인 것도 아니며 그 둘 사이의 어디엔가 불확정적으로 위치한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단요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인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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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이 사회가 어떠한 방식으로 개인을 소외시키며, 그것이 어떠한 방식을 통해 극복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체적인 인상에서 냉소적이고 부정적이며, 피폐해진 세상의 어두운 부분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이 오히려 세상이 적극적으로 소외시킨 주체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들에 대한 긍정성과 능동성을 회복하는지를 보여주는 극적인 장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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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존재하고 있는 현실이고, 그러한 현실의 문제들에서 소외된 이들이 결국에는 자기 인식과 인정을 찾아가 닿는 모습은 오히려 틀에 박힌 정답과 이상향을 내세우는 어떠한 형태들보다 더 와닿는 지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거기에 환상적인 케이크 손이 등장한 것은, 막막하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틀에 균열을 내는 작업이다. 그것이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이나 영웅적인 모습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이다.
[현대문학 2023.07] https://www.hdmh.co.kr/front/monthlyBook/monthlyDetail?idx=833